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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세일 한정판 시장 '제로 수수료' 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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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5월 19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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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계열사 스노우 ‘크림’ 수수료 무료 4개월 째

내달 론칭 무신사 ‘솔드아웃’ 수수료 무료 예상

리세일 마켓이 뜨겁다.


잔잔했던 물가에 큰 돌이 한 두개 씩 던져지고 있다. 2018년 아웃오브스탁이 문을 연 이후 프로그가 등장하면서 두개의 플랫폼이 소소하게 시장을 만들어 가던 중 지난 해 9월 서울옥션블루가 엑스엑스블루를 론칭하면서 시장에 가세했다. 여기서 업계가 감지하지 못했던 복병이 등장했다.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가 크림이라는 리세일 플랫폼을 들고 나온 것이다. 크림은 현재 리세일 플랫폼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2월 서비스를 시작해 겨우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다. 업계에 의하면 하루 발송 택배가 1천 건에 달한다고 한다.

크림의 등장에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용히 단기간 준비해 갑자기 ‘짜잔’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빅플레이어들의 등장
크림의 파괴력은 네이버에서 비롯된다.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모인 최대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와 독점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나이키매니아는 현재 회원수가 100만 명에 달한다. 복수 아이디를 가진 회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네이버를 등에 업고 이 작은 시장에 크림이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적이 등장을 예고했다. 바로 무신사이다. 무신사는 내달 중 리세일 플랫폼 ‘솔드아웃’을 내놓는다. 

만만치 않은 플레이어들이 속속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몇몇 플랫폼들이 이 시장을 겨냥해 추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정판 시장은 작은데 플레이어들은 계속 늘고 있다. 

셀러와 구매자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기존 업체들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평온해 보이지만 각 플랫폼 내부적으로는 쉽지 않은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에 손 놓고 있을 수 는 없는 상황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어떤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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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홍대 쇼룸>

양날의 검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리세일이란 단어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중고나라 처럼 신던 신발, 입던 옷을 다시 파는 것과 한정판으로 발매된 희소성 있는 제품을 밤새 기다려 구매하고 이에 프리미엄을 붙여 다시 판매하는 것으로 나뉜다. 지금 설명하고자는 내용은 당연히 후자이다.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기업들의 얘기이다.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큰 기업들이 들어와 시장 규모를 키우고, 이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되고, 거래량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플랫폼들도 커지고 수익 구조가 좋은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 있다.

또 그 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부각된 진품 구별 여부, 안전한 거래, 가격에 대한 신뢰 등 셀러와 구매자가 모두 걱정했던 부분을 해소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진품은 플랫폼이 보장하고, 가격 역시 기간 별로 주가가 바뀌는 것 처럼 그래프로 보여준다. 스니커즈 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플랫폼인 것이다. 

또 개인들이 해외 직구 위주로 한정판을 구매했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관세도 내야했던 부분들이 해결되게 된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한정판이라는 것은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수량이 정해져 있는 희소성 있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 한 모델이 100족 정도 국내에 보급 되었을 때 이를 팔 제품의 수량은 정해져 있는데 이를 필요로 하는 플랫폼만 우후죽순 들어서 있다면 물량 자체도 충분치 못할 것이고, 사는 사람들도 파는 사람들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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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앱>

한정판 시장 정말 커질까
한 가지 가장 의문 점은 국내에서 한정판 리세일 시장이 정말 커질까 하는 것이다. 글로벌 스니커즈 한정판 리세일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25년 약 7조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하면 국내 한정판 스니커즈 리세일 시장의 규모는 아주 미미하다. 그런데 이 같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일까.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서울옥션블루,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 무신사 등의 기업들은 어떤 목적으로 이 시장을 겨냥하고 나선 것일까. 가설 몇 개를 세워볼까 한다.    

첫 번째, 시장 독점을 통해 거래량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한 투자 유치와 매각 등 수익을 위한 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것.

두 번째, 기존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의 고객들에게 가장 접점이 크고 효율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로 판단한 것. 세 번째, 정말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것.

각 사례에 어떤 플랫폼들이 해당되는지 밝히지는 않겠다. 여러가지 목적과 이유, 이해관계가 얽혀 있겠지만 이 모든 목적을 위한 수단이 수수료가 되고 있어 문제가 일고 있다.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을 단기간에 키우고, 이로 인해 가격 정책이 흐려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수수료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수수료이다. 일반적으로 셀러의 경우 물건이 판매되면 플랫폼에 판매 금액의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사는 사람도 물론 조금의 수수료가 있다.

수수료는 크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통상적으로 10% 안팎이었다. 셀러들의 경우 거래량이 많은 등급대로 수수료률이 다르기는 하지만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스노우의 크림은 론칭한 지난 2월 3개월 동안 수수료 무료를 진행했다. 무신사의 론칭이 발표 된 후 한 달 더 연장해 5월에도 수수료가 무료이다.

무신사 역시 내달 솔드아웃을 론칭하면서 수수료를 무료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엑스엑스블루 역시 빅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수수료를 일부 조정했다. 

물론 자본 시장에서야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려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연한 논리이고 이를 문제 삼는다면 가지지 못한자의 핑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돈 많은 기업들은 수수료를 무료로 하면서 셀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수수료 무료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플랫폼의 수익은 온전히 수수료가 전부이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서는 운영이 될 수 없는 구조인데, 대형 루키들이 생존에 연결된 수수료를 무기로 들고 나오니 속수무책인 것이다.

불공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정판 리세일 시장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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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플레이
네이버카페 스니커즈 관련 최대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는 크림이 등장하기 전 엑스엑스블루와 기간제 광고 계약을 맺고 있었다. 그러나 크림이 등장한 후 엑스엑스블루와 계약을 종료하고 크림과 연간 독점 계약을 맺었다.

플랫폼들에게는 가장 마니아층들이 많이 모여있는 나이키매니아가 마케팅 채널이자 수단인데, 이를 크림이 독점해 버린 것이다. 심지어 나이키매니아에서는 엑스엑스블루, 아웃오브스탁 등 타 브랜드명 자체가 금지어로 되고 있다. 

관련된 제목의 글이나 행사 고지 등은 업로드 된지 10분 안에 자동 삭제된다고 한다. 이 밖에도 나이키매니아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으로 하거나 이윤을 취하려고 하는 모든 단어들을 금지시키고 있다.

네이버의 계열사인 크림의 인지도를 높이고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독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크림의 거래량이 높아지는 이유 중 재미있는 사례도 있다. 일부 셀러들은 한정판 제품을 30만원에 구매해 크림에서 30만원에 그대로 판매한다고 한다. 별도의 이익이 없지만,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카드 포인트 등 소소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 타 플랫폼에는 없는 콩고물이 있어 이를 얻기 위한 셀러들도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선의의 경쟁 가능할까
사실 리세일 플랫폼의 경쟁력은 따로 없다. 굳이 따지자면 얼마나 많은 양질의 셀러들을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셀러들을 잘 관리하고 관계를 맺으며 얼마나 잘 이끌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셀러들이 많다면 인기 있는 한정판 제품이 많아지고 구매자는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셀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다. 바로 수수료. 수수료는 바로 경쟁력이자 플랫폼의 수익과 직결된다. 

사실 플랫폼의 경쟁력이 수수료 뿐이라는 것도 문제다. 각기 다른 특장점과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수수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모두 똑같은 인터페이스와 카테고리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셀러가 어떤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수수료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크림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무신사의 솔드아웃이 등장하면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다양하고 새로운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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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오브스탁>

아웃오브스탁의 브라이언 안 대표는 “한정판 리세일 플랫폼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대형 플랫폼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하나 우려스러운 부분은 자금이 뒷받침되는 신규 플레이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언제까지 이어갈지에 대한 부분이다. 손익을 무시한 채 독점을 위해서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계속해 나간다면 사실 버틸 수 있는 중소 플랫폼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엑스엑스블루의 오세건 대표는 “똑같은 수수료와 똑같은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겠지만, 거대 커뮤니티도 독점하고, 자본으로 밀어붙인다면 결국 셀러에게도 판매자에게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한된 작은 한정판 리세일 시장에서 언제 쯤 선의의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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