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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사 비상 국내 생산 대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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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10월 1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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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패션 기업의 디자인실, MD, 생산팀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장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베트남 생산이 불가능해진 직후부터 국내 생산처를 백방 알아봤지만 마땅한 공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더큰 문제는 해외 생산을 국내로 돌리는 것은 고사하고, 기존 국내 거래처들도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규모 브랜드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유는 비상에 걸린 일부 대형 패션 업체들 역시 물량을 국내로 돌리면서 대형 공장들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입장에서도 물량이 큰 메인 업체들의 물량을 먼저 받아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들의 작은 물량을 신경써줄 여력은 없는 것이다. 

 

한 소규모 브랜드 관계자는 “몇 만 장씩 만들어내는 공장들은 메인 대형사 물량을 소화해내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잘한 업체들의 주문은 대량 취소하고 있다. 

 

10월 초면 제품이 들어와야 하는데 11월 말에 되어도 입고가 될까 말까 하다는 피드백만 받고 있다. 겨울 장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골프웨어, 캐주얼 등 너나할 것 없이 베트남 생산 비중이 컸던 패션기업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고 있다.

 

공임은 계속 올라간다

패션 기업들은 어떻게든 옷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공장을 찾아다니며, 더 비싼 공임을 주고서라도 거래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공임은 부르는 게 값이다. 달라는 대로 줘도 옷을 만들어 줄까 말까이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이미 괜찮다는 공장들은 모두 오더가 끝난 상태다.

 

“실력이 검증된 괜찮은 공장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여러 업체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옷을 만들어달라고 하니 공임은 계속 올라가고, 비싸게 만들면 잘 판다고 해도 남는 것이 없으니 큰일이다.”

 

일부 규모가 있는 공장들은 규모에 맞춰 큰 기업 하나만 받고 다른 신규 주문은 아예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거래처에 무턱대고 주문을 넣기도 쉽지 않다. 급하게 주문을 넣었다가 사고라고 생기는 날엔 올 겨울 장사는 끝이기 때문이다. 

 

고가 브랜드들도 큰일이 났다. 웬만한 품질로는 수준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하는 수준을 맞춰주는 공장도 많이 없지만 찾는다 해도 수준 낮은 곳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공임은 비슷한데 제품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고, 길게 본다면 브랜드 이미지 망가지는 건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물량은 질러놨는데” 

PXG 같은 고급 골프웨어들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그나마 매출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하반기에도 잘 될 것으로 보고 물량을 잡아놨는데 제품이 묶여버리니 울상이다.

 

일부 업체들은 결제까지 다 했는데, 제품이 안 들어오니 자칫하면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물건이 늦게 들어올 경우 제때에 팔지 못해 고스란히 재고로 남을 수도 있다.

 

일부 업체들의 생산 스케줄을 보면 입고가 빨라도 11월 말인데 그 때는 이미 겨울 장사가 끝나버린 시점이기 때문이다. 저가 중심의 캐주얼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물량이 많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이지 아이템이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조금이라도 올라가게 된다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

 

한 데님 업체의 경우 베트남 생산이 막히자 서둘러 국내 공장을 알아봤지만 생산 가능한 곳을 찾지 못했다. 계획했던 물량의 절반 이상이 생산 주문조차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해당 업체 생산 담당자는 “요즘 매일 전국 공장을 찾아 돌아다니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가능한 곳을 찾아 추가하고 있지만 계획한 물량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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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업체들도 난감

의류 뿐 아니라 액세서리도 국내는 이미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골프,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 등 모든 복종에서 필수 액세서리인 모자의 경우 몇몇 대형 공장들이 한두 군데 큰 브랜드의 물량을 받게 되면서 소규모 업체들의 주문은 갑자기 취소한 것이다.

 

“들어간 주문까지 취소해 버리고 갑자기 품질을 맞추면서 소량 생산이 불가능해졌다. 가을 겨울에는 모자 없이 장사를 해야 할 판이다. 물량이 적으면 뱉어내고, 큰 업체들만 받으니 방법이 없다.”

 

생산업체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고급 의류나 액세서리 위주로 만들어 온 공장들의 경우 메인 거래처들의 해외 물량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난감한 입장에 처하고 있다.

 

한 생산업체 공장장은 “규모도 안 되는데 무조건 만들어내라고 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밤낮없이 공장을 돌려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너진 국내 생산 기반

이 같은 국내 생산 대란은 이미 국내 봉제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빠져나가면서 국내에는 이렇다 할 생산 공장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패션 기업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고, 국내에 있던 공장들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그들마저도 해외로 이전했다. 국내에는 동대문 인근 창신동의 소규모 봉제 공장들이 대부분이고, 대구나 일부 지역에 큰 공장들이 몇 개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메인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다가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살아나 소비가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베트남 생산길이 막히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면서 패션 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위기를 또 다시 겪고 있다.

 

몇 년 전 창신동의 한 봉제 공장 사장님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싼 곳 찾아서 해외로 다 떠나니 국내 공장들은 다 망했지. 그러다 나중에 해외 공장에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나 몰라. 그때는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공장이 없을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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