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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빈 인 더 우즈’로 보는 현실판 광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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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아영 지앤이헬스케어 마케팅 팀장 (akffjq07@naver.com) | 작성일 2021년 07월 26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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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더운 바람이 가득한 7월, 예전 같으면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잔뜩 개봉되어 너도나도 시원한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보며 서늘함을 만끽했을 것 같은 요즘이다. 하지만 나는 공포영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 영화관에서 무서운 영화를 자진해서 본 적은 없다.

 

그런 나에게도 기억에 남는 하나의 공포 영화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캐빈 인 더 우즈’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가. 오래 전에 본 과거의 영화가 지금 바로 이 현실에서 느껴지는 그 기분 말이다.

 

피칠갑이 되어도 잔인하지 않다

‘캐빈 인 더 우즈’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5명의 주인공들이 인적이 드문 숲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마을 입구의 ‘돌아가라’는 경고문을 무시한 채 숲 깊숙이 들어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외딴 오두막에 묵기로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공포스런 상황들이 일어나고 결국 그 공간 안에 갇히게 되면서 한 명씩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공포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죽음은 고대신의 부활을 막기 위해 일종의 제물을 바치는 과정이다. 고대신이 부활하면 세상이 멸망하기 때문에 지하벙커에 있는 비밀스런 연구소에서 고대신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 주인공들을 순서에 맞게 죽이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소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온갖 부류의 모든 잔인한 살인마와 괴물들이 각자 큐브 방에 갇혀 있다. 그들이 밖으로 나갈 때는 선택을 받았을 때뿐이다. 이번 회차 주인공들을 죽이는 살인마(혹은 가족 단위의 살인마들)가 매번 추첨을 통해 정해지는데 이때 선택받은 살인마가 주인공들이 갇힌 공간으로 가서 그들을 죽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괴물들이 탈출하게 된 이후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예기치 않은 상황들로 살인마들을 가두고 있던 큐브가 열리게 되면서 갇혀있던 모든 괴물들이 한 번에 쏟아져 나와 연구소 안의 연구원들을 죽이고 찢고 물어뜯으며 연구소 전체를 시체들과 피로 뒤덮어버린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장면 자체만 놓고 보면 엄청 잔인한데 영화를 보면서는 정작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인마가 많이 나오고 죽음이 더 많이 나오면 더 무서워야 할 것 같은데 공포보다는 오히려 공허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포에도 조건이 있다

무서운 영화를 전혀 보지 못하는 필자는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일련의 조건을 달성하지 않으면 ‘공포영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명의 살인자가 나오는 영화가 다수의 살인자가 나오는 영화보다 더 무섭고, 한 명 한 명 죽어나가는 것이 모든 인물이 한꺼번에 죽는 것보다 더 무섭다.

 

그렇게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데에는 조건 하나 하나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영화 전반에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는다면, 주인공들이 마음대로 공간을 벗어날 수 있다면, 살인자가 나오자마자 주인공들을 한 번에 다 죽여 버린다면, 소수의 살인자가 아니라 살인자가 떼로 나온다면, 공포를 느끼기보다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데 20대 때 느꼈던 이 오묘하고 공허한 느낌을 30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떠올리게 된 것은 광고를 만들게 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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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캐빈 인 더 우즈’의 한 장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가

직접적으로 광고를 진행하는 업체든지 아니면 대행사를 통해 광고를 하는 업체든지 광고의 시작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지금 준비하는 이 광고를 통해서 브랜딩을 하고 싶다거나 아니면 매출을 올리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돈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브랜딩을 하면서 매출도 같이 올리고 싶지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래서 브랜딩 용도로 기획한 광고에 갑자기 B급 색채를 뿌려 후킹한 요소를 더하려 들거나, 반대로 전환 광고로 기획했는데 제품이나 브랜드 장점을 다 추가하려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어떨 땐 짧게 치고 가려던 광고가 1분 가까이 늘어나는 기적을 체험할 때도 있다.

 

분명 기업이 원하는 바를 모두 담으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짬뽕을 너머 잡탕이 되어 버리면 오히려 효과 없는 광고를 만들었다고 마케팅 담당자나 대행사가 상당히 좋지 못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우리는 분명 브랜딩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업체들도 목도한다. 하지만 이런 저런 경험들을 듣고 보고 체험하면서 깨달은 것은 다른 업체가 아니라 바로 내가 우선 토끼 한 마리라도 잡을 수 있던 상황인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킨 게임의 시대

오래 유지될 것만 같았던 비디오 커머스 광고는 생각보다 빠르게 고객들의 광고 피로도를 누적시켰고, 광고 판세는 다른 마케팅 업체를 통해 변화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한 번쯤은 구매해볼 만한 제품을 소싱하는 것은 같지만 방식은 달라졌다.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광고 타깃을 설정하고, 준비한 광고를 타깃이 자주 방문하는 대형 포털 사이트나 모바일 메신저의 배너 광고 부분에 지겨울 정도로 노출시켜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워낙 노출도가 많은지라 타깃 중에 일부만 구매를 해도 기업 자산은 금방 커지게 된다. 그 돈을 이용해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TV CF를 돌리는데 이것이 어떤 수순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업체가 그 뒤를 밟고 있어 또 다른 ‘쩐의 전쟁’이 만연해졌다. 매스 미디어도 아닌 배너 광고를 하는데 천만 원 단위로는 비비지도 못한다. 다단계처럼 처음에 시작한 업체만 벌었던 돈을 굴리고 있는 현실에서 나는 무언가 그들을 따라가기에는 찢을 다리도 없는 뱁새가 된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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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캐빈 인 더 우즈’의 한 장면>

 

공포영화보다 무서운 현실

예전처럼 마케팅 업체들이 다른 업체의 브랜드나 상품을 키워주는 시대는 끝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당신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다. 만약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고, 여기에도 나왔으면 좋겠고 저기에도 나왔으면 좋겠는가.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욕심 섞인 바람은 피칠갑이 되어도 무섭지 않은 공포영화처럼 되어버릴 확률이 크다.

 

오히려 당신이 하고 싶다는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공포영화보다도 무서울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위치에서, 어떤 순서로, 누구에게, 어떻게 노출해서, 어떤 결과를 얻고 싶은지 철저히 정하고 시작해도 성공 확률은 미지수이다. 

 

공포 영화에서는 마땅히 정해진 죽음의 순서와 그에 동반되는 결과가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정해진 순서도 없고, 정확히 예측할 결과도 없고, 오로지 소비자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당신이 어떤 광고의 흐름을 따라 하나의 브랜드를 성공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성공을 발판 삼아 다른 브랜드를 키우려고 하는데 이전에 진행한 광고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 똑같이 성공하겠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무섭지 않은 공포영화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만약 프로 토끼사냥꾼을 고용할 금전적 여유가 없다면, 현재 우리가 한 마리 토끼라도 잡을 실력이 있는지 냉철히 판단해서 욕심으로 인한 실패 확률을 낮춰야 한다.

 

이것이 내가 우리 팀원들, 그리고 대행사와 머리를 맞대며 우왕좌왕하면서도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방법이기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전해본다. 노력하는 우리 모두, 공포영화보다도 살 떨리는 현실 가운데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며….

 

경력사항

  • 現) 한나 마케팅컨텐츠팀 팀장
  • 現) 지앤이헬스케어 마케팅컨텐츠팀 팀장
  • 컨텐츠 기획, 영상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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