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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매출 2019년 수준으로...'코로나 불황'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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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4월 1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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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시흥점 야외 주차장. 이미 가득찬 주차장 주변 도로까지 차들이 들어서 있고 계속해서 진입하는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었다. photo=fashion post database>  

 

백신 접종 시작되자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4차 대유행, 길어질 여름 비수기 견딜 수 있을까​ 

주중엔 황사, 주말엔 비. 지난달 날씨는 그랬다.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했던 1일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눈과 비가 내렸고, 일교차가 크긴 하지만 완연한 봄기운이 돌다가 주말만 되면 비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황사와 미세먼지는 씻겼지만 주말, 특히 토요일의 궂은 날씨는 패션시장에 결코 호재가 아니다. 그래도 3월 한 달, 외곽 유통에 사람이 몰렸다.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으로 향하는 길은 영동고속도로에서 아웃렛으로 빠지는 여주 IC에서 주차장까지 주말마다 정체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과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으로 진입하는 길 역시도 강변북로부터 막혔다. 인천광역시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과 트리플스트리트 주변도 주말이면 점포에 접한 이면도로 한 개 차선이 주차장이 됐다. 

 

스포츠와 스트리트웨어 매장 마다 가족단위 쇼핑객과 10~20대 학생 쇼핑객이 북적였다.  

 

서울 도심에서는 ‘오픈 발’을 제대로 받은 더현대서울이 코로나 상황이 무색할 만큼 집객 파워를 발휘했다. 2월 24일 오픈 이후 6일 동안 약 37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3월 1일까지 연휴 기간 방문객 총수 100만 명 이상, 일 매출액 100억 원대로 3월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쇼핑코드 ‘복합쇼핑몰·교외·아웃렛’ 

포근해진 날씨, 장기화된 코로나 상황에 지친 이들은 복합쇼핑몰과 도심 주변 아웃렛을 찾았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패션쇼핑 채널이지만 목적구매 보다는 소풍 겸 나들이를 위해, 기왕지사 발걸음을 했으니 옷도 샀다.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2월 하순부터 교외에 위치한 대형 아웃렛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견 패션기업 임원은 “지금 교외 프리미엄 아웃렛은 사람으로 터져 나갈 정도”라면서 “도심의 중소형 백화점과 패션전문몰이 완전히 죽어 있었는데, 곧 도심에도 올라올 기세”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주력 유통인 브랜드들이 지금의 매출 반등을 분석하는 시각은 비슷하다. 메가트렌드, 메가히트 아이템이 딱히 없기 때문에 단순히 작년에 바닥을 친 기저효과일 수도 있고, 새 학기와 웨딩 시즌인 계절 특성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브랜드 책임자는 언제 다시 바이러스가 심술을 부릴지 모르니 3월 상황만 보고 4-5월 매출 목표를 상향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영진 보고를 하면서도 부쩍 오른 전년 대비 신장률 대신 ‘업계 전체적으로 나아졌다’ 정도로 최대한 담담하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기세를 몰아 ‘여름 제품 조기 출고’ 카드를 다들 꺼내들고 있다. 

 

객단가는 차치하고라도, 총 객수와 구매건수가 확실하게 작년보다 늘었기 때문에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다. 1년 여, 절망감까지 느꼈던 슈트와 세미 포멀 스타일 중심의 브랜드들도 구매 아이템의 변화에서 ‘사람들이 돈을 쓸 의지를 보인다’며 반색한다.

 

작년에는 저렴한 생필품 수준의 ‘집콕’ 패션으로 파자마 겸용 홈웨어나 원마일웨어, 컴포트웨어만 찾는 듯 보였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대표 시즌 아이템인 트렌치코트와 재킷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또 기능성과 패션성을 갖춘 아노락 등 야외활동을 계획하지 않고서는 구매하지 않을 아이템도 인기가 높다. 

 

정진영 신원 ‘지이크’ 사업부장은 “지난 2월 설 연휴 이후 교외형 아웃렛부터 실적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도심 쇼핑몰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3월 들어서는 도심 중대형급 백화점 실적도 2019년과 얼추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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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과 동시에 치솟은 소비욕구

‘백신’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데 한 몫을 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2월 26일, 접종이 시작된 시점과 주요 패션유통 및 브랜드의 매출 반등 시점이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때가 작년 1월 20일이니, 패션기업들은 정확하게 1년 37일 만에 장사다운 장사를 해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 각 기관이 내놓은 지표에서도 3월의 소비회복 분위기가 눈에 띄게 감지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9∼16일)’에 따르면 3월 전국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5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정확히 1년 전에는 진정한 코로나 불황을 맞이했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3개월만인 2020년 4월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70.8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었다. 소비지출전망(CSI)에서 눈에 띄게 지출이 감소한 대표 항목으로는 여행에 이어 의류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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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매 달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소비지출계획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자료를 내고 있으며, 경제현상 진단과 전망에 활용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 모두 기준치를 100으로 해 지수가 100보다 크면(작으면)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나음(나쁨)을 의미한다. ​

코로나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영업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3월 말 자료에 따르면 3월 8~21일까지 전국 65만 소상공인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 말과 비교해 85% 수준까지 올라왔다.

 

작년 12월 자료의 수치가 전년 동기 대비 60%에 턱걸이한 점을 감안하면, 영업제한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반등 폭이 꽤 크다. 카드 매출액은 평년 대비 약 90% 수준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4월 경기전망지수’도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직후인 작년 2월 수치 정도로 나왔다. 준으로 회복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2월 수준으로 회복됐다. 완연한 경기 회복으로 볼 순 없지만, 체감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골프웨어· 아웃도어 ·스포츠 날다

3월 한 달 동안 3주차와 5주차 주말에 전 복종에 걸쳐 전년 대비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오프라인 전 유통 채널에서 가장 크게 웃은 쪽은 골프웨어. 골프웨어는 백화점 3사에서만 2020년 대비 실적은 물론이고 2019년과 비교해서도 10~70%대 신장률을 기록했다. 

 

필드로 나가는 시기임과 동시에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힘들어지자, 그 대안으로 골프를 선택하는 20-30대가 급증, 신규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온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와이드앵글’의 경우 전국 191개 매장의 총매출이 1월까지 전년대비 마이너스에 머물렀지만 2월에 1월 보다 13억 원이 뛰어오른 약 57억 원으로 56% 신장, 3월(1~28일)엔 82억 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파리게이츠’는 작년 보다 오히려 12개를 줄인 140개 매장에서 40%대 누적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1월엔 44억 3,000만 원, 2월엔 72억 6,900만 원으로 마감했고 3월은 120억 원을 넘기며 작년의 두 배 매출을 냈다. 역시 올해 매장을 30개 가까이 줄인 ‘까스텔바작’도 2월부터 플러스 신장으로 돌아서 3월에 매출액 60억 원, 신장률 45%를 기록했다.

 

183개 매장을 보유한 ‘핑’은 3월에 매출액 90억 대, 신장률은 80%까지 올랐다. 아웃도어 브랜드 다수도 시즌 특성과 코로나 수혜를 모두 받았다. 주요 브랜드 중 ‘블랙야크’는 3월 1일부터 4월 4일까지 295개 매장에서 매 주간 신장률이 약 41%까지 치솟았다. 

 

3월 첫 주 매출액은 47억 9600만 원, 마지막 주(3월 29일~4월 4일) 매출액은 59억 2800만 원을 기록했다. 전국에 222개 매장을 운영 중인 ‘디스커버리’는 3월 첫 주에 약 85억 원으로 출발해 마지막 주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1분기 매출액은 이미 1,000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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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활짝 웃지 못한 패션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백화점 매출은 전월 대비 33.5%가 올랐다. 이는 1996년 2월에 52.9%를 기록한 이후 25년 만의 전월 대비 최대 증가율이다.

 

실로 오래간만에 백화점 ‘세일 발’도 받았다. 세일의 성패를 가르는 첫 주말 3일(3월 2~4일) 동안, 롯데는 전년 동기대비 46%, 현대는 71%, 신세계는 62.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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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전체 소매판매액지수도 2월부터 회복세다. 올 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15.2(2015=100)로 2019년 12월의 116.2에 근접했다. 

 

이런 긍정적 지표와 수치에도 패션 카테고리는 마냥 신이 날 수 없다.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식품(선물 세트 포함)와 가전, 면세점 기능이 마비된 탓에 백화점으로 넘어온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설명 자료에서도 의류, 신발, 가방 등 패션품목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프라인 전문소매점이 회복을 못하고 있고,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악재, 자영업자 구매력 악화

경기가 나아지고, 유통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지역 경제를 받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은 패션시장의 큰 악재(惡材)다. 

 

패션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대리점주나 대리점 사업을 하는 본사라면 모를까, 언뜻 상관관계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수입이 고정된 직장인과 사업가의 씀씀이는 어떠한가, 곰곰이 생각해보자. 자영업자들은 아주 오랜 기간 패션시장의 큰 고객이었다. 

 

안정된 영업장을 가진 자영업자들은 구매할 때 객단가가 확연히 높다. 특히 중고가대 이상 브랜드에서 존재감이 매우 크다. 게다가 자영업자들의 수입은 자녀와 손자녀 세대까지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컨디션에 따라 자영업자의 위축과 소비력 하락은 매출 기반을 위협하는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소비심리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2019년, 2020년, 올해 조사에서도 소비심리가 가장 크게 위축된 직업군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으로 나타났다. 

 

생활형편과 소비심리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추락, 휴직자나 퇴직자보다 낮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본인의 경기 악화에도 높은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를 지키기 위해 고용율도 하락했다. 

 

마스크 벗으면 돌아올까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따뜻한 봄 날씨가 패션시장에 훈풍을 불어넣는 듯 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결국 소비자의 지갑이 닫히는 시나리오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4월 8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00명까지 급증했다. 

 

올 1월 7일 869명이 나온 이후 최다 기록이고, 누적 확진자 수도 10만 명을 훌 쩍 넘겼다. 이대로라면 여름 비수기가 길어질 것이 자명하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0 연간 가계지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가 할퀸 지난해 가구당 의류와 신발 지출은 2019년 대비 14.5%가 줄어 역대 최대 폭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보복소비도 토종 패션브랜드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젠 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이 형성되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걸까. 자기객관화부터 해보자.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소비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브랜드 매장으로 몰려와 옷을 사줄까? 소비자는 코로나 상황에 돈줄이 막혀 구매를 줄였을지언정, 선호 브랜드를 바꿀 필요까진 없었다. 단지 쇼핑 채널을 온라인으로 확대, 믹스했을 뿐이다. 

 

일부 패션기업은 코로나가 앞당긴 이런 소비 생태계 변화를 아직 받아들이지도 못했다.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 인력이 없고, 있다한들 고용할 여력이 없다’ ‘우리 옷은 무신사나 더블유컨셉과 맞지 않는데 온라인 어디를 공략하나’ ‘대형 플랫폼이 벽을 쌓아 중소기업 자사몰은 싸움이 안 된다’ ‘우리도 라방을 하면 될 것 같은데 네이버는 진입장벽이 높고, 전문 채널은 믿지 못 하겠다’ 등등 코로나 덕분에 장사가 안 되는 핑계거리만 늘었다.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끼친 가장 큰 해악은 이례적 불확실성이다. 겪어보지 못한 일은 예측이 불가능해 보편적 대안도 세울 수 없다. 분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라던 ‘衣’ 산업을 위기로 몰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심리학자 클레이튼 폴 앨더퍼(C. Alderfer)의 ERG이론에서 기회를 본다. 사람은 생존욕구, 성장욕구와 함께 다른 사람과 친교를 맺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인정을 받고자 하는 ‘관계욕구’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동과 만남의 제한이 사람들을 얼마나 괴롭게 하는지 모두가 보았다. 아직 사람이 바글거리는 쇼핑몰에서 먹고, 사고, 즐기는 그 날을 꿈꾸며 집 안에서 칼을 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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