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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편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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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정 매드해터 대표 (c@madhatter.co.kr) | 작성일 2021년 03월 2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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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산다. 어떤 때는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고, 두고두고 너무 불편했다고 곱씹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쉽게 넘어가고 어떤 경우는 계속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개인마다 당면한 상황마다 불편이 가져온 시간, 비용, 감정 낭비 정도가 얼마만큼 이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구는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누구는 너무 불편했다고 하는 경우, 불편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이의를 제기하는 예민한 사람들, 프로불편러로 취급되기 일쑤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최근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개인적으로 겪은 일들을 종합해 보면 좋은 사용자 경험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키오스크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들

며칠 전 키오스크를 사용하려다가 20분간 시도 끝에 좌절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패스트푸드점과 작은 규모의 가게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키오스크는 기기 종류도 다양하고 사용 방법도 제각각인 데다 모두 사용자 편의성이 엉망이다.

 

커피 한 잔을 사려 해도 거쳐야 하는 단계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 롯데리아의 기기를 잘 사용한다 해서 맥도날드의 기기에 헤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다른 매장의 키오스크는 또 다른 복잡함으로 사용자를 혼란하게 한다. 

 

키오스크 앞에서 주춤거리거나 복잡한 화면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것은 청년층에서도 달갑지는 않은 일인데, 언론에 이슈가 됐던 것처럼 중장년 이상의 고연령층의 경우 불편함은 생각보다 크다.

 

2020년 9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1년 내 키오스크 사용 경험 있는 65세 이상 사람들은 키오스크 사용에 대한 불편함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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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까지 나열된 불편사항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키오스크를 사용할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어떤 화면에서, 어떤 작업을, 어떻게 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려하고 만들어진 키오스크는 아직은 없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 같겠지만 실제로 패스트푸드점에 키오스크가 도입되고 나서 노인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조사를 한 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에게 키오스크 운영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사람을 위해 작동이 어려울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직원 호출용 벨을 설치하고, 키오스크 사용법을 구체적으로 게시하는 것 등이다. 

 

또한 관련 부처에는 ‘공공 단말기 접근성 가이드라인’ 개정을 건의해 기기의 UI의 보편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시대에 대면접촉 없이 빠르고 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니즈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키오스크의 화면은 간단하지도 않고 단계는 복잡하다. UX, UI 모두 나쁜 전형적인 케이스다.

 

이 모든 편리함과 불편함에 대한 논란, 혹은 생각은 ‘UX/UI’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사용자경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체화하는가에 대한 것으로, 최근 사용자 경험 혹은 소비자 경험(Customer Experience)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UX & UI의 문제

UX/UI는 어떤 사용자경험을 줄 것인지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능과 시각적 장치의 배치다. 간단히 말하면 UI가 ‘무엇(WHAT)’에 해당한다면 UX는 ‘어떤/어떻게(HOW)’에 대한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UX(User Experience)는 경험이다. 느낌, 이미지, 분위기 등의 주관적 감상이자 평가다. 누구에게는 편한 것이 다른 이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편함과 불편함의 판단은 전부 개인적이지만 개인의 총합들인 집단에게 광범위하고 동일한 판단, 인상, 감상을 얻으면 특정된 무엇에 대한 UX는 보편적 평가를 얻게 된다. 

 

UI(User Interface)는 사용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게 해 주는 구체적 도구, 방식, 디자인이다. 쇼핑몰에서 어떤 물건을 사야 한다면, 쇼핑몰 회원가입을 하고 물건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게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시스템과 사용자가 시그널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다. 

 

이를 위해 회원가입 페이지가 있고, 본인인증 기능이 필요하고, 물건 검색 탭이 필요하며, 장바구니 기능이 있고, 결제 모듈을 붙인다.

 

세부적으로 신용카드와 무통장 입금, 페이 사용 옵션을 준다든가 하는 다양한 결제 방법을 사용하기 쉽게 화면에 제시하는데 기능을 수행할 디자인, 컬러, 선택의 옵션 등이 전부 UI의 범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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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은행 키오스크>

 

만약 ‘일요일 낮의 여유로운 브런치’라는 ‘경험’을 머릿속에 떠올린다면, 그 상황이 실제 벌어지게 만드는 모든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여유롭게 테이블이 놓인 특정 장소, 조명의 위치, 개수, 모양, 밝기는 얼마인지, 식기의 종류, 개수, 모양, 테이블의 크기, 소재, 주위 벽의 색상과 걸려있을 법한 액자들, 브런치로 먹는 요리의 종류와 재료, 요리방식, 플레이팅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배치하며 조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구체적인 디자인의 행위는 UI에서 일어난다. UX와 UI의 관계에서 UX는 총체적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상위에 있다. 어떤 종류든 경험 설계는 휴리스틱(Heuristic)을 기반으로 한다. 휴리스틱은 어떤 일에 대해 관련된 모든 정보 없이도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두뇌가 사용하는 정신적 지름길이다. 

 

일일이 상황과 조건에 대한 평가와 필요한 정보의 선별과 판단을 내리지 않고도 옳을 가능성이 높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험의 규칙으로써 ‘이 일을 하면 다음엔 어떤 일이 생기겠구나’ 하는 예측이 발생하고, 이 생각이 그대로 맞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효율적이며 특정한 부분에서 쾌적하고 긍정적 인상과 감상을 만들어 내는 UX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흐름으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인지 시나리오를 써 보게 된다.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기능들이 작동해 궁극적으로 특정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으로,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그런 경험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결정해서 만들어 낸 기능들과 디자인들이 UI영역에 있다. 그리고 많은 부분 디자인 업무 단위로 구체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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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검토와 프로토타입 테스트

키오스크의 문제는 UX차원에서 기본적인 시나리오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채 기능을 구동시키는데 집중해서 온갖 종류의 UI를 나름대로 갖다 붙여 만들었다는데 있다.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시스템이니 첫 화면이 어떠할 것이라는 경험이 사용자에게 없다. 대면했을 때 나오는 첫 화면이 제각각이고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도 사람들은 잘 짐작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기기마다 튀어나오는 것들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더더욱 기술과 새로운 시스템에서 멀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사람들의 행동에 관한 조사와 관찰이 없어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딱 한 시간만 주문과정을 지켜봐도 답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키오스크는 소비자 리서치 과정이 전혀 없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온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어떤 행동의 과정을 표준화하거나 프로세스화하려면 많은 사람이 어떤 단계로 의사결정을 하고, 어떤 기능들을 어느 단계에서 이용하는지, 의사결정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어느 단계에서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하는지 등에 대해 관찰하고, 정리하고,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해 봐야 한다. 

 

그것이  UI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수행되고, 그렇게 해서 어떤 사용자경험이 창출되는지 확인하고 세부 조정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지름길을 만들 것인가, 지름길이 될 것인가

키오스크 앞에서 20분을 헤매다가 울면서 포기한 사용자가 과연 한 명뿐일까? 키오스크를 통해 효율을 높이고 싶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을 쫓아내고 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지름길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베테랑이 아니더라도 직원이 응대해 주는 매장으로 고객이 다 가버린다면 효율을 위해 들여온 키오스크는 아무 소용이 없다. 

 

앱이나 웹서비스 역시 새로운 기능, 기술에 낯가림이 적고 두려움이 적은 사용자라면 불편해도 사용할 수 있고 익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개발자로만 이루어진 사용자그룹이라고 해도 불편함은 여전히 남는다. 익숙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불편함이 없는 것과는 다르다. 

 

인터넷 뱅킹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간편 송금이 나오자 많은 은행 고객들이 토스와 카카오뱅크로 옮겨 갔다. 물론 그 정도로 은행이 위태로울 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선택한 간편한 금융으로 가는 지름길을 은행 역시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전의 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지름길이 더 익숙하고 보편적인 길이 된 셈이다. 

 

간편함을 위해, 최소한의 접촉을 목적으로 만들었다면 사용자경험도 간편하고 최소한이어야 맞지 않는가? 하드웨어가 일단 설치되는 것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에 강력한 방법이긴 하지만 지금 방식의 키오스크라면 철수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만약 어떤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주도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표준화해 시중 대부분의 키오스크 하드웨어에 탑재할 수 있는 간편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한다면 어떨까?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하드웨어 제작을 분리해서,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고 설치와 업데이트를 하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사람들의 불편과 고충을 듣고 행동을 관찰해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과 더 효율적인 사용자 행동을 이끌어 내는 지름길을 만들거나, 스스로 그 지름길이 되는 곳이 어서 나타나기 바래본다. 

 

경력사항

  • 現) (주)매드해터 대표
  • 前) 센트비 브랜드 담당
  • 前) 두산인프라코어 글로벌브랜드 담당
  • 前) 현대캐피탈 브랜드 전략 담당
  • 前) 삼성카드 브랜드 마케팅 담당
  • 前) CJ제일제당 브랜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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