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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돌고 돌아 다시 서울시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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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9월 1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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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패션·봉제 사업 경제정책실이 직접 챙긴다”

2014년 서울디자인재단에 넘겼던 업무 서울시로 회귀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구성해 내년부터 민간 위탁

정구호 전 총감독 거취 주목...심사위원 재등장​ 

서울시가 국내 최대 패션행사인 서울패션위크의 지휘봉을 회수한다. 

 

서울시는 산하 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 이하 디자인재단)이 주관했던 서울패션위크를 비롯한 패션, 봉제사업 전부를 내년부터 서울시 경제정책실 도시제조업거점반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도시제조업거점반 소속 4개팀(제조업정책팀, 스마트앵커팀 패션정책팀, 패션지원팀)이 신규 사업을 포함해 재단의 기존 업무와 140여 억 원의 관련 예산을 분담해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패션정책팀은 서울패션위크 운영을 총괄하면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조직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행사 진행은 공개입찰을 거쳐 민간에 위탁할 계획이다. 서울시 중장기 패션사업 마스터플랜인 패션허브사업의 일환으로, 자율성과 전문성을 가진 민간 주도 패션위크로 가기 위해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  

 

이에 따라 디자인재단은 2013년 6월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에서 넘겨받은 패션, 봉제사업이 떨어져 나가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와 서울새활용센터 등의 운영관리와 디자인진흥 정책사업만 맡게 됐다. 디자인재단의 연간 가용 예산은 300여 억 원, 그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패션, 봉제사업이다. 

 

패션위크 누가 운영해야하나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으로 올해 20주년을 맞은 서울패션위크는 공식적으로 네번째 컨트롤타워가 새로 선다(1990년대 패션디자이너들이 자체적으로 열었던 ‘서울컬렉션’의 前史는 논외로 하고,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주최자로 나선 이후로 한정한 이야기다). 

 

서울패션위크 운영을 처음 맡은 곳은 2000년 7월, 서울시 출연기관인 SBA 산하에 설립된 서울패션센터다. 2011년까지 서울패션위크부터 서울시가 추진하는 패션산업 지원 사업을 모두 책임졌다. 지금의 디자인재단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패션위크 담당자들이 업무 관련해 징계를 받고 구설에 오르는 일이 생기자 2011년 말, 서울시에 의해 전격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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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폐쇄로 허공에 뜬 서울패션위크를 열기 위해 패션디자이너들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를 결성해 나서고 민간 조직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1년 만에 아웃되어 버렸다. 처음 행사를 진행한 민간사업자는 우왕좌왕했고,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이유를 들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 다음 주자가 지금의 디자인재단. 2012년 11월, 서울시가 디자인재단에 市의 패션, 봉제사업을 모두 위탁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이때도 업계 안팎이 시끄러웠다. 서울패션위크의 행정적, 재정적 자립이 종착지라면서 민간위탁을 공표한지 1년 만에 출연기관에 사업권을 주겠다는 시의 행보는 깔끔하지 않았다. 당초 디자인재단도 공개입찰을 통해 최고점을 받을 경우에만 사업자로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는 이야기였다. 

 

더욱이 당시 출범 3년 차이던 디자인재단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단의 2011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조직개편 부적정, 중장기 인력수급계획 근거 미흡, 내부시스템 활용 저조, 창의제안 부족” 등등의 지적을 받으며 총 11개 출연기관 중 꼴찌를 하던 중이었다. 

 

지붕만 쳐다보는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가 디자인재단 사업 이관을 결정하면서 밝힌 표면적 이유는 예산편성과 사업수행 부서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중복 사업을 정비해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현재 시 본청에서 패션, 봉제사업 예산 편성을 비롯해 디자인재단 관리 및 감독은 문화본부가, 사업 실무 기획과 진행은 경제정책실 거점성장추진단이 맡고 있다.   

 

특히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패션허브 선도사업’을 정점으로 서울패션위크 등 기존 사업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통합, 조정하기 위해 시 전체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문화본부, 경제정책실, 디자인재단, 3자가 오랜 기간 고민하고 협의에 이른 사항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업무 이관은 2019년부터 논의되어 왔고, 올해 7월 23일 문화본부, 디자인재단 회의를 통해 공식화됐다. 

 

하지만 디자인재단은 대표 스스로도 밝히길 “전문성이 없는데 예산만 엄청나게 늘어나고 민원의 온상이 된 봉제사업”을 걷어내게 되어 안도하는 만큼, 서울패션위크를 놓친 아쉬움이 역력하다. 

 

같은 회의에서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재단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패션위크는 본질적으로 디자인에 관련된 것이고, 봉제는 서울시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맞다”면서 “DDP개관과 동시에 패션위크를 맡아 열정을 가지고 해왔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패션과 봉제사업을 분리해서 추진할 수 없는 여러 사정이 있고, 시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온 일이라고 (재단) 내부에서는 그렇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달 12일 디자인재단 업무 이관을 포함해 제출한 ‘2021년 서울디자인재단 출연동의안(10-01782)’은 이달 3일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제296회 임시회 폐회중 제3차 회의)를 통해 출석위원 전원 찬성 의견으로 원안 가결됐다.

 

‘패션은 산업’ VS ‘패션은 문화’

서울시의 업무 이관 결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문화본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업무 이관을 강하게 비판한 시의원도 있었고 본회의에서 다른 결론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춘례 서울시의원은 “재단이 패션, 봉제사업 6년차에 접어들고 패션위크의 경우 전문성을 가지고 잘해왔는데 일관성 없이 이관은 왜 하는 것인가”라며 “봉제는 경제정책실로 가고 어차피 민간위탁을 줄 거라면 패션위크는 디자인재단에 남겨두는 것이 맞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미 패션, 봉제사업 이관에 맞춰 삭감된 내년도 출연금 안(案)이 소관위를 통과한 마당에 없던 일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서울패션위크를 누가 운영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충돌하는 이유는 ‘패션’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에 있다. 경만선 시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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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본부가 디자인재단 사업의 컨트롤타워가 되어야지 경제정책실 소관으로, 경제논리로 푸는 것은 맞지 않다. 디자인재단 대표라면 경제정책실이 패션위크를 가져가게 두면 안된다. 패션사업을 문화로 이해한다면 문화본부와 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것이 맞다.”

 

패션위크는 문화행사이므로 부득불 서울시가 맡는다면 주무부서로 경제정책실은 안되고 문화본부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디자인재단의 관점도 비슷하다. 올 봄 있었던 임시 이사회에서 서울시가 재단의 핵심사업을 가져가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 이사가 우려를 표하자 강병길 이사장이 한 발언이다.

 

“서울시가 패션 사업을 진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지 패션을 산업으로 보는지 문화로 보는지에 대한 견해 차이다. 우리도 (총)감독을 선임하고 나서, 패션쇼가 그분들의 전문성에 의해 지속되는 것을 지원하는 정도로 이해한다면 앞으로 패션이라는 굉장히 강력한 디자인의 중심 자체가 이런 시민중심이 아니라 산업으로 오해되는,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반면 서울시는 서울패션위크 존재의 이유가 ‘비즈니스’에 있다고 본다. 뉴욕, 런던, 파리, 밀란 패션위크처럼 전세계 바이어와 소비자에게 서울과 서울 패션을 파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4대 패션위크가 그렇듯 행사기간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프로그램 확장은 하지만 본질은 ‘상업행사’인 것이다.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장은 누가?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구성을 기정 사실로 가정했을 때, 조직위원장은 누가 맡게 될 것인지가 궁금하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강력한 권위와 힘을 가진 패션협회도 없고,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패션 전문 행정가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적임자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까지 서울시의 스탠스에 비춰보아 원로 디자이너나 현역 디자이너를 위원장으로 추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저간의 상황에 대해 이해가 있는 몇몇 인물은 서울시 패션사업 총괄역을 지내고 업계 신망이 높은 고위 퇴직 공무원, 그리고 정구호 전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정도를 조심스럽게 거론한다. 당사자에게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조직위원장 하마평과 무관하게 두 인사의 경륜에 대해 서울시의 신뢰가 깊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달 열릴 예정인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디지털 패션쇼에 참가할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심사위원 명단에서 ‘정구호 전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구호 CD는 2015년 초대 총감독으로 추대돼 2016 S/S 시즌부터 2019 F/W 시즌까지 마땅한 후임자도 나서지 않아 본인이 고사했음에도 두 차례 연임하며 서울패션위크를 지휘했다. 재임 기간에는 당연직 심사위원이었지만 퇴임 후 1년 동안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었다. 전미경 현 총감독은 작년 가을 공모를 통해 선임되기 전 2018~19년에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서울시는 업무 이관 결정부터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진행 상황과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길 몹시 어려워했다. 10월 중순은 되어야 공식 입장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디자인재단 측은 “서울시의 의견이 먼저 나와야 코멘트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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