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유태 루츠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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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프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브랜드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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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인수 기자 (cis@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6월 15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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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유태 루츠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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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이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유태 대표가 촬영 내내 사진기자에게 요청했던 말이다. 스컬프터를 전개했던 9년 동안 왜 인터뷰 기사가 하나도 없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유태 대표의 성향이 고스란히 스컬프터의 브랜드 철학에도 묻어 있었다. 판매량을 극대화해 이른바 잘 나가는 브랜드로 여겨지기 보다는 인정해주는 사람이 적더라도 한 단계씩 성장하며 브랜딩에 집중된 전개방식을 택했다. 

 

오죽하면 2018년까지 그 흔한 연예인 협찬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다. 작년부터 처음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인터뷰 사진은 이유태 대표의 요청으로 얼굴 절반만 노출하게 됐다. 충분히 잘하고 있고, 자랑할 만한 내용이 많지만, 굳이 나서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은 이유태 대표를 만났다. 

 

- 패션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패션을 너무 좋아해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서울로 올라와 입체디자인을 배우면서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제대로 공부해보고싶어 유학을 결정했다. 

 

런던, 파리,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인 스쿨을 놓고 고민했지만, 마음이 끌리는 곳은 일본의 대표 패션스쿨 동경문화복장학원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일본을 여행하면서 일본 행인들의 스타일이 멋있었고, 거리에 위치한 개성 있는 상점과 매력적인 상품들을 보며 일본 패션산업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다. 

 

- 일본에는 얼마나 있었나.

6년 넘게 있었다. 동경문화복장학원 어패럴 디자인과에 입학해 첫 2년은 여성복을 배웠고, 이후 1년간 남성복을 공부했다. 보통 여성복 교육과정만 거치고 졸업하지만 남성복, 특히 테일러 디자인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렇게 남성복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마치고 일본의 유명 남성복 ‘에디피스’의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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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복에서 여성복으로, 그것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이유가 있나.

사실 처음부터 여성복을 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함께 유학했던 친구 2명과 남성복 브랜드를 론칭했었다. 하지만 1년 만에 접었다. 각자의 디자인 철학과 생각이 너무 달라 의견 충돌이 많았고, 결국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웃음).

 

그때가 2011년이었는데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았다. 수중에는 500만원 밖에 없었고, 모든 것을 혼자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남성복을 하기에는 자금도 인력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잘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여성복을 선택했다.

 

스컬프터 초창기 상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모든 것을 직접 했다. 옷을 디자인하고, 원단 구매 및 제단, 봉제까지 혼자하며 임가공비를 절약했고, 폴리백 포장까지 직접 해 오프라인 편집숍에 납품했다. 

 

스컬프터를 처음 기획할 때, 시크하지만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매니쉬 스타일의 박스티, 셋업 상품군이 입소문을 타면서 조금씩 판매량이 늘어났다. 당시만 해도 도매스틱 여성브랜드가 셋업 상품을 내놓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상품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현재도 클래식 셋업 뿐만 아니라 반팔에 반바지 같은 캐주얼 셋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 스컬프터의 특징 중 하나가 스테디셀러 아이템이 없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나.

우리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추구한다. 매 시즌 창의적이고 특징 있는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만족감을 선사해주고 싶다. 

이른바 터진 상품을 스테디셀러 라인으로 만들어 매 시즌 출시하면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새로운 디자인, 패턴, 원단, 핏을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 온힘을 쏟는다. 지금까지 스컬프터의 신상품이 언제나 새로웠던 이유고, 소비자가 스컬프터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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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프터 매장 전경.>

 

- 스컬프터가 지난해 100억 원을 넘어섰다. 도매스틱 브랜드에게 의미 있는 수치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맞다.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00억 원은 의미가 크다. 보통 100억 원을 넘어서면 150억 원, 200억 원까지 다음해 목표로 잡고 가지만 우리는 그렇지는 않다. 여기까지 오는데 9년 걸렸고, 브랜드 이미지를 잘 지켜오며 성장했다. 앞으로도 지금의 스컬프터의 색을 유지하려면 내수에서는 더 이상 성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는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 그럼 내수에서는 더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나.

내수시장에서는 성장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스컬프터만의 문화를 만들고,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착한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이번에 유기동물 구조·보호단체에 후원하는 ‘스컬프터 키튼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시작이다. 키튼 티셔츠 판매의 일부 수익을 단체에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 해외사업은 어떻게 전개하고 있나.

작년까지 일본과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직접 전개했다. 일본 유학생활과 직장 생활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인맥이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현지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하고, 현지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홍보를 하고, 전시회도 참여했다. 하지만 들어가는 자원과 노력대비 결과가 쉽게 나오지 않았고, 직접 전개하기 보다는 현지 벤더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올 초 일본의 유명 리테일러 아트모스 재팬과 아다스트리아 두 곳과 홀세일 계약을 체결했다. 원래 아다스트리아에 독점계약으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브랜딩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아트모스 재팬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다스트리아는 안정적인 판매 채널 확보를, 아트모스 재팬은 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아트모스 재팬은 일부 상품을 샘플로 가져가 현지 반응을 테스트 중이고, 아다스트리아는 5개년 10억 엔(한화 약 111억 원) 매출 규모로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가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적극적이다. 올해 신규 브랜드의 목표가 무엇인가.

내가 직원들에게 말하는 것은 단 하나다. 하고 싶은 브랜드와 옷을 만들라고 항상 말한다. 스컬프터도 그랬고 베디와 페치도 마찬가지다. 각 브랜드의 디렉터에게 모든 권한을 준다. 

 

매출로 별도의 목표를 잡진 않는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 콘셉트를 설정하고, 좋은 상품을 꾸준히 만들어내면 매출은 자동으로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스컬프터와 다른 점은 내수와 해외시장까지 함께 전개한다는 점이다. 

 

특히 베디는 미국과 태국에서 반응이 좋다. 현재 미국 현지 리테일러와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고, 오더시트(주문서)를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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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온라인 브랜드 시장에 투자유치가 활발하다. 제안이 많이 왔을 것 같은데 어떤가.

우리도 여러 투자사에서 제안을 받긴 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투자유치를 하지 않았다. 

 

먼저 70% 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계약할 때는 경영이나 운영에 있어서 간섭을 안 한다고 하지만 결국 매출이 부진하고 경영이 어려워지면 많은 영역에서 개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7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끼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투자영역에서 브랜드들이 너무 무지하다는 점이다. 특히 도매스틱 브랜드를 전개하는 많은 대표들이 어리고 경험도 없다. 자신을 판단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정확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방법도 모른다. 

 

반면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측정하는 잣대가 수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브랜드 사업은 보여지는 수치가 전부가 아니라 그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투자를 하는 쪽도 받는 쪽도 준비가 안됐다고 판단했다.

 

- 전개하는 브랜드도 3개로 늘어나고, 직원도 많아졌다. 앞으로 루츠코퍼레이션의 모습은 무엇인가.

직원들이 책임자가 되고, 더 나아가 대표가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내가 모든 브랜드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각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고 직원이 대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10년 뒤 그 밑에 있는 직원이 다시 대표가 되고, 이런 시스템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직원이 주인이 되는 장수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이런 기업이 되어야만 해외에 자랑할 수 있는 도매스틱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스트리트 패션은 이제 더 이상 국내 패션시장의 비주류가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성장했고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해외에 자랑할 만한 브랜드가 없는 것 같다. 네임택을 가리면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 

[이 게시물은 임경량 기자님에 의해 2020-06-17 21:30:20 SPECIAL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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