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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짜내는 방법 냉장고 파먹기 대신 ‘나를 파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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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아 글쓰는 마케터 (atoz_story@naver.com) | 작성일 2021년 09월 27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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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콘텐츠를 기획하다가 간혹 이 잔인한 진실 앞에 멈춰 선다. 매일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행여나 내가 가진 밑천이 이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글쓰는 마케터로 일하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트렌드를 접해야 하며, 좋은 아티클도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다시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이 휘몰아쳐 들어오고 있어서, 마땅히 해야 하는 트렌드 탐색과 공부를 도무지 손대지 못하고 있다. 그저 돌풍처럼 불어오는 일더미 속에서 같이 이리저리 휩쓸려 가고 있을 뿐이다. 

 

밑천이 다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은 이제 밑천이 다 떨어진 것을 들키면 어쩌나 하는 섬뜩함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나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고, 평소 독서를 즐겼던 터라 내 안에는 은하수에 알알이 박힌 별들처럼 무수한 아이디어 점들이 존재한다. 다만 그 점들을 하나의 바늘로 엮는 일에도 기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나는 돈이 없을 때 ‘냉장고 파먹기’를 하듯 ‘나를 파먹기’ 프로젝트를 힘겹게 진행 중이다.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길, 한 편의 글로 나오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지금 쓰고 있는 글 역시 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나처럼 눈을 뜨자마자 시작하여 침대에 눕기 바로 직전까지 일에 파묻혀 지내고 있을 불쌍한 어린 양들을 위하여 ‘나를 파먹기’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장담하건대 이 방법을 사용하면 몇 개월 정도는 족히 버틸 수 있다.

 

양보다는 질

키보드 앞에서 손가락 몇 번 까딱하고 엔터까지 누르면, 방대한 양의 정보들이 내 앞에 일렬로 선다. 정보들은 나의 손짓에 따라 언제든 줄을 설 채비를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나 자신이다. 

 

그 많은 정보를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없을 때면 오히려 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 창은 열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퀄리티 높은 정보이기에, 오히려 아티클이나 관련 도서를 찾아본다. 

 

여기서 반문이 생길 수 있다. 아티클이나 도서 역시 내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들지 않겠냐는 것.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스크랩을 많이 하는 편이다.

 

침대에 누워 의미 없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다가도 기발한 광고가 보인다면 일단 저장한다.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이들이 페이스북에 추천 콘텐츠라며 링크를 남기면 그것 역시 저장부터 한다. 

 

언젠가 콘텐츠 아이디어 고갈로 인해 허우적거릴 미래의 나를 위한 선물이랄까.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둔 콘텐츠는 100여 개가 넘는다. 

 

덕분에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인스타그램 ‘저장콘텐츠 목록’과 카카오톡에 투척해둔 링크들 사이에서 헤매다가 월척을 건지곤 한다. 

 

만약 나처럼 이미 모아둔 콘텐츠가 없다면 지인 찬스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아티클을 알고 있는지,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어보는 거다. 그럼 그들 역시 자신만의 저장고에서 무언가 하나 떡하니 던져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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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진열된 제품의 광고를 보며‘맵찔이’‘빨간맛’같은 단어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질보다는 재해석 능력

명품 브랜드의 연이은 메타버스 탑승에 대한 글을 쓸 때 고민이 많았다. 메타버스가 하나의 트렌드라는 것? OK.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사실관계만을 적시한 기사처럼 어느 브랜드가 어떻게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는지만 적을 순 없었다.

 

IT전문가가 아니기에 메타버스의 원리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메타버스가 현재 핫한 트렌드임은 분명하기에 이것에 대해 꼭 쓰고 싶었다. 결국 나는 비밀메모장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쓴 감상을 발견했다. 그 순간 이것은 메타버스와 연결되어 하나의 선이, 그리고 하나의 글감이 되었다. 그 후에는 거침없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아티클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쓰기 위하여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한 평가 글들을 읽기 시작했고, 과거의 예측과 연결 지어 현재의 메타버스에 대한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정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공개된다. 누구나 노력만 한다면 얻을 수 있다. 다만 거기에서 한끗 차이로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좋은 글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은 해석능력을 갖추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은 해석능력이란, 이미 있는 정보를 오래 곱씹어보고 내 안의 창의성을 끌어내어 조금 새로운 콘텐츠로 재창조하는 일이다.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각 잡고 책을 읽고 공부할 시간은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눈이 있다. 이동시간에 길을 걷기만 해도 어떤 프랜차이즈가 요즘 유행인지 파악할 수 있고, 가게 앞에 늘어서 대형 광고판 글귀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십이나 팝업 스토어가 있다면 단 몇 분이라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온다. 사진도 여러 장 찍어두어 미래의 나에게 아이디어를 투척할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에는 오만가지 제품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어떤 제품이 제일 먼저 보이는지, 어떤 제품이 어떤 미니광고판을 달고 나와 시선을 끄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만약 편의점 가장 좋은 자리에 프로틴 가루와 바나나가 있다면 요즘에는 헬스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유추하여, 콘텐츠를 만들 때 근육질 몸매를 꿈꾸는 남성을 등장시키는 거다.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그럴듯한 떡볶이가 완성되는 반조리 식품의 광고를 보며 ‘맵찔이’ ‘빨간맛, 로제맛, 순한맛’과 같은 단어를 그 자리에서 기록해두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얻는 콘텐츠 아이디어는 가공하여 재구성하는 것도 쉽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에 먼저 시선이 가고 거기에서 번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걸어 다닐 땐 작은 핸드폰 화면에 눈을 고정하지 않고 열심히 눈을 굴린다. 뭐든 다 저장할 태세로 하나의 스캐너로 분신하여 매일 콘텐츠를 만든다. 뛰어난 능력은 없지만 뒤처지기도 싫다. 

 

그래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로 하루가 꽉 차 있지만, 그 안에서 틈을 찾아 열심히 온오프라인을 기웃거린다. 밑천이 바닥나지 않길 바라며, 그것을 들키지 않길 바라면서. 오늘도 ‘나를 파먹기’에 열중한다.​ 

경력사항

  • 프리랜서 브랜드 마케터&에디터
  • 현) 인스텝스 콘텐츠 마케터
  • 현) 국제디지털노마드협회 마케터
  • 전) 그라스메디 브랜드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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