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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꿈꾸는 ‘찐’ Z세대 스타트업 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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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채연 기자 (mong@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9월 03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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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디자인 스타트업 두들 창업자 이호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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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정​ 두들 대표>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회자되는 ‘3B 법칙’ 이라는 것이 있다. ‘아기(Baby)’ ‘미인(Beauty)’ ‘귀여운 동물(Beast)’, 이 셋 중 하나라도 모델로 등장하면 평타 이상은 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 상업 광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가 쓴 실무 지침서 ‘광고 불변의 법칙’에 처음 언급되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호감과 친근함을 가지는 소재를 가지고 발신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주목도를 높이라는 제언일 것이다. 

 

프로덕트 디자인 스타트업 두들(Doo dle)은 이 3B 법칙의 방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들은 “우리아이 낙서, 두들과 함께 디자인 굿즈가 되다”는 캐치프래이즈 그대로, 아이들이 그리거나 쓴 작품을 가지고 디자이너가 맞춤형 상품을 제작해 주는 서비스다(영어 ‘doodle’은 ‘뭔가를 끼적거리다’ ‘낙서하다’는 뜻이다). 

 

소위 ‘인스타에서 난리 난 바로 그 스마트폰 케이스’를 비롯해 머그, 파우치, 키 링 등 실용적인 물건에 아이의 ‘낙서 작품’을 입혀준다. 

 

엄밀하게 말하면, 두들은 ‘아이’가 광고의 소재를 넘어 사업의 핵심 자원이기는 하다. 어찌되었건, 회사명과 브랜드명이 동일한 ‘두들’의 서비스는 지금 흥행하고 있고, 주목할 만한 사업적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이호정 두들 대표와의 인터뷰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서울디자인창업센터 코-스테이션(CO-STATION)에서 진행됐다. 두들은 현재 서울시가 지원하는 디자인 창업기업으로 선정되어 센터에 입주해 있다.

 

사실 이호정 대표를 만나기 전에는 두들이라는 회사와 브랜드의 역량, 사업성보다는 엉뚱한 지점에 호기심이 더 컸다. 젊다 못해 어린 20대 초반의 학생 창업자가, 아이들의 창작물을 사업 소재로 해서 그 부모 세대를 타깃으로 사업을 펼친다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금쪽같은 내 새끼의 작품에 지갑을 열지 않을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1998년생, 만 스물세 살 청년의 비범함, 그것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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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낙서 작품은 두들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 굿즈가 된다.>

 

- ‘자식 사랑’을 겨냥한 사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신 건가요?

“브랜드 기획, 브랜딩까지 해보는 전공 수업이 있었는데, 원래 창업에 관심이 좀 있던 것이 수업을 들으면서 커졌어요. 교수님께서 청년 스타트업이 생존율을 높이려면 ‘잘하는 것, 시대에 맞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걸 고민한 결과에요. 디자인 전공자이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아이들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의 아이디어인 거죠(웃음).”   

 

- 두들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해 주신다면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키즈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피카소가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라고 했듯이, 아이들의 순수한 낙서가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 굿즈로 재탄생하는 거죠. 

 

아이가 하루하루 성장해 가면서 보여주는 낙서와 그림을 실용적인 물건으로 간직할 수 있어요. 지금은 오더메이드의 특성상 품목이 한정되어 있는데, 다음 스텝은 아이들이 직접 사용하는 물건들로 품목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사용자인 아이들이 특별한 창작경험의 기회를 갖고,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의 디자이너가 되는 거에요. 성인은 본인의 취향에 맞춰 취사선택이 가능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님이 골라준 물건만 쓰잖아요. 

 

애초부터 선호가 없는 물건은 싫증이 나기도 쉽죠. 고객들이 올려주신 후기를 보면 아이들이 자신의 글씨나 그림이 들어간 물건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소중하게 여긴다고 해요. 과하게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시대에 오래도록 쓰일 물건을 만드는 일은 작은 대안일 수도 있구요.”   

 

이 대표는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다음 학기에 4학년으로 복학해 1년간 더 공부해야 하는 학생에게 과거형의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지 모르나, 아무튼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찾은 이 영민한 학생 창업자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참 바지런히도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유닛 인턴을 거쳐 디자인센터 타이포그래피 연구 보조로 경험을 쌓았고, 학생 창업대회도 꾸준히 두드렸다. 또 스파크 디자인 어워즈 학생부문 은상, 한국디자인학회 대학생디자인학술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회사’를 만들 준비는 지난해 IT 창업을 공부하는 신촌지역 대학교 연합 창업 동아리에서 지금의 팀원들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5년을 조금 넘긴 이 동아리에는 한 기수 당 5개 팀 정도가 활동하게 되는데, 두들은 동아리에서 구체화시킨 아이디어로 사업화에 성공한 첫 사례라고 한다. 

 

두들의 제품화 프로세스는 이렇다. 아이들이 공책이나 스케치북에, 혹은 벽지나 마룻바닥에 그리거나 써 놓은 그림과 글씨, 낙서를 촬영한다. 이 사진을 두들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굿즈 종류 등 옵션을 선택한 후 제작 의뢰 버튼을 클릭한다.

 

사용자가 해야 하는 일은 여기서 끝. 다음부터는 두들팀이 알아서 다 해준다. 

 

굿즈 제작의 핵심 과정은 디자이너의 리터치 작업이다. 주문자가 업로드한 사진 속 아이의 낙서 작품이 담길 굿즈의 종류와 크기, 재질, 색상에 맞춰 변형은 최소화, 원본의 개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보정한다. 

 

앵글, 화질에 따라 사진 품질도 천차만별, 낙서 작품의 포인트를 집어내는 디자이너의 감각이 완성도와 고객만족의 관건이다. 납기는 최대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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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제작의 다음 단계로 전개할 예정인 첫 번째 양산 품목은 패브릭 아이템이다. 현재 쿠션과 무릎 담요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다.이호정 대표(사진 왼쪽)와​ 봉윤지 디자이너>

 

- 팀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처음엔 저를 포함해 5명이었고 지금은 4명이 정예 멤버입니다. 디자이너인 대표와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로 구성됐어요. 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준 봉윤지 디자이너는 저와 중, 고등학교 동창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구요.”

 

잠깐 짬을 내준 봉윤지 디자이너는 건국대학교에서 현대미술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그 역시 창업에 관심이 있어 꽤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CJ올리브영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서포터즈, 코이카 주관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영상팀장으로도 활동했다. 3년 동안 아동미술 강사로 일한 경험도 있다.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의 스타트업 몇 곳에서 일을 해 보았는데, 실현가능성이 없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어요. 그런데 제 친구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설명하는 두들의 비전은 그동안 듣고 보았던 그 어떤 스타트업 보다 현실성이 있는 거에요. 바로 합류죠(웃음).”

 

다른 멤버인 김효진 기획자(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기업가정신 전공)와 김하정 개발자(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 전공)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이라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 학생 창업인데도 굉장히 속도감 있게 일이 진행되셨던 것 같아요. 제품 출시 전까지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신 것 같은데

“아이디어 단계부터 시장조사하고 홍보도 시작했어요. 일단 학생이고 코로나 상황이라 활동이 여의치 않으니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마케팅 수단은 인스타그램이라고 봤습니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과 친해지려고 한참을 공들이고 노력했죠(웃음)."

 

"아이들의 작품 데이터가 풍부해야 샘플도 다양하게 나오고 품평도 가능한거 거든요. 그 계정들이 지금 든든한 아군이죠. 그렇게 작년 12월에 첫 샘플로 핸드폰 케이스 10개가 나왔는데, 인스타 반응이 괜찮아서  바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고 IR에 나섰어요.”

 

- 와 샘플 나오자마자 바로 판매를 시작하고 IR까지? 다 준비가 되어 있던 건가요? 

“원래 세운 사업계획이 샘플 나오면 마켓 테스트 바로 들어가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IR을 한다는 것이었어요(웃음). 열심히 뛰어서 예비창업 단계인 올해 4월에 초기투자 전문VC 본앤젤스의 씨드 투자가 확정돼 5월에 법인을 출범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전 1년여는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각종 공모전, 경진대회에 참가하면서 사업모델을 가다듬었고 입상도 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정책자금도 받게 됐고요.” 

 

- 오더메이드 방식을 소비재 중 저관여 상품에 적용하면 성장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작업량, 수익성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의 1단계입니다. 다음 단계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굿즈를 양산하려고 해요. 물론 아이들의 순수한 낙서 작품이 핵심 디자인 요소구요. 시장성 검증은 마쳤고, 패브릭 품목 일부 시제품을 출시해 테스트 중이에요. 다음 달 초에는 성인용 에코백하고 어린이용 크로스백도 나와요."

 

"중요한건 ‘두들’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강화하고 성장하는 거에요. 플랫폼의 힘으로 판매량을 늘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판매채널도 (자사몰) 단일 창구로 가고 있어요. 앞으로 판매 대상을 확장해야겠죠.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문화센터 등과 B2B를 할 수도 있구요.”

 

이 대표는 테스트 중인 시제품 쿠션과 담요를 보여줬다. 귀엽지만 유치하지 않은 디자인과 색감, 소재와 봉제 완성도만 조금 손보면 흠잡을 곳이 없어 보였다. 대학 재학 중에 어엿한 투자자를 컨택해 사업을 시작하고, 사업 과정에 있을 수 있는(물론 없을 수도) 문제를 집어 질문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척척 대답을 내놓으니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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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모지웅 기자>

 

- 직장생활을 한참 하다가 창업한 디자이너에게도 생산 소싱은 어려운 일이죠. 괜찮은 관리자와 공장 섭외는 브랜드의 경쟁력과 직결되는데  

“발품도 많이 팔고, 사업 설명도 많이 했죠(웃음). 지금 품목별로 서울, 대구에 있는 3곳의 공장과 거래하는데, 두들의 콘셉트와 컨디션을 이해하고 좋아해주시는 사장님들이에요. 서울 공장 사장님은 딸이 둘이신데,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에 워낙 애정이 크셔서 두들의 서비스에도 관심을 많이 쏟아주시고 저희 요청도 너무 세심하게 잘 받아주세요."

 

"그리고 상품개발자를 충원하고 있습니다. 품목 확장 중이고, 자체 기획과 디자인만으로 사입 없이 브랜딩을 해 나가려구요. 또 생산량을 늘려야 오히려 품질이 더 안정적이에요. 1:1 맞춤 제작은 기술적으로 숙제가 많죠. 예를 들어 프린트도 단 한 번에 완성 시켜야만 하고. 수량이 많아질수록 방법이 다양해집니다.” 

 

- 당연히 최종 목적지까지 밑그림을 다 그려 놓으셨겠죠

“최종 목적지는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브랜드’로 브랜딩을 완성하는 거에요. 유형의 상품도 있지만 체험 프로그램 등 무형 서비스도 있고, 홈퍼니싱 트렌드에 맞춘 DIY 키트 제작이나 시공 사업 등 확장성이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그렇지만, 경영전문성이 부족하니까 실무부터 관리까지 모두 처음부터 열심히 공부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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