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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온라인몰 브랜딩 전략과 오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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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형욱 前 하나투어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5월 1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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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필자는 국내 대기업 그룹 계열사 백화점의 온라인 재개발 팀장으로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해당 쇼핑몰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명칭도 ‘000인터넷몰’이었고 매출도 저조했고 동업계 온라인 담당자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다. 해당사이트의 총책임자는 대기업 온라인 사이트의 콜센터에서 고객서비스 업무를 맡아온 경력자로 연배도 상당히 높고 활력도 부족해 보였다.

 

쓸데없이 길고 시간 낭비되는 결제 과정

당시 필자의 첫행보로 ‘000인터넷몰’을 ‘000몰’로 이름을 전적으로 변경했다. 명칭이 너무 길면 노출도 힘들고 호칭하기에도 불편하기에 짧고 간결하게 브랜드 명칭을 다섯 글자로 바꿨다.

 

변경 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이커머스팀장인 필자가 단독판단으로 진행했다. 외부에서 경력직으로 온 필자에게 팀 직원들은 상부 보고를 통해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하기에 절차 과정을 물었다. 

 

백화점 대표이사까지 결재를 받고, 그룹으로 올려 그룹의 백화점 담당 부장과 상무의 승인을 받고 필요시 그룹 내 고위층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그룹 분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가르치고, 가르친 사람에게 다시 질의서로 문의를 해서 대답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그룹 내 담당자가 검토요청에 대한 의견을 어찌 달아야 하냐고 물으면 이렇게 저렇게 달아달라는 초안까지 올려, 잘 모르는 그룹 담당자가 그룹 내에 더 모르는 윗 분에게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듯한 설명을 한다. 

 

다행히 해당 전결권자가 귀찮거나 큰 무리 없겠지 하고 승인할 수도 있고, 불행히도 궁금증을 가지고 더 캐물으면 헛세월이 지나도록 붙잡고 있게 된다. 한 마디로 쓸때없는 보고 및 행정업무에 시간이 낭비되는 프로세스였다. 

 

우리나라 대기업 온라인몰 대부분이 이런 모습이었다. 오래전 일이다. 지금은 다를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그 당시 대표이사로부터 신뢰와 전적인 권한을 받았기에 복잡한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온라인몰 이름 변경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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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온라인 쇼핑몰>

 

상품군 강화

이름 변경이후에는 온라인전용상품 강화차원에서 병행수입 명품들을 입점 시켰다. 해당 명품은 공식채널로 라이선스 받은 국내총판이 국내에 들어온 상품이 아닌 병행 수입업체가 들여온 상품이었기에 임원들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백화점의 고급이미지를 훼손한다는 논리였다.

 

이미 업계 백화점몰에는 병행수입 메스티지 명품들이 다 등록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명품 이미지가 잘 맞는 해당 사이트에 명품브랜드가 하나도 없는 이상한 운영을 오픈이후 10년간 지속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물며 그 논리를 제기하는 그 당시, 이미 몇몇 지점에는 병행수입업체의 명품이 버젓이 판매 중이었다. 

 

서울을 제외한 오프라인 백화점에서는 공식 브랜드를 입점 시킬 MD능력이 못돼 병행수입업체를 유치하여 판매하면서, 온라인에서는 병행수입품을 판매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목청 높여 펼쳐대는 바람에 설득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들었다. 

 

병행수입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는 그들에게, 브랜드 본사 또는 공식총판이 온라인몰에 입점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병행수입업체 상품은 판매중지를 하겠다는 논리로 대응하며 명품브랜드 상품을 준비해 온라인몰을 재구축했다. 이를 설득하는데 참으로 많은 시간적 낭비가 따랐다. 

 

사실 공식적으로 국내에 들여온 총판들은 온라인으로 판매할 생각도 아니 온라인상 판권 자체가 없었다. 게다가 당시 해당몰에는 상품구색이 너무도 빈약했었다.

 

필자가 보기에 상품군을 강화가 매우 시급했기에 롯데와 신세계 근무시 맺어온 온라인전용 브랜드 담당자들과 연락해 짧은 기간 동안 극적으로 온라인 전용 상품군을 드라마틱하게 확대하고 상품구색을 강화했다. 

 

도무지 살 물건이 없는 쇼핑몰이라는 이미지를 하나하나 없애나갔다. 상품보강 이후에는 사이트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UX와 UI를 전면 개편하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로소 백화점다운 온라인 몰 완성

상품을 보강한 후에는 ‘쇼핑몰이 온라인에서 영업 중에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에 있어서도 여력이 없었고 충분한 지원이 없었던 당시, 가장 빠르게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올리는 방법은 이미 엄청난 회원과 방문자를 보유한 오픈마켓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추진했다. 

 

내부적 마케팅 능력과 재원이 충분한 상태라면 백화점 상품을 가지고 오픈마켓과 제휴하는 방법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자체 브랜딩 능력이 있는 대형 백화점(그들은 경쟁자라 생각하지 않지만 스스로만 경쟁자라고 생각했던)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모두 DB 제휴를 통해 오픈마켓에 입점이 돼있는 상황이기에 동일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 당시에 오픈마켓 제휴를 시작한 것은 브랜드를 가장 빠르게 알리는 수단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오픈마켓 입장에서는 이미 백화점 3사가 다 입점해 있는 상황이라 아직 입점을 하지 않은 차순위 백화점까지 입점시켜 백화점관을 강화하는 것이 자사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필자는 오픈마켓에 입점의사가 없는 것처럼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에 접근하고 역으로 입점 요청제안을 받아 제휴 수수료를 대형 백화점 수준 이하로 체결했고, 입점시 DM 및 메인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의 좋은 조건들을 별도의 비용 없이 손쉽게 얻어냈다.

 

이렇게 해야 오픈마켓 담당자도 회사 내에서 추가로 백화점을 입점시킨 공을 인정받고, 좋은 관계를 가져갈 수 있기에 먼저 오픈마켓 입점 의사를 밝히는 것은 전략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명품 백화점’에 걸맞는 고품격 메인페이지를 구축하고, UX와 UI를 전면 개편해 예전과 전혀 다르게 백화점다운 사이트로 변모시켰다. 후에 이렇게 구축한 온라인몰의 메인페이지를 타백화점이 온라인몰 리뉴얼 시 비슷한 콘셉트로 따라 하기도 했다.

 

이슈몰이로 관심 집중

강남 백화점에 맞는 고급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예술품을 온라인백화점 몰에서 판매를 하고, 크루즈 세계여행권을 이벤트로 걸고, 청와대에서 외국 귀빈에게 선물하는 도자기 장인을 만나 상품을 단독 입점 시키면서(물론 예술품 거래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크루즈 여행권은 예상보다 저렴했다) 롯데나 신세계의 온라인몰과는 다른 전략을 취했다. 

 

또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가 아니라 선택된 자만이 들어올 수 있는 사이트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프라이빗 클럽이라는 명칭으로 한 달에 한번 비밀암호코드를 받은 사람만 들어와 쇼핑을 할 수 있는 기획전을 운영한 것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이정도 만으로도 온라인 몰의 매출은 급성장했고 수익액은 증가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수익률은 낮아지는 구조였기에 이에 대해 경영진의 비난이 따랐다(매출도 높이고 영업이익률도 높이고 영업이익액도 높이기를 바라셨나보다). 새로 경력으로 입사한 팀장이 무조건 비용을 퍼 쓰면서 매출을 키운다는 시샘 넘치는 말도 돌 정도였다. 

 

외형 규모는 충분히 더 키울 수 있었으나 어느 정도 인지도가 확보된 이후 처음 기획대로 DB제휴는 일정 부분까지만 하고 중단했다. 일단 외부로 채널을 넓히고 나서 외부의 채널을 통해 높아진 인지도를 서서히 직접 유입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했다. 

 

작지만 알차게 운영

그때는 해당몰의 고객은 오프라인 백화점 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았기에 내부고객으로 전환해 외부 신용카드 수수료만 절감돼도 충분히 이익이 나왔으며 백화점 카드 비밀번호 두 자리만 넣으면 결제가 되도록 결제과정을 파격적으로 단축시켰다. 

 

당시 신용카드 사고가 빈번해 비밀번호 유출이나, 타인카드 사용 사고 방지를 위해 보안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것은 일반적 대형 신용카드의 이야기였다. 몇 년 동안의 백화점 카드 사고를 다 보상해봐야 약 2,000만 원 수준이었던 반면 보안체계를 강화하는 시스템 개편에 투입되는 비용은 수 억원에 달했다. 

 

보안체계를 강화하면 사고율은 줄어들지 몰라도 고객은 결제과정이 불편해져서 결제 중간에 사이트를 이탈하는 구매포기율이 증가(즉 구매전환율 감소)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는 판단으로 간편결제 체계를 고집했다.

 

‘쓰레기통에 불날까봐 소방서를 쓰레기통 옆에 지을 필요는 없다’는 방식으로 운영한 결과, 해당 온라인 몰은 규모는 작지만 동업계 백화점 중에 유일하게 온라인몰 자체에 흑자가 나는 구조였다. 

 

오픈마켓의 달콤함에 취하지 않도록

다시 오픈마켓 제휴에 대해 말하자면 백화점몰이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것은 단기간 매출 급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유효하지만 수익률은 상당히 떨어진다. 때문에 제휴 기간은 짧게 두고 인지도를 높이고 나서는 제휴중단 전략을 취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매출 압박이 심해지면 아무도 그 제휴를 걷어내지 못한다. 

 

일단 제휴의 유혹에 빠져버리면 오픈마켓 제휴를 못 벗어난다. 자체 이벤트보다 훨씬 반응이 좋은 오픈마켓 이벤트를 버리고 스스로 이벤트를 진행하지도 못한다. 이러다 보니 점점 자체 경쟁력이 저하되고 만다.

 

오픈마켓 제휴를 중단하자고 말을 하지만, 정작 제휴 중단 후 나타날 매출 저하를 감당할 관리자는 없다. 물에 빠져 죽어가는 이를 바라보며 꺼내어 살리기보다는 옆에 나뭇가지를 잡으라고 소리만 지르는 격이다. 일단 물에 들어가 빼내어야 하지만 누구도 몸이 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들어가서 건져주었다가 내보따리 내놓으라고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니 같이 떠내려가는 게 더 두려웠을 수도 있다.

 

최근 우연히 해당 온라인몰이 ‘위메프’와 제휴를 해서 입점했다는 기사를 봤다. 의아했다. 5년 전 필자가 책임자로 해당몰을 운영 시 제휴는 더 이상 확대하면 안 되고 서서히 거둬들일 때라고 전략을 제시했었는데, 오히려 외형증대를 위해 오픈마켓 입점을 증가시키고 있었다. 매출은 늘었을지 모르지만 ‘지난 5년간 수익은 완전히 망가졌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때 정성을 들여 리뉴얼 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하고, 전략을 분석하며 키워드를 만들고, 외부유입을 직접유입으로 전환시키며, 천천히 수익위주로 전환하려 했던 모든 계획은 다 잊힌 듯하다. 물론 후임자는 전임자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가 꺼려질 수도 있다.

 

롯데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몰은 오픈마켓으로 형태를 변경 운영하고 있다.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너무 많아서 차라리 오픈마켓을 하는 것이다. 오픈마켓에 세를 살며 월세를 내면서 결코 재산을 모아 집을 살 수 없다.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백화점, 이제 그 전략을 과감히 버려야 하지 않을까.  ​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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