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데이비슨이 탄소중립과 무슨 상관일까? > 공학자의 패션 실험실/김유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공학자의 패션 실험실/김유겸

할리데이비슨이 탄소중립과 무슨 상관일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유겸 FITI시험연구원 본부장 (youkyum@hotmail.com) | 작성일 2020년 12월 28일 URL 복사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30140009828616dc16e1903182301961_1609051353_0958.jpg
 

10여 년 전 소녀시대는 이렇게 노래했다. “심장소리 같은 떨림의 할리에 네 몸을 맡겨봐.” 가솔린 엔진에서 머플러로 통해 뿜어져 나오는 ‘심장소리’ 같은 배기음으로 상징되는 할리데이비슨이 작년부터 전기 모터사이클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 제품에는 엔진 배기음 대신 제트기 배기음과 비슷한 소리가 나온다고 하니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위안이 될 듯하다. 지금 자동차 산업계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장 큰 화두다.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은 2035~2040년 사이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상황을 관망하던 일본도 2035년에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내연기관을 적용한 탈 것들이 향후 20년 내에는 완전히 시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산화질소의 배출을 차단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자는 데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결과이다.  

지구 온난화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전달되는 햇볕의 복사에너지가 지구표면에서 반사돼 우주로 방출되지 못하도록 이산화탄소가 이불처럼 지구를 덮고 있어 온실 효과를 만들기 때문에 생긴다. 

 

이산화탄소와 함께 대표적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는 되새김질을 하는 소를 대규모로 사육하면서 발생한다고 하니 육류 섭취를 줄이자는 주장을 이제는 마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아산화질소 등도 마찬가지로 온실효과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지만 그 절대량이나 반감기(자연적으로 소멸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절반에 해당되는 기간)가 이산화탄소에 비해 짧다. 이런 이유로 대표적인 지구 온난화의 요인으로 이산화탄소를 꼽고 있다. 

 

기후위기와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지구 온난화로 인해 초래되는 해수면 상승, 해양의 산성화, 토지의 사막화, 동토지역의 해빙에 의한 메탄가스층 노출 등은 해안지역의 침수로 이어져 거주지 이동, 해양 생태계의 파괴, 생물 멸종의 가속, 식량 자원 감소를 예고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 위기는 결국 미래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2015년 기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전 세계는 파리협정에 서명했다. 잠시 탈퇴했던 미국도 다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을 시작하는 것을 담고 있다. 2023년부터는 5년 단위로 파리 협정의 이행 및 장기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을 실시한다는 규정도 포함하고 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을 선언했다. 그리고 ‘탄소중립 2050 선언’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기술과 정책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2019년 탄소 중립 연합(Carbon Neutrality Coalition)에 가입해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회원국과 노력하고 있다.

 

30140009828616dc16e1903182301961_1609051366_2313.jpg 

 

탄소중립은 무엇인가?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으로 첫째,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숲을 조성하고 둘째,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셋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것 등으로 이론적인 중립을 유지할 수 있다.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기는 하나,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지구상의 나무를 통해 흡수할 수 있는 총량을 훨씬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 활용하는 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이 일순위로 고려되고 있다. 

 

2018년 애플사는 캘리포니아 본사, 애플스토어, 데이터 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RE100에서는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지열, 태양, 풍력, 수력 등 재생(Renewable) 가능한 에너지원을 통해 생산되는 전력의 사용 실적만을 인정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발전부문에서 36%,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87%에 달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재생 또는 대체에너지원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기업으로부터 남은 탄소배출권을 사서 자신의 배출량을 상쇄시키는 방식은 계산상으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추가 탄소배출권 확보와 함께 자체 이산화탄소의 절대 배출량을 늘이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넷 제로(Net Zero) 개념을 통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를 ‘0’으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서는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절대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며, 동시에 대기 중의 온실가스의 농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 방안이다.

 

탄소중립과 패션산업

맥킨지의 보고서 ‘Fashion on Climate’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패션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양의 4%에 달하는 총 21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그 중 70%는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소재 생산과정에서 나머지 30%는 다운스트림인 유통, 소비과정에서 발생했다. 주목할 점은 합성섬유는 섬유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대량 발생되는데 비해, 천연소재인 면은 섬유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비료나 농약 제조 과정에서 비롯되는 온실가스로 인한 유발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다. 

 

유기농 재배를 적용할 경우에는 50%, 그리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의 경우 40%의 온실가스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패션스트림 염색가공 부문은 온실가스 유발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브랜드 기업으로부터의 에너지 절감 요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 외에도 봉제와 유통부문에서의 절감 요인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패션스트림에서의 온실가스 절감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패션 브랜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탄소중립화 노력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룰루레몬은 2021년, 케어링과 버버리는 2022년, 나이키와 샤넬, VF는 2025년, H&M, PVH는 2030년을 목표로 100% 재생에너지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구성한 Fashion Industry Charter for Climate Change는 탄소 제거(Decarbonization), 원재료 사용(Raw Materials), 기후 대응 활동 촉진(Promoting Climate Action) 등 총 8개 분과를 구성해, 2050년까지 패션산업계의 넷 제로 실현을 위한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텍스타일 익스체인지(Textile Exchange)는 회원사들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하기로 발표했다. 이 목표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제시하는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을 억제하는데 거쳐야 할 필수적인 요건이다. 

 

30140009828616dc16e1903182301961_1609051389_6367.jpg

<photo 할리데이비슨>

 

기후위기 해소와 지속가능성

최근 우리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은 현 세대가 아닌 가까운 미래, 그리고 세대를 거치면서 지켜내야 할 것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눈앞의 어려움도 해결해야 하지만,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의무이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미래를 준비하는데 반드시 해결돼야 할 숙명이다. 기후 위기는 특이점(singularity)을 지나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그때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 정도 남아 있을 뿐이다.

 

어쩌면 지난 100여 년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기였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가 가졌던 ‘성장’ 우위의 생각과 생활 방식에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일 우리가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에어컨 없는 서울 지하철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 인터스텔라의 옥수수 밭이 타고 있는 장면을 우리 손자들이 진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

경력사항

  • (재) FITI시험연구원 Quality & Audit
  • ISO/TC 38 Textiles, convenor – WG27, WG31 SC24/WG5
  • ISO/PC 308 Chain of Custody, ISO/TC 323 Circular Economy delegate
  • 한중일 섬유산업연합회 협력회의 지속가능성분과 한국간사
  • 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 Fashion Charter Working Group member
  • 경희대학원 섬유공학과 박사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67호 67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2,714
어제
5,361
최대
14,381
전체
2,189,916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