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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서비스화' 의식주(衣食住)가 스마트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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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7월 12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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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서비스화(Everything as a Service, XaaS)’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에 서비스를 융합하거나 혹은 서비스가 주된 수익원이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대표되는 대변혁의 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제조사들은 서비스로 사업의 축을 전환하고 있다.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업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쉐린은 타이어와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정보를 수집하고 트럭업체에 타이어 교체 시기와 운전습관 개선사항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우리는 더 이상 타이어 제조업체가 아니다. 디지털 서비스업체다”라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B2B 재화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에서도 ‘모든 것의 서비스화’가 일어나며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으로 비즈니스의 본질이 재정의되고 있다. 

 

나만의 달리기 코치, 스마트 러닝화 

아식스는 작년 12월, 신발에 내장된 센서로 주행을 분석해 주는 러닝화를 출시했다. ‘에보라이드 오프레’라는 이름의 운동화는 바닥에 약 20g의 소형 센서가 부착돼 있다. 

 

나이키를 포함해 이미 스마트 슈즈를 개발한 곳은 많지만 대부분이 주행 거리나 칼로리 소비 파악 등이 주요 기능으로 달리는 동안 리얼 타임으로 주행을 분석하는 것은 어려웠다. 

 

내구성이 좋은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리는 충격으로 인해 센서가 부서지는 경우가 많아 신발 바닥의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식스는 내구성이 강한 센서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신발을 착용한 사람의 걷거나 뛰는 모습을 분석한다. 발이 바닥에 착지할 때의 충격 정도, 발이 지면에 닿은 시간, 다리 기울기, 보폭 등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이어폰을 통해 전달한다.

 

‘오른발의 부담이 커진 것 같아요’ ‘허리가 구부러진 것 같습니다’ ‘자세를 의식 합니다’라는 목소리가 마치 옆에서 코치가 함께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판매가격은 3만 6300엔(약 37만 원)으로 약간 비싸지만 크라우드 펀딩에서 예상 금액의 13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았다. 

 

이 센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아식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아식스는 2002년부터 매장에서 고객의 발 모양을 3차원으로 계측하고 있는데, 이미 100만 명분의 발에 관한 데이터가 수집됐고 이를 자사가 운영하는 스포츠공학연구소에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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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는 작년 12월, 신발에 내장된 센서로 주행을 분석해 주는 러닝화를 출시했다.>

 

아식스가 축적한 발모양 데이터에 이번에 개발한 센서를 통한 주행 중의 데이터를 융합하면 고객의 발모양이나 걸음걸이, 운동 습관에 딱 맞는 맞춤형 슈즈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단지 맞춤형 신발만이 아니다. 아식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카시오와 웨어러블 기계를 공동으로 개발해 이용자의 운동 이력을 바탕으로 식재료를 제안하는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고령자의 걸음걸이를 개선해 부상을 방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걸음걸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질병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는 생명보험의 가입 심사에 사용될 수도 있다. 

 

아식스 관계자는 “러닝화 이외의 슈즈에도 센서 기술을 적용해가고 싶다. 물건 하나로 승부를 보는 시대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고객과 연결되어 트레이닝이나 건강 관련 사업으로 확대하고 싶다”라며 제조가 아닌 서비스업에의 열의를 내비친 바 있다. 

 

나의 건강 주치의, 스마트 변기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간다. 방으로 돌아와 스마트폰을 집어 들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당신의 식습관이 불균형합니다. 연어와 아보카도 샐러드를 추천합니다.’

 

변기 제조사인 토토(TOTO)가 개발한 ‘웰니스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의 아침 일상이다. 2021년 CES에서 토토가 발표한 스마트 변기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이용자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관한 다양한 지표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이다. 

 

이용자의 엉덩이나 허벅지가 변기에 닿으면 센서가 가동해 혈류나 심박수, 피부 상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상에서 해석해 이용자의 스트레스 상태나 운동 부족의 유무 등을 파악하고 결과는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준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은 앱에 다이어트를 입력하면 식사 메뉴를 제안해 주기도 하고 스트레스 레벨을 매일 체크해 주기도 한다. 

 

토토 관계자는 “생활습관을 개선시키는 조언을 하고 싶다”라며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배경을 설명한다. 

 

변기 센서의 이용 범위는 매우 넓다. 약한 전류를 흘려보냄으로써 체지방 측정계와 같이 내장 지방이나 골격율 등을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며, 매일 소변과 대변의 냄새를 분석해 몸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1년에 한 번 시행하는 건강진단보다 빨리 병의 징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토토는 수집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식사 메뉴를 제안하거나 건강 지도를 함으로써 정기적으로 요금을 지불하는 구독 비즈니스도 가능하다고 본다. 의료기관과 제휴해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하거나 병을 예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서비스 요금을 책정할 수도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위생 의식이 높아지며 중국이나 미국에서의 리폼 수요에 힘입어 토토의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2020년 10월~12월 비데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증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토는 해외 매출이 30% 이하에 머무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각 국가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자랑하는 현지의 대기업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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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토토가 발표한 스마트 변기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이용자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관한 다양한 지표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이다.>

 

제품에서 서비스로 모델 전환, 데이터가 핵심

위의 사례 이외에도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 

 

소형 센서를 이용해 수면의 질을 체크하고 수면 관련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잠옷, 수십 년간 식품을 개발하면서 쌓아온 아미노산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여 헬스 케어 산업으로 진출하는 식품 제조사(아지노모토) 등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식주의 전 영역에서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매일 만지고, 입고, 먹고, 사용하는 제품들은 소비자의 행동이 집약된 데이터의 창고이다. 제조사들이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이유에 관해 설명할 때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은 ‘제품 판매가 이루어진 후 고객과의 접점을 가지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접점을 가지게 되면 기업은 고객 관련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필자의 이전 칼럼에서 다룬 조조타운과 마루이 백화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되는 것 또한 고객 데이터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지금, 중요한 생산요소는 노동도 자본도 아닌 데이터일지도 모르겠다.​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SE) 애널리스트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저서 <사지 않고 삽니다>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퍼블리 (PUBLY) 등 다수 매체에 트렌드 칼럼 기고 중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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