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스여일삶’ 커뮤니티 대표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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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여일삶에서 함께 고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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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0월 2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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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스여일삶’ 커뮤니티 대표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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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경험에서 공감의 연대로 

내 경험이 누구에겐 롤모델 

질문과 피드백 잇는 커뮤니티 ​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롤 모델이 없었어요. 일과 삶을 두고 무엇이 맞고 틀린 것인지...”

“내가 예민한 것인가 자기 의심을 한 적도 있어요. 결국 혼자 치열하게 고민하니 나만의 경험에 갇히게 됐더라고요.”

 

“인터뷰를 몇 번 해보니까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됐어요. 나의 과거를 이야기 하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김지영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커뮤니티 대표 운영자는 1989년생이다. 대학 시절 전공은 두 개다. 국제관계학과 문화인류학. 문화인류학은 자신의 이야기와, 주변의 것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 주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게 된 계기라고 설명한다.  

 

김지영은 대학 졸업 후 PR에이전시 입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경험은 취업 정보 서비스 스타트업 마케터의 발판이 됐다. 그리고 결혼도 했다. 올해로 결혼 4년차다. 스타트업계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데 불안에 떨거나 그와 같은 사람들과 감정적 해소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을 뿐, 그것이 전부다. 그가 말한 과거 이야기다. 

 

‘스여일삶’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일과 삶에 대한 주제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그가 경험했던 자기만의 경험에 갇힌 또 다른 김지영을 위한 곳이다.  

 

김지영은 유독 남자보다 인력이 적은 스타트업계서 일하는 여성들을 연결하는 끈은 감정적 해소, 정보 격차의 해소 정도로 정돈했다. 그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사실 성별을 가르지 않고 모두에게 유용하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개인 커리어를 쌓는 핵심을 관통한다.

 

스타트업게에서 여성은 어떻게 삶과 일을 이뤄왔을까? 척박한 환경에서 경험을 쌓아 올리는 것으로 부족할까. 그리고 김지영은 직장을 나와 커뮤니티 운영에 왜 몰두할까. 

 

스여일삶은 이 시대 스타트업계 여성들에게 공감과 연대가 될까. 코로나19로 달라진 세계의 스타트업계 여성들의 일과 삶을 고민해보고자 김지영을 만났다.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감정적 해소’와 ‘공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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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여일삶은 여성 커뮤니티라고 했다.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맞죠. 그렇다고 남성을 거부하는 건 아니랍니다.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할 때 일과 삶에 관해 사내 동료들에게 고민을 터 넣고 말할 때가 없었어요. 혼자 고민들이 쌓이니 답답했어요. 감정적 해소와 공감과 연대가 절실했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좁힌 이유가 있나요?

“사실 스타트업계에 IT 기반의 기업이 많아요. 그리고 개발자 비중이 크고 대부분 남자들이기도 하고요. 지금도 10곳 중에 4곳이 여성 근로자가 없거든요. 스타트업계 여성 종사자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어요. 누군가 사내에서 결혼을 한다고 하거나 출산 계획이 있으면 그제야 복지와 근무 환경 시스템을 부랴부랴 만드는 수준 이예요."

 

"그 전까지는 사실 모두가 다른 것에 역량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조직이 만들어 낸 시스템이 정말 최선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나만의 문제인가도 생각했는데 막상 다른 스타트업에 다니는 여성 근로자에게 물어보니 저와 비슷한 거예요.”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무엇이 달라지던가요? 

“감정적 해소가 됐어요. 내가 틀린 것인지 예민한 성격인지 갈등했던 것에서 벗어난 거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정서적 공감과 연대를 통해 용기도 생기고요.” 

 

(용기?)“커뮤니티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만난 저와 같은 여성들이 각 기업들이 보유한 다양한 제도와 정보를 공유했죠.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 되면 각자 몸담고 있는 곳에서 제도를 만들기도 했고요.”

 

-우문이지만 다시 한 번 묻습니다. 여성만 그런가요?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척박한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고 도전한 여성들이 입사 후에 생기는 불만 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죠. 스타트업계에서 표준 인간이 남성으로 설정된 근무 환경과 일 하는 방식이 많아요. 이유는 ‘젠더 데이터 공백’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트업계서 수집된 여성 데이터가 부족하니까요."

 

"영국의 저널리스트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는 동서고금을 오가며 남성 디폴트로 설계된 세상이 여성을 어떻게 배제해왔는지를 폭풍처럼 서술하고 있어요. ‘성차별 사례에 관한 가장 광범위한 바이블’이라고 불러도 좋을 이 책의 서술의 무기는 고양된 감정이 아니라 바로 ‘데이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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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일까요?

“왜 여성은 사무실에서 추위에 더 많이 떠는지, 스마트폰을 더 자주 떨어뜨리는지, 화장실에서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병원에서 더 자주 오진을 받고, 약효 없는 약을 먹고, 자동차 사고에서 더 많이 다치는지, 도시계획, 경제, 정치, 재난 상황 등 16가지 영역에 걸쳐 여성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어요.” 

 

-노동시장과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야기 하고 싶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여성들이 일과 삶 즉 결혼과 출산, 그리고 커리어를 쌓기 위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공감과 연대를 위한 커뮤니티가 스타트업계서는 취약하니까요.

우선 스타트업계는 워낙 젊은 조직이잖아요. 결혼과 출산이 먼 미래의 일인 거예요. 그리고 여성 근로자수도 적으니 제도 개선이 우선순위가 아닌 거죠. 그렇다고 편견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스여일삶’도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스스로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연대하고 있으니까요. 마중물 역할이죠. 

 

-비전이 크군요! 

“2017년 연말 즈음 페이스북에서 제 주변 사람부터 모아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회원이 300명이 되고 1년이 지나고 보니 3천 명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5천 명에 임박한 수준 이예요. 70% 이상이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 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여성으로서 개인적인 삶을 이어가며 평소 업무적인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나오지만 생각보다 연결 고리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요.”  

 

-지난 2018년에는 실리콘밸리 페이스북 본사로 초청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리더의 육성과 지원 프로그램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어요. ‘스여일삶’이라는 커뮤니티 존재가 결국 우리사회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커뮤니티에서 활동 모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스무명의 운영진이 있어요. 핀테크분야, 마케팅, 브랜딩, 분야도 다양해요. 온·오프라인 소모임부터 규모가 제법 큰 행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전 한 달에 많으면 10번 가량모였어요. 지금은 화상토론회도 많이 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모임은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요.”

 

-굳이 낮에 할 필요가 있나요? 

“기혼 여성들도 있어 저녁 시간 대신 낮 시간에 모여요.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며 스타트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성들이니까요. 저녁 모임은 사실 자의와 타의적 배제가 종종 있죠. 낮 시간에 모여 정보 교류를 하다보면 정보 격차도 해소되고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고 있죠. 꼭 결혼·출산·육아 문제가 아니더라도 승진·이직 등 커리어적인 측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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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시나리오를 쓰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지식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미경작가님의 했던 말이에요. 규칙이 무너지고 혼돈이 가득 찬 지금이 기회라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5지 선다형 객관식을 고르면 되었던 삶에서 서술형 주관식으로 커리어와 미래를 그려야만 하니까요. 자꾸 상상하고 써봐야 해요. 어차피 사는 건데요. 사는 노력은 다 똑같아요. 지금껏 세상 규칙에 떠밀리듯 살다 보니,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도 거의 못 해봤어요.” 

 

-예를 들면요. 

“코로나로 생활이 다 정지되니까 새로운 ‘루틴’이 생기죠.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의 근무 환경은 달라졌어요. 재택근무를 하면서 남성과 여성들의 일과 양육, 그리고 삶에 대해서 새로운 점을 발견했을 겁니다. 오히려 사회가 여성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파이프를 뚫어줄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일 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로 다양해질 것 같아요. 경력 단절 기혼 여성들도 사회로 다시 진출할 수 있죠.” 

 

-남성과 여성이 디지털 육체노동을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며 깨닫게 된다는 거군요. 

“스타트업도 다양성과 배려가 기본이 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할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거죠. 그 자체만으로 남녀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세상을 설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희망해요. 과정 속에서 ‘스여일삶’은 스타트업계의 여성들이 공감과 연대감을 이끌어내는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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