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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정체는… ‘공지 아빠’ 신기영의 디자인 AI 개발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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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5월 11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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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2일이다. 조마조마했다. 이날 포항공대 박사과정 3명이 전국 빅데이터 스타트업 대회에서 대학생 자격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그런데 개운하지 않았다. 찜찜하기 짝이 없었다. 충격적인 심사평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기술력은 굉장히 좋은 팀인데 파급효과가 큰 다른 산업 분야에 적용해볼 생각이 없으신가요” 

 

이력 때문일까. 이 날 상을 받은 포항공대 박사과정 3명은 신기영, 송우상, 중국 국적의 이건일(Jianri Li)이다. 송우상은 2010년 세계정보검색경진대회(TREC) 1위, 이건일은 2014년 세계기계번역경진대회(WMT)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신기영은 문과 출신 공학도다. 

 

이들이 만들어낸 데이터 분석, 추천 기반의 딥러닝 소개팅 기술에 대한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이날 심사위원 여럿 가운데 날선 평가를 했던 사람은 네이버 기술 스타트업 지원기관 D2SF를 총괄하는 양상환 센터장이다. 다시 포항공대 ‘지식 및 언어공학’ 연구실에 둘러앉았다. 

 

2016년 겨울이다. 그리고 다시 딥러닝과 인공지능 분야의 각종 알고리즘과 논리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여전히 6개월 전의 심사평이 이들의 머릿속 한편에 계속 맴돌았다.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4차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등장했지만 우리 경제는 여전히 3차 산업 끝 어딘가에 서있다. 그러다 패션 산업이 눈에 들어 왔다. 이듬해 이들은 디자이노블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생성하는 AI개발을 시작했다. 파급효과 크고 기술로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을 찾고 공부하는 시간만 1년. 그렇게 찾은 산업이 패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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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에 새로운 기술이 사용된 지가 너무나 오래됐다고 생각했다. 최근 글로벌 패션 업계가 디지털로 정보를 전환하는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 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다. 디지털라이징은 그 다음 이야기다. 여전히 디지털로 정보를 전환하는 작업이 한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패션 업계가 디지털로 데이터 전환을 시작하는 과정이지만 이들은 정확히 1년 뒤 2018년 국내 최초로 디자인 생성 AI를 개발했다. 딥러닝 기반 소개팅 기술이 바탕이 됐다. 

 

미국의 ‘스티치 픽스’보다 1년 늦었진 상황이지만 신기영 대표가 만든 디자인 생성 AI ‘공지(公知)’의 성능은 우수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MIT 공대, 일본 코툐대학원 등 이들도 비슷한 시기에 앞 다퉈 기술을 내놓기 시작한 시기이다. 

 

전 세계 석학들과 개발자들이 빅데이터 수집과 분류, 분석 그리고 추천을 넘어서 인공지능이 새로운 디자인을 생성하는 영역에 앞 다퉈 뛰어 들었고 이때 신기영 대표도 디자인 생성 AI ‘공지(公知)’를 세상에 꺼내든 것이다. 공지는 디자이노블이 만든 디자인 생성 AI의 이름이다. 

 

문과출신의 컴퓨터 사랑 

신기영 대표는 문과 출신 컴퓨터 공학도다. 그는 지난 2011년 한양대 경영학부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유럽 담당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1년 뒤 사표를 던지고 포항공대 IT융합공학 대학원에 박사과정으로 입학 후 일 년 뒤 또 다시 휴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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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는 세계 주요 학회와 기술 박람회에서 참가해 디자인 AI를 알리고 있다.>

 

데이터 처리의 현장 일을 배우고 싶어 IBM 데이터 컨설턴트로 일하다 또 다시 복학했다. 그리고 지금은 창업 휴학 중이다.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는 지난 과거 현장과 연구실을 오고 갔던 과정이 디자인 AI ‘공지’가 개발될 수 있는 여정의 첫 단추라고 말한다.  

 

지난 4일 서울 강남 한화드림플러스에서 만난 신기영 디자이노블 대표를 찾아가 만났을 때 신 대표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직원을 가리켰다. 

 

“저 친구가 터키에서 한국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입시 시험에서 수석 한 친구예요.” 디자이노블에는 자기와 같은 문과출신 컴퓨터 개발자, 카이스트 최연소 입학자와 같은 독특한 이력의 인재들이 넘친다고 소개했다. 

 

대부분 포항공대 연구실과 학회에서 만난 인재들이다. 문과 출신이 엘리트 공학박사와 인재들과 왜 AI를 만들었느지 의아했다.

 

신기영 대표는 이와 관련 “삼성전자 모바일 유럽 전략마케팅 담당으로 근무 당시 우연한 기회 노키아 회장님과 보다폰 사장단 회의에 배석한적 있다. 그때 뭔가 다음 세대가 오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의 판단을 설명해줬다. 

 

애플의 사용자 경험을 바탕에 둔 IOS 등장으로 모바일 본고장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목격한 것이다. 바로 기술이었다. 이때만 해도 신대표는 경영학을 전공한 문과생이었다. 그리고 마케팅에 더 관심이 많았다. 마케팅과 재무회계만 잘하면 좋은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신 대표는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결정적 계기는 따로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생성 AI ‘공지‘의 모습과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는데 꽤 오래된 일부터 꺼냈다. AI 기술이 컴퓨터공학에서 시작되는 것부터 그가 지나온 과정 전체다. 

 

그가 제일 처음 공학도의 길을 택한것은 2012년 미국에서 행동경제학과 사람들의 심리를 계량화하는 연구와 사례 발표라고 했다. 심리학 기반의 마케팅이 디지털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으로 바뀌고 있던 것이다. 신 대표에 따르면 사실 그 당시 과학적으로 측정 가능한 결과물을 연구한 학술 보고서가 오늘날 디지털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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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노블의 디자인 새성 AI ‘공지’가 만든 드레스 디자인과 패턴.>

 

 

세기의 이벤트 알파고…전 세계 공학도 깨워 

“그때 2012년 컴퓨터로 자연어처리 기술을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국내 학계는 데이터베이스라는 영역만 있었지 딥러닝을 공부하는 공학자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 2012년 포스텍에서 IT융합공학대학원이 신설되면서 그는입학을 결정했다. 그곳에서 만난 박사과정 동기이자 공동 창업자가 송우상, 이건일이다.

 

신 대표는 지금의 디자이노블 공동 대표인 송우상, 이건일씨와 달리 문과 출신이다 보니 누구보다 컴퓨터 공학에 대한 욕심이 컸다.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과 남들과 똑같은 과정으로는 격차를 좁힐 수 없다고 생각했다. 휴학 후 IBM에 입사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때 세기의 이벤트가 열렸다. 구글에서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와 이세돌과 대결이다. 

 

IBM에서 데이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그는 곧장 회사를 그만 두고 딥러닝 엔지니어링 공학을 연구하러 학교로 돌아갔다. 그렇게 또 다시 복학을 하게 된 것이다. 복학 후 본격적으로 딥러닝 엔지니어링을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 이미지,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술을 활용해 이상형을 추천해주는 소개팅 서비스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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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목적은 아니었지만 구글이 알파고를 꺼내든 것처럼 우리도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놔야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신기영 대표가 창업 전 내놓은 이 기술은 상은 받았지만 그것으로 끝났다. 신 대표는 “2016년 전국 빅데이터 스타트업 대회 때 ‘파급효과 큰 산업에 기여해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이 우리를 움직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날 본격적으로 디자인 생성 AI에 묻자, 지난 2018년 초 패션업계서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초기 개발은 끝났다고 했다. 법인을 설립하고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1년 만에 결과다. 투자도 받았다.

 

CJ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포항공대기술투자에서 각각 5억원씩 받았고 그해 팁스(한국 인큐베이터)에서 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추가로 지원 받았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최하는 ‘도전 케이스타트업 2019’에서 3894개사 중 최종 우승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모두 디자인 생성 AI 공지 개발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밖에도 자잘한 수상이력이 많다. 신 대표는 그해 계속적으로 딥러닝과 엔진니어링 분야의 최고 인재들을 모았다. 

 

기운이 좋았던 탓인지 본격적인 상용화도 창업 1년 만에 시작됐다. 국내서 디자인에 중점을 둔 대표적인 패션기업 한섬에서 연락이 왔던 것이다. 

 

곧장 공지를 활용해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에스제이와이피(SJYP)의 디자인을 생성해 티셔츠로 출시했다. 국내서는 한섬은 처음으로 AI가 디자인한 의류를 출시한 회사가 됐다. 

 

신 대표는 “그해 기술 학회에 참가했을 때 디자인 생성 AI 기술을 본 심사위원이 한섬측과 협업을 제안해 준 덕분”이라고 했다. 

 

현재 공지는 이랜드리테일의 브랜드 의류를 생성하며 협업을 시작했고, 이밖에 동대문 기반의 브랜드와 온라인 여성복 쇼핑몰 브랜드 ‘추’ 그리고 국내 패션 대형사까지 협업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에프엔에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할 때 데이터 정보를 전환해서 컴퓨터로 저장하는 초기 단계 프로젝트에 합류해 지금까지도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 대표는 현재 각 기업들과 협업에 대한 방식, 그리고 기업들의 목표가 제각기 달라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부터 디자인 생성까지 전반에 걸친 협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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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AI ‘공지’는 디자이너의 보조 

사실 인간 즉 디자이너를 대체할만할 수준인지가 궁금했다. 신 대표는 AI를 연구하고 처음으로 만든 곳 미국에서 그 질문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IT 공학자들이 AI를 개발할 때 문제의식은 사람이 찾지 못하는 기회와 놓쳤던 기회, 못하는 일을 AI가 찾아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AI는 사람이 하는 일을 돕는 도구라고 단정했다. 기술에 대해 겸손한 사람이다. 

 

신 대표가 예를 들어줬다, “포토샵이 생겨났다고 화가가 사진작가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남아있다 사람은 더욱 창조적인 일에 집중하게 됐고 기술의 힘을 빌려 더욱 정교한 작업과 단순 반복적인 노등을 대체하고 있다”

 

결국 단순 반복적인 노동은 AI의 등장으로 대체될 수 있지만 사람은 더욱 창조적인 일에 집중할수 있게 된다는 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신 대표는 아직 디자인 생성 AI 영역만 놓고 보면 완성형이 아니라고 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답변의 의도를 되묻자 계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AI와 딥러닝 기술의 힘은 학습량과 문제 정의 능력에 있다. 

 

신 대표는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지능 프로세서 뉴럴 신경망((뉴럴 네트워크, Neural Network)의 알고리즘은 사람의 뇌동작을 모사했다. 사람이랑 작동하는 방식이 이론적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즉 많이 보고 공부한 사람의 학습 성적이 좋다는 이야기다.     

 

디자인 생성 인공지능 역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면 할수록 더 나은 결과 값이 나올수 있다는 논리다. 또 속도면에서 사람과 비교해도 우위다. 선결 조건이 따르지만 패션 의류와 신발 등 디자인 1만개를 생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사람의 경우 1년이라고 가정하면 공지는 1초면 가능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공지는 “상품 즉 지구상에 선보여진 패션·의류 상품 이미지 가운데 430만개 가 학습된 상태고 텍스트와, 각종 SNS에서 떠다니는 정보까지 취합하면 사실상 그 수는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지는 우선 큰 틀에서는 패션 업계가 나눠둔 시즌 단위로 국내외 각종 패션 의류 디자인과 상품 정보를 학습하고 있다. 보다 촘촘하게는 일주일에 한번이다. 

 

신 대표는 이날 만나서도 공지가 학습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포함한 방대한 데이터의 원천은 비밀에 붙였다. 

 

대신 신대표가 회의실에서 공지의 디자인 생성 화면을 보여줬다. 사람이 뽑은 디자인과 공지가 뽑은 디자인 선별이 불가능했다. AI가 디자인한 이미지가 실사 사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또 수많은 데이터에서 하나를 추천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생성한 디자인이다. 창조된 디자인이다. 신 대표에 따르면 공지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이라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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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표는 인공지능 프로세서 뉴럴 신경망은 사람의 뇌동작을 모사했기 때문에 학습량에 따라 결과 값도 높다고 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옷의 특징을 컴퓨터가 학습하고 새로운 옷을 디자인해 만들어낸다. 다른 딥러닝 기술과 결합해 기존에 있는 옷을 사람들에게 추천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의 스티치픽스(Stitch Fix)가 유사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치픽스가 미국인의 체형과 스타일을 기준으로 했다면, 디자이노블은 한국인과 아시아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기영 대표는 “아마존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꾸렸기 때문에 우리의 접근방식이 옳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공과대학과 기업들이 앞 다퉈 디자인 생성 AI 기술 확보와 고도화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사실 디자인 생성 AI 기술을 놓고 전 세계 석학들과 기업들이 협업해 개발을 이어가는 이유는 어떤 산업에서 파급력이 클지 아직 찾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사실 공지도 상용화를 시작했고 이미 실제 사람이 디자인한 제품보다 판매 반응이 좋은 데이터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대표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 알고리즘도 그렇지만 공지가 학습해야 될 앞으로 수천만 개의 학습 데이터를 분류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엔진 기술은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다행히 세계에서 정보 검색과 기계번역 영역에서 최고의 공학자들과 함께 하고 있어 오히려 가까운 미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지가 활약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대표는 AI 기술과 디지털에 대해 한마디만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경쟁상대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 어떤 과정에서 선택의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이로운 판단을 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 결정은 사람이 하게 된다. 지구상에 나와 있는 AI 기술의 현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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