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성환 조이웍스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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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오네오네의 철학, 우리와 맞닿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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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0월 0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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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성환 조이웍스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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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경쟁자 제치고 호카와 손잡아

패션화이기보다는 충성 고객 위한 기능화 추구​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3개국의 국경이 맞닿은 명산 몽블랑. 몽블랑 중턱(해발4807m)에는 마치 신이 도넛을 만들어 얹어 놓은 것처럼 산 둘레를 걸어갈 수 있는 둘레길이 있다.

 

이 길은 걷는 동안 내내 산꼭대기를 볼 수 있어 전 세계 트래커들의 명품 코스로도 유명하다.

산이기에 굴곡도 있다. 오르막이 10km 넘게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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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둘레길 트레킹 코스 지도>

 

몽블랑 둘레 길이는 약 180km. 일반인의 경우 걸어서는 9일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 코스를 달려서 정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극한의 경쟁을 즐기는 대회까지 생겨났다. 

 

몽블랑 능선 180km를 달리는 대회 UTMB(Ultra Tracking Montblanc)는 전 세계 도전자들이 내 인생에 한 번쯤 나를 찾아 떠나는, 나에게 도전하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호카의 한국 전개사인 조이웍스의 조성환 총괄이사는 “이 대회에는 약 8천명이 몰리며, 2천명 정도가 완주를 한다고 한다. 1등 기록은 21시간 20분. 180km를 쉴 새 없이 꼬박 하루 동안 달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더욱 힘들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한의 체력을 시험하는 대회인 만큼 부작용도 따랐다. 이 코스를 달리고 우승한 사람이나 완주한 사람들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다리와 발, 발목은 물론 전신의 모든 관절이 아파왔다. 

 

이에 살로몬 출신의 Nicolas Mermoud(니콜라스 메르무드)와 Jean-Luc Diard(장 루크 디아르) 는 기존의 신발로도 이 극한의 대회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컨셉의 내리막 쿠션을 극대화한 맥시멀 러닝화인 호카오네오네를 2009년 설립하게 된다. 

 

호카의 철학과 맞닿은 조이웍스

판매의 기본은 매출이다. 그럼에도 호카오네오네는 잘 팔리는 것보다 오로지 편한 신발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토르의 생산을 중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토르는 리세일가 40만원을 넘는 인기템이다. 연예인들이 신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이 모델은 현재 구할 수 없는 희귀템이 되었다.

 

호카오네오네는 패션화가 아닌 기능화라는 관점에서, 단지 디자인만을 보고 구매하려는 수요를 미리 차단한 것이다. 러닝화와 등산화, 기능성 신발의 길을 가면서 철저히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고자하는 철학이 묻어있다. 한국 파트너를 정할 때도 이 같은 철학은 이어졌다.

 

호카오네오네를 소유한 미국의 데커스사는 공장에서 무제한으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 대기업 보다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면서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전문 기업을 원했다. 그 결과 2018년 조이웍스는 무수한 경쟁자들은 물리치고 호카오네오네 본사의 한국 전개권을 따냈다.

 

조이웍스는 호카오네오네를 전개하기 전에도 아웃도어, 캠핑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 브랜드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했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프랑스 침낭 브랜드 ‘발랑드레’, 내한 온도 영하 20℃까지 견딜수 있는 노르웨이 전문 등산복 ‘아클리마’,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만들어진 스웨덴 전문 텐트 ‘텐티피’, 러시아 명품 침낭 ‘말라코프스키’ 등 다양하다.

 

모두 아웃도어 캠핑 관련 브랜드다. 데커스가 호카오네오네 한국 파트너로 전문 기업인 조이웍스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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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오네오네가 지원한 짐웜슬리 선수가 몽블랑 능선을 달리고 있다>

 

아웃도어 전문 강소기업

조이웍스의 직원들은 모두 달리기를 좋아하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들의 브랜드를 좋아하고 평소 사용해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조성환 이사 역시 몇 년 전 직접 UTMB와 동일 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아웃도어 매니아이다.

 

조성환 이사는 “뛰지는 못했고 걸어서 완주했지만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몸이 조금 불편한 아버님과 이 힘든 길을 함께 걷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 혼자 건강한 몸으로 이 곳을 완주했다는 것에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귀국해서는 부모님께 더욱 효도하는 아들이 되었다”고 말했다.

UTMB에 참여한 8천명 중 절반 이상은 호카오네오네를 신고 달린다. 그만큼 편하고 과하게 달리더라도 몸에 무리가 덜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 이사는 둘레길을 걸으며 호카오네오네를 신고 달리는 참가자들과 9일 동안 대화를 나눴고,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를 인연으로 호카오네오네의 국내 전개까지 하게 된 것인다. 

 

조성환 이사는 “조이웍스와 호카오네오네의 방향은 같다. 달리기와 산과 캠핑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그것이 우리와 호카의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패션화이길 원하지 않아

조이웍스의 브랜드 운영 방식은 홀세일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편집숍, 아웃도어 브랜드를 위주로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 사이에 인기 있는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일부 플랫폼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지만 물량은 극히 적다. 패션화로 유명해지는 것은 브랜드의 방향과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본사의 방침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패션으로 호카를 신으려는 수요가 있는 플랫폼에는 향후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조성환 총괄이사는 “호카오네오네는 유명인들이 신어 유명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달리고 싶고, 산을 오르고 싶은데 더 편한 신발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다. 철저히 타겟팅되어 있고, 그들만을 위한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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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모지웅 기자> 

 

조이웍스는 지난해 한 아이템으로 1만족을 팔기도 했다. 미국 본사에서는 깜짝 놀라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라며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이후로는 수시로 찾아왔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 기간이라 올 수 없어 통화로 대체한다. 코로나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올해 전 세계 전개사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아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려는 계획이 세워져 있기도 했다. 마케팅도 일반 대중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특정 분야의 마니아들에게 브랜드 철학을 알리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

 

창작품을 만들어낸 호카

호카 이전의 러닝화들은 모두 얇은 밑창을 사용했다. 맨발로 뛰는 듯한 착화감이 더 오래 잘 달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모두 얇은 밑창을 만들 때 호카는 역발상으로 아주 두꺼운 쿠션이 있는 밑창을 만들었다.

 

마라톤은 물론 오래 뛰는 데는 얇은 밑창보다 두꺼운 쿠션감이 있는 신발이 더욱 편했고 실제로도 더 오래 뛸 수 있었다. 호카 러닝화는 마라톤 선수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유명 브랜드들은 기존 제작 방향을 바꿔 호카를 따라 두꺼운 쿠션을 앞다퉈 개발했다.

 

호카는 하나의 창작품을 만들었고, 이는 러닝과 등산화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조성환 총괄이사는 “호카 신발은 쿠션이 너무 좋아 단거리를 빨리 달리는 데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밑창과 밑창 사이 중간에 카본을 넣어 탄력성이 월등한 새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형 브랜드들은 호카의 기술자들을 영입해 카본 모델마저도 개발했고, 러닝화 분야에서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카피를 하든, 따라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원조라는 자부심이 남달랐다.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도전으로 시작한 브랜드에게 도전은 끝이 없다.

 

조성환 총괄이사는 “다음 달부터는 브랜드 이름이 바뀐다. 오네오네를 떼어내고, 호카로 단순화시켜 사용한다. 오네오네에 대한 표기나 혼동이 많았던 만큼, 전체 제품의 표기는 ‘호카’만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의류도 선보인다. 물론 패션이 아닌 기능성 제품들이다. 신발 수준에 맞는 옷을 만들어 마니아들에게 제공한다. 신제품도 꾸준히 내놓는다. 내년에는 내리막을 효율적으로 내려갈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 가벼우면서도 편안한 제품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매출이 인격인 시대에 패션 비즈니스를 하면서 자신들의 철학을 지켜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호카는 트렌드를 쫓기보다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조성환 총괄이사는 “진정한 브랜드의 지속가능이란 자신들이 처음 정한 방향과 가치를 얼마만큼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느냐이다. 변질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지속가능은 자연히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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