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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

절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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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7월 1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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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하는 기술만큼이나 무언가를 하지 않는 기술도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덜하거나 적게 하기를 포함해서 말이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세상을 맞고 보니 그런 걸까요. 

 

지구상의 모든 불행(전염병을 비롯해 전쟁, 범죄, 기아, 난민 등등)을 막을 수 없다면, 안 해도 되는 일을 해서 생기는 참사라도 막아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상념이죠. 

 

사무실 책꽂이에서 한참이나 잠자고 있었을 ‘절제의 기술’이라는 책이 갑자기 눈에 들어 온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 같습니다. 얼핏 꼰대의 기운도 좀 풍기는 제목이지만, 표지 디자인이나 본문 편집은 세련되고 노안을 가진 사람에게도 높은 가독성을 선사하는 기특한 인문학 입문서 입니다. 

 

저자는 덴마크의 대중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스벤 브링크만 교수인데,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명언 “진정한 행복은 절제에서 나온다”는 속표지 글로 시작이 되죠. 

 

책 내용도 간단하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국어 번역본 초판 1쇄가 올해 4월에 나왔으니 브링크만 교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을 리는 만무하겠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속 편한 소리 한다’고 치부했을 소재들 여럿에도 공감이 갔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를 지배했던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라는 강박적 사고를 내려놓고 ‘더 적게, 대신 더 철저하게’라는 원칙을 삶에 적용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기꺼이 뒤처지고 더 많이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본문은 그런 용기를 북돋울 다섯 가지 원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는 ‘선택지 줄이기’입니다. 이것저것 다 해치울 수 있다는 오만함이 결핍을 부르기 때문에 한계를 깨달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 더 많이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실존적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우리가 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부분은 耳懸鈴鼻懸鈴이지만 해외 유학, 인턴십, 봉사활동, 배낭여행을 해서라도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함에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는데 동의합니다.  

 

세 번째는 ‘기뻐하고 감사하기’, 네 번째는 단순하게 살기, 마지막으로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를 주문합니다. 이 모든 것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것입니다. 

 

‘절제’가 내포하고 있는 삶의 무미건조함을 극복하고 절제에서 쾌락을 찾는 기술을 익히라는 말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삶도 그렇고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제안이 아닐까요. 빅 데이터 분석 기술,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현대 산업사회에서 수요와 공급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너무 과했으니 이젠 좀 모자란 듯싶게 말이죠.   

아참, 어떤 연예인은 ‘선을 넘는’ 것이 캐릭터라고도 합니다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절제의 기술은 매우 필요한 덕목이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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