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캐주얼 群이 사라진다 > SPECIAL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SPECIAL

진 캐주얼 群이 사라진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19년 11월 04일 프린트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4edd1476e03c999b9cb2e796ef4f7d00_1572575144_7499.jpg
 

“요즘 매장 철수 건 만 처리하러 다녀요. 하루가 멀다하고 철수 통보 받느라 바쁩니다” 한 진 브랜드 영업 담당자의 말이다.  

 

진 캐주얼은 백화점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진 PC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브랜드별로 특별할 것 없는 제품, 바닥으로 떨어진 브랜드 가치, 온라인 시장의 미흡한 대응 등 여러가지 이유로 누구나 알고 있는 네임드 브랜드들은 서서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있다.

 

 청바지 한 장에 15만9천원, 17만9천원 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트루릴리전, 디젤 등 프리미엄 진 매장에 가면 40만원 대 제품도 즐비했다.

 

우리는 이렇게 비싼 청바지를 당연하게 돈 주고 사 입었다. 지금 그 돈이면 유니클로나 지오다노에 가서 4장은 살 수 있을 것이다. 

 

왜 였을까. 우리는 왜 비싼 돈을 주고 네임드 진 브랜드 바지를 입었을까. 이유는 말하나마나 브랜드 가치가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명품백을 사는 이유는 그 가방의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는 로고 장식이 크게 붙은 그 백을 들면 “나는 이 정도 되는 사람이야”라는 무언의 자신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청바지도 마찬가지다. 백 포켓의 문양만 봐도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리딩 브랜드들은 시그니처 로고와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

 

워싱과 핏만 봐도 브랜드의 구분이 확연했다. 리바이스의 거친 질감과 일자 핏, 캘빈클라인의 쪽 빠진 슬림핏, 게스의 총알 자국과 보석 박힌 역삼각형만 보더라도 피아식별은 뚜렷했다.

 

이는 각 브랜드들의 특징과 오리지널리티가 확실했음을 보여준다.

 

리바이스는 상남자 스타일 데님으로 남성 고객이 많았다. 캘빈클라인은 상대적으로 슬림하고 모노톤의 느낌으로 여성 고객이 많았다. 캘빈클라인이 다소 모던한 느낌이라면 게스는 섹시한 느낌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갔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광고 캠페인에서도 드러났다. 리바이스는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남성 중심의 광고를 가져갔고, 캘빈클라인은 몸매가 드러나는 여성 연예인들을 모델로 썼다. 게스는 글로벌에서 핫(HOT) 하다는 모델을 사용해 섹시한 느낌을 강조했다.

 

진 시장을 리드한 3대 브랜드


백화점에 가면 이 세 브랜드는 항상 함께 했다. 리바이스 매장에 가도 살 것이 있고, 캘빈클라인에도, 게스 매장에도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있었다. 이들 브랜드는 로열티도 있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가가치를 기대 이상으로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비싸도 상관없었다. 가치에 대한 지불에 거리낌이 없었다.

 

오죽하면 백화점에서 이들 브랜드를 고가진이라고 불렀을까. 이미 비쌌다는 말이다. 남녀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들은 30만원 대 고급 청바지를 출시했고 진 브랜드들은 이보다 저렴한 가격 존을 형성하면서 고정고객을 확보해 나갔다.

 

전성기를 누렸을 때 이들 브랜드는 각각 2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정점을 찍었다. 매출 1등 자리에도 이들 세 브랜드가 돌아가면서 올랐다. 트렌드에 따라 사이좋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다. 상한가를 칠 당시 브랜드 로열티가 무너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과거의 영광이 영원할 거라 생각했을까. 오리지널리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많이 부족했다.

 

SPA 브랜드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부터였을까. 소비자들은 질도 좋고 값도 싼 청바지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유니클로, 자라, H&M, 탑텐, 스파오, 그 브랜드들의 자매 브랜드까지 합하면 외국계 브랜드들의 러시는 진을 비롯한 여타 대형 캐주얼 브랜드의 자리를 천천히 빼앗아갔다.

 

백화점에 가면 항상 좋은 벽 쪽 자리에는 3대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게스. 어느 시점 부터였을까. 시간 지나면서 어떤 매장에는 리바이스, 게스 두 개 브랜드만 보였다. 어떤 점포에는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두 개 만 있었다. 어떤 점포에는 한 개 브랜드만 있었다. 요즘 오픈하는 신규 점포에는 진캐주얼이 없는 매장도 있다. 굳이 진 브랜드가 아니어도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 전문 브랜드가 아닌 캐주얼 매장에만 가도 데님 제품은 널렸다. 가격도 저렴하다. 품질도 그리 나쁘지 않다. 가격대비 성능이 준수했다. 브랜드 로고 플레이를 선호하는 세대는 나이를 먹었고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이 소비주체로 떠올랐다. 굳이 비싼 청바지를 자랑하기 위해 입지 않아도 되는 세대를 마주했다.

 

4edd1476e03c999b9cb2e796ef4f7d00_1572575800_9105.jpg
 

개성이 사라진 진 캐주얼


매출이 떨어지자 진 캐주얼 브랜드는 오리지널리티를 잠시 접어두고 한 눈을 감았다.

 

올 해 어떤 스타일이 유행한다고 하면 “우리도 한 번 만들어 볼까? 그 제품 만들면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진캐주얼 브랜드들은 유행 타는 옷을 만들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강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옆집 브랜드를 따라하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옷을 찾아 다른 길로 조금씩 나갔다.

 

확연했던 브랜드 각각의 색깔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리바이스에 가도, 캘빈클라인에 가도, 게스에 가도 비슷한 스타일이 많아졌다. 한 점포에 3개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키지 않아도 됐다. 스타일이 대동소이해졌기 때문에 매출은 줄었고, 하나만 있어도 별 차이가 없게 됐다. 그자리에 더 매출이 잘 나오는 브랜드를 넣는 것이 효율이 더 나은 상황이 되었다.

 

유니클로나 자라 같은 대형매장이 들어온다고 하면 진캐주얼 브랜드들은 캐주얼 브랜드와 함께 도매급으로 싸그리 밀려 나갔다.

전성기 2천억원에 육박하던 매출은 올 해 기준 1천억원대 초반 수준이다.

 

그나마 겨울 시즌 외의류 매출이 좋은 ‘게스’만 그 정도다. 캘빈클라인진의 경우도 1천억 원 미만으로 추락했다. 리바이스 역시 바닥을 쳤다가 엔지니어드진을 다시 내놓으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게스는 무너지는 진캐주얼 시장을 홀로 버텨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 맞는 디자인과 제품을 만들고 가격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유일하게 1천억 원 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무조건 버텨내기도 임계점에 다다랐다.

 

지난 상반기에는 역대급 역신장 행진이 이어졌다. 힐피거데님을 제외하면 많게는 30% 대 역신장이라는 숫자를 기록했다.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제와서 할 수 있는 것은 현상유지 정도가 최선일 것이다.

 

행사장이 사라진 것도 매출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셔츠와 함께 행사 매출이 높았던 진캐주얼은 행사장에서 밀려나면서 또 매출이 많이 줄었다.

 

잡지 못한 온라인


진캐주얼의 패인 중 하나는 온라인 시장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것도 크다.

 

해외 브랜드 중심인 까닭에 온라인 비즈니스에 익숙하지 않았던 진캐주얼 들은 자신들만의 온라인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빠르게 이어가지 못했다. 젊은 친구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신나게 파는 동안 오프라인 진캐주얼 브랜드들은 아울렛 상품만 싸게 만들어 내놓았다. 브랜드 이미지만 흐리게 되었고 매출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판매 채널의 변화를 모를리 없었을 텐데 대응할 방법이 없었던 것일까. 유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에 입점해 무조건 싼 가격을 요구하는 유통사의 방침에 휘둘리면서 고객들이 갖고 있던 가격에 대한 믿음만 깨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진캐주얼의 가격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게 됐다. 더 이상 백화점 매장에 가서 비싼 돈을 주고 데님을 사야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한세엠케이의 버커루를 제외하면 진캐주얼은 대부분 글로벌 브랜드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만큼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옴니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유지했어야 했다.

 

존폐 위기의 진 시장


고가진이 잃은 시장은 SPA와 중가 캐주얼 브랜드,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사이좋게 나눠가져갔다.  

 

또 랩, 원더플레이스, 에이랜드, 바인드 등 스트리트 편집숍 매장에 입점한 데님 특화 브랜드들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쪼개졌다.

 

원래 유니섹스 PC에는 진캐주얼이 없었다. 2000년 초반 데님 트렌드가 일어나면서 유니섹스 진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리바이스, 캘빈클라인진 등 붐이 일면서 진 유니섹스 PC가 따로 생겨났다. 브랜드도 10개에 달했다. 지금은 없지만 폴로진, 빈폴진 등 하나의 라인을 브랜드화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진 유니섹스는 이제 존폐의 위기다. 진이라는 이름으로 유통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진 유니섹스 PC는 생겨난 지 20년 만에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도 자리 잡지 못했고 백화점에서도 설자리를 잃게 되면 이들 브랜드는 앞으로 어디에서 매출을 올려야 할까. 

 

[이 게시물은 채수한 기자님에 의해 2019-11-04 08:58:19 SPECIAL에서 이동 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65호 65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466
어제
4,785
최대
14,381
전체
2,027,007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