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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de Mode’ 철학을 소개한 니트웨어의 빅마마 소니아 리키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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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현준 패션저널리스트 (jihj314@naver.com) | 작성일 2021년 04월 1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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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에게 소니아 리키엘(Son ia Rykiel)에 관해 물어본다면 아마도 대부분 잘 모른다고 대답할 것이다. 

 

니트웨어의 여왕 소니아 리키엘은 모던 니트웨어의 선구자이자 포스트모더니즘을 니트웨어에 적용한 크리에이터였다. 그녀의 아이템은 니트로 표현됐고, 형태와 소재 면에서 소니아 리키엘 스타일을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소니아 리키엘의 특징은 컬러 스트라이프 그리고 그림과 프린트 효과를 내는 인타시아(intarsia) 조직 소재로 함축된다. 인타시아 조직은 바탕과 다른 색으로 무늬를 넣는 직조 공법으로 컬러의 각각 영역 내에서만 직조되는 기법이다. 스트라이프 패턴과 인타시아 패턴의 조합은 소니아 리키엘을 상징하는 새로운 패턴이 됐다. 

 

니트웨어의 여왕이자 자유주의자

소니아 리키엘이 의상 디자인을 시작한 시점은 1961년,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일 때였다. 그녀는 여성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수치심, 당혹스러움을 보완하고 임신한 몸의 라인을 아름답게 드러내는 실루엣을 띠는 임부복을 원했다. 하지만 원하는 임부복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직접 을 만들어 입기 시작했다. 

 

소니아 리키엘이 디자인한 임부복은 바디 라인을 살리면서 동시에 임신을 축하하는 자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디자인한 임부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 시어머니는 난색을 보였지만 친구들은 어디서 산 것인지 궁금해했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1962년부터 스웨터와 임부복을 제조하고 판매하게 됐다. 이것이 소니아 리키엘의 창업 스토리다. 

 

이후 1968년 파리에 처음 부티크를 열고 컬렉션에 참여했으며 1970년에는 WWD(Women’s Wear Daily)에 의해 니트웨어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됐다. 여성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까지 자신의 영향력과 능력을 뽐내며 니트웨어의 여왕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여성복, 남성복, 생활용품까지 토털 패션 스타일 브랜드로서 소니아 리키엘은 자유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며 자신의 옷을 입는 여성들이 진정한 자유를 얻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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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듯한 인타시아 기법

소니아 리키엘의 스타일은 팬츠, 카디건, 풀오버, 스커트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드러나지만 색채나 소재에서는 통일된 시그니처 요소를 갖고 있다. 그 시그니처 덕분에 각기 다른 시즌 컬렉션에 발표된 아이템들이라도 서로 믹스 매치해 입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며 서로 조화로운 잇룩이 완성된다. 

 

소니아 리키엘의 옷은 프랑스 기성복 브랜드와 다르게 캐주얼한 포인트를 강조한다. 그림을 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인타시아 기법을 나비 타이, 목깃, 단추에 대입시켜 포인트를 준다.

 

시즌과 상관없이 옷을 입었을 때 자연스럽게 밑으로 흘러내리는 실루엣을 기본으로 만든 루즈한 팬츠는 오버롤즈 형태로 착용이 가능하며, 풍성하게 감싸는 아우터 느낌의 니트 코트도 소니아 리키엘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소니아 리키엘은 주로 아이보리, 복숭아색, 푸른빛이 도는 회색, 목탄색, 붉은 벽돌색, 흑갈색 등의 컬러를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 소니아 리키엘이 주로 사용하는 블랙과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브라운 색은 다양한 색과의 조화를 이루어 컬러 블로킹을 만든다. 

 

소니아 리키엘는 대부분 벨로아, 스웨이드, 울, 앙고라 등의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몸을 부드럽게 감싸고 흐르는 듯한 실루엣으로 몸매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옷의 기능을 살리고 있다. 장식 효과를 위해 인조 다이아몬드로 소니아 리키엘의 이름이나 모티브를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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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여배우는 물론 모든 여성의 지지를 받다

2016년 8월 26일,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소니아 리키엘은 1960년대 자유분방한 화가들이 많이 거주했던 파리 레프트 뱅크(Left Bank)에서 사회 통념을 깡그리 무시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트렌드 핵심이었던 오트 쿠튀르 전통을 뒤집어 시크한 레디 투 웨어 라인을 메인으로 활동한 선구자이기도 했다. 특정 상류층만을 위한 오트 쿠튀르가 아닌 대중들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오트 쿠튀르 수준의 옷을 선사함으로써 전 세계 일하는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코코 샤넬과 비견되는 소니아 리키엘은 여성 해방 운동에 참여한 대표적인 파리의 비비안 웨스트우드이기도 했다. 코코 샤넬이 1920년대 코르셋 해방 운동을 벌인 것처럼 소니아 리키엘 역시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살고 있는 현대 워킹 레이디들을 위한 모던 캐주얼 레디 투 웨어를 계속해서 제공해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쫓아가기에 너무 바쁜 수많은 현대 여성들을 위해 소니아 리키엘은 워킹맘들이 일하는 곳에서도 충분히 편안하면서 여성성과 그들의 미적 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레디 투 웨어를 창조한 것이다. 

 

소니아 리키엘은 니트웨어를 재해석함으로써 일할 때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선구자적 크레에이터였다. 

 

자칫 나이 들어 보이고 오래돼 보이는 니트웨어를 새롭고 실용적인 모습으로 재구성해 재탄생시킨 모던 프렌치 니트웨어의 빅마마, 소니아 리케일은 몸매를 부드럽게 감싸는 실루엣 기법으로 유명한 스커트, 스웨터, 그리고 립조직 풀오버(pullovers)를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등극시켰다. 

 

특히 립조직 풀오버는 어깨는 좁아 보이게 하면서 다리는 길어 보이게 하는 현대 여성들이 원하는 입체적 패턴 직조 스타일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소니아 리키엘의 니트웨어는 엘르 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했고 오드리 햅번, 까뜨린느 두뇌브, 로렌 바콜 등과 같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그녀의 팬이 됐다.

 

블랙 컬러를 사랑하다

소니아 리키엘은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legion of honor)을 두 번이나 받은 최고 패션 디자이너이면서 프랑스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패션 정치인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블랙 아이템으로 자신을 꾸미고 창백한 메이크업 그리고 뱅헤어, 두꺼운 마스카라, 그린 아이섀도로 자신을 대변해온 소니아 리키엘은 가장 사랑하는 색깔 역시 블랙이었다고 고백했다. 

 

“나만의 컬러는 블랙이다. 만약 블랙이 올바르게 쓰인다면, 블랙은 무채색이더라도 그 어떤 형광색보다도 밝게 자신의 색채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컬러이기 때문이다. 모든 색을 섞었을 때 최종적으로 나오는 컬러가 블랙이기에, 블랙은 결국 모든 색깔을 함축한 동시에 나의 패션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판타지로 이루어진 세계처럼 느껴지는 패션계에서 자신만의 블랙 컬러 세계관과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일하는 여성들에게 선물한 소니아 리키엘은 미지의 세계 속에서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 같은 든든한 존재가 되어 주었다. 

 

일하는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다

 

소니아 리키엘의 패션 역사는 50년 이상 이어져 왔다. 이 역사를 증명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평범한 여성들이었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동시대의 일하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 희망을 주며 옷을 통해 세대와 계급을 구분하지 않고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일하는 여성들의 후원자이자 대변인으로 활약한 그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 가지였다. 

 

“우리는 일하는 여성이다. 또한 우리는 아이들, 남편, 집안일 등 수없이 많은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 나는 일하는 여성들이 고민하고 걱정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옷을 통해 설명하고 표출해 내고 싶었다. 나는 여성들의 일상을 함께 채워 나갈 수 있는 그런 옷을 디자인하고 싶다.”  

 

즉 자기 자신이 가진 삶의 스타일과 위치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소니아 리키엘의 옷을 통해 본인만의 삶의 가치와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와 태도를 갖자는 것이다.

 

‘라 드모드’ 철학을 실천하다

전통과는 다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은 트렌드와 특정 테크닉에 기대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뷰티와 신비로움을 컬렉션에 그대로 소개했다. 시즌마다 컬렉션을 마주한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그녀만의 특별함에 빠져들어서 곧장 그녀의 아틀리에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컬렉션은 파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패션 무대에 강력한 파급력을 지녔으며 대중들의 패션에 새로움을 불러일으키는 뉴노멀 트렌드 리더였다. “나는 내 안에 어떠한 창조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만약 당신이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당신은 반드시 그것을 표출해야만 한다.

 

나는 그 어떠한 디자인 스쿨에도 다녀본 적이 없다. 나는 자유자재로 마음속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패션을 바라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정확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나에게 그 어떠한 한계도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는 스타일에 따라 각자의 몸에 맞게 패션을 맞추도록 격려하며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라 드모드(La de Mode)’ 철학을 실천한 소니아 리키엘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이러한 ‘라 드모드’ 철학을 가진 새로운 소니아 리키엘이 런던, 파리, 서울의 패션 씬에서 등장하기를 간절하게 기대해본다. ​ 

경력사항

  • 前)매치스패션닷컴 고객 관리 담당
  • 前)롤랑 뮤레(Roland Mouret) 파리 패션 위크 스튜디오 인턴

FSP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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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음앤큐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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