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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나이키’ D2C 전략 성공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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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2월 16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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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어디에서도 브랜드를 팔 뿐 

 콘텐츠, 커뮤니티 중심으로 소비자 연결 ​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아마존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나이키는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결별 이유를 들었다. 나이키가 소비자와 직접 거래를 시작하는 D2C 시대를 알린 셈이다. 

 

실제 나이키는 CDO(Chief Digital Officer)가 이끄는 나이키 다이렉트(Nike Direct) 조직을 신설하는 등 그동안 대고객 직접 판매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행보를 보여 왔다. 2017년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시작한 직후엔 소비자 직판(Consumer Direct Offense) 전략을 발표하고, 제품 생산 속도와 소비자 직접 연결을 두 배 이상 혁신하겠다는 방향성(Triple Double strategy)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6년, 나이키는 성장률이 꺾여 지지부진한 시기를 맛봤기 때문이다. 이는 곧 라이벌 아디다스의 호조로 이어졌고 절체절명의 시기를 직면한 나이키가 선택한 변화는 D2C를 포함한 글로벌화, 커뮤니티 강화였다. 그리고 나이키답게 그들의 이야기로 세계 시장을 채웠다. 

나이키의 혁신 동력은 ‘아디다스’였다 

 

사실 4년 전만 해도 나이키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선두 지위가 불투명했다. 북미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인 아디다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었다. 나이키는 운동선수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정통 스포츠 기반에 뿌리를 둔 브랜딩에 중점을 뒀다.

 

그러는 사이 아디다스는 트렌디한 이미지를 확보하며 선전했던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대표적 사례가 카니예 웨스트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스니커 시장에서 새로움을 선사한 것이다. 그 당시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 뮤지션 파렐 윌리엄스,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과 스케이트 보드 브랜드 팔리스 까지 문화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트너와 협업한 아디다스가 매섭게 나이키를 위협해 왔다. 

 

무엇보다 MZ세대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그해 나이키의 안방 시장인 북미권에서 가장 잘 팔렸던 스니커즈는 아디다스의 ‘스탠 스미스’ ‘슈퍼스타’였다. 

나이키의 분명한 위협 요소였다. 다행히 이듬해 나이키도 스니커즈 모델 ‘코르테즈’를 라이프스타일 스니커로 띄우기 시작하며 2016년 -4%였던 성장률을 같은 해 보합 수준으로 간신히 맞추는데 성공했다. 

 

▶함께 보면 좋은 내용 : D2C는 온라인 전환이 아니다

  

나이키는 이때 깨달았다. 홀세일 파트너에 의존하는 전략 대신 소비자 경험을 확보 할 수 있는 D2C 전략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쉽지는 않았다. 덩치가 큰 사업 규모가 문제였다. 나이키는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 경험이 희석되더라도 각 국의 수많은 홀세일 판매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수백만 달러의 돈을 들인 마케팅 캠페인조차 홀세일 파트너의 막무가내 판매 전략 탓에 소비자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을 상쇄할 수 없었다.

 

그사이 나이키는 새로운 신호를 감지하게 됐다. 그것은 소비자들이 기존 구매 경로에서 벗어나 번거로운 절차 없이 온라인에서 클릭 한 번으로 물건을 사는 쇼핑 문화로의 변화였다. 디지털 세상으로 소비자 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나이키는 2017년 6월 처음으로 투자자들을 상대로 제품 생산 속도와 D2C 연결을 두 배 이상 혁신하겠다는 방향성(Triple Double strategy)을 제시했다. 이때 아마존과 거래가 시작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3만개의 홀세일 파트너 중 40개만 남기고 생산 일정을 절반으로 단축하며 더욱 차별화된 제품 라인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이키 D2C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 계획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유독 올해 나이키의 D2C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코로나 대유행 속 선전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반의 D2C 실적과 IT 전문가 존 도나호의 등장으로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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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이커머스 D2C 채널 강화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와 커뮤니티도 강화하고 있다.>

 

위기 속 더욱 빛난 D2C 전략 

엄밀히 따지고 보면 나이키의 D2C는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으나 경쟁사들에게 뺏긴 온라인 채널에서 시장 점유율을 회수하는 전략에 그쳤다. 

실적 평가에 냉정한 투자자와 다채널 판매망을 가진 다국적 브랜드 성격의 나이키 입장에서 보면 D2C 전략은 아쉬움이 많았다. 또 내부 조직 개편과 기업 문화 개선에도 문제가 표출됐다. 이때 운명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2018년 나이키 남성 임원들의 성희롱 사건과 여성 차별이 드러나면서 임원진에 격변을 가져왔다. 

 

이 사건으로 마크 파커의 뒤를 이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꼽혔던 나이키 브랜드 부문 사장 트레버 에드워즈를 포함해 6명 이상의 경영진들이 사임했다. 그리고 차기 CEO로 지난해 10월 미국 최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의사회 의장이자,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서비스나우의 최고경영자인 존 도나호를 선임했다. 존 도나호의 선임은 나이키가 디지털, 고객 우선 전략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 차례 홍역을 치룬 내부 조직 문화와 리더십 변화도 동반했다. 

 

신임 나이키 최고경영자는 여성, 남성, 아동 부문으로 사업을 조직화했고 스포츠 활동 중심의 조직 구조로 단순화했다. 그리고 애슬레저 라이프스타일 신발, 의류 분야에서 입지를 확장하기 위해 마케팅 영역은 스포츠 중심에서 보다 다양한 문화적 현상으로 진화를 주문했다. 지난 5월과 8월 미국에서 촉발된 흑인 인권 시위운동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Just Do It(그냥 해)’이라는 브랜드 구호를 ‘For Once, Don’t Do It(이번 한 번은 하지 마)’으로 바꾸고 흑인 인권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2018년 미국 축구 선수 콜린 케퍼닉과 진행한 캠페인과 유사했다. 또 각 국가의 지역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해 캠페인화 했다. 최근 나이키 일본 사업 법인에서 선보인 일본 내 인종 차별을 담은 캠페인도 같은 연장선이다. 동시에 IT 전문가인 존 도나호는 그가 취임 이전부터 추진됐던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실행 전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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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고객 행동을 추적하고 상품, 소비자, 유통까지 디지털 콘텐츠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세세히 파악하고 있다. >

 

홀세일 판매망 빠르게 재조정 

홀세일 파트너의 축소는 이미 2017년 나이키 전 최고경영자 마크 파커가 발표했지만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한국에서는 레스모아가 지난 6월 홀세일 파트너 지위를 박탈당했다. 여전히 각 국 주요 홀세일 파트너와 계약 종료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만 벨크(belk), 딜라드(dillard’s), 자포스(zappos) 등 멀티 브랜드 유통업체와 관계를 끊었다. 나이키 제품을 50년 넘게 판매한 곳 뿐 아니라 대를 이어 가족 경영을 이어온 소형 소매점과의 관계도 결별했다. 

 

오프라인 유통 파트너를 겨냥한 일방적 조치는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이키를 위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곳만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재진입을 결정한 슈즈 멀티숍 풋락커 역시 나이키의 홀세일 파트너다. 풋락커는 나이키 모바일 앱과 연동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나이키가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파트너 중 하나로 꼽힌다. 

 

반대로 작은 규모의 홀세일 파트너는 계약을 종료하고 있다. 아마존과 거래는 지난해 말 종료했다. 지난 연말 나이키의 이 같은 조치에 앞서 아마존은 나이키가 허가하지 않는 제품의 판매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이키는 ‘D2C 전략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유로 철수했다. 나이키 내부에서는 아마존 판매 실험은 실패했고 자체 판매 채널을 통해 브랜드의 팬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존 도나호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2C 전략에 따라 홀세일 파트너의 유통 방식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추가 계약 해지에도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 유럽에서는 잘란도, 중화권에서는 알리바바의 티몰 등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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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채널 확장 

나이키는 홀세일 파트너를 줄이면서 D2C 이커머스 투자에 속도를 높였다. 기술과 이커머스 판매망 서비스 개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만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 구매 기능에 10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고객 데이터 분석 기업 조디악(Zodiac)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 빅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분석 기업 셀렉트(Celect)를 인수했고 여전히 새롭게 투자 할 IT기업을 물색 중이다. 물류망은 이미 개선된 상태다.   

 

그 결과 올초 전례 없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글로벌 패션계가 혼돈의 시절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이키는 D2C 이커머스 채널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다시 시작된 나이키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2020 회계연도 1분기(6~8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한 107억 달러(약 12조 8,400억 원)를 기록했다. 이커머스 매출은 82% 증가했다. 

 

총 매출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나이키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내 운동화와 의류 수요가 크게 올라 판매 실적도 뚜렷한 성장세가 회복됐으며,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궁극적으로 나이키는 홀세일 파트너를 포함해 온라인 채널에서 총 매출의 50%를 거둬들일 계획을 세웠다. 자체 유통 채널 매출 비중에 따라 앞으로 홀세일 파트너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커머스 D2C 채널 강화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와 커뮤니티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 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더욱 획기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이키가 그동안 쌓아온 디지털 분야의 투자도 한몫했다. 여기에 최근 인수한 IT 기업의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고객 행동을 추적하고 상품, 소비자, 유통까지 디지털 콘텐츠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세세히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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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디지털 커뮤니티 강화 

올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나이키도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90%를 폐쇄했다. 3월 들어서는 한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주요 매장의 문을 닫았다. 결국 재고 보유량은 전년대비 31%나 늘었다. 지난 5월 마감된 회계 연도 매출은 전년대비 4% 감소한 매출로 마감했다. 때문에 나이키는 서둘러 지난 11월 중국에서 나이키 앱을 선보였다. 중국에서는 위챗 아이디와 통합하고 사용자가 알리페이, 위챗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코로나 발병 이후 나이키 커머스 앱은 추가로 5천만 명의 회원 수를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나이키는 더 많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고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다시 팔 수 있게 된 셈이다.  우선 커머스 앱은 2년 전부터 새로운 콘셉트로 확장 중인 ‘나이키 라이브’와 ‘나이키 유나이티드’ 같은 체험형 직영 매장과 연결해 고객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스니커즈(SNKRS) 앱은 스니커즈 마니아를 불러 모아 연간 10억 달러(약 1조 855억 원)의 수익 채널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 7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7억 5천만 달러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스니커즈 앱의 신규 회원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에 앞서 지난해 나이키는 스니커즈 앱이 나이키 디지털 회원 수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존 도나호 최고경영자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을 이용해 사람들의 일상 속에 나이키를 접목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을 통해 한 달에 약 15달러 가량의 트레이닝 비디오와 운동 음악을 무료로 제공해 회원 수는 더욱 급증했다. 커뮤니티 기반의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 앱과 나이키 런 클럽(NRC) 앱 가입자 수는 지난 2017년 기준 1억 명 안팎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억 8,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나이키의 각종 앱은 가장 효과적인 고객 확보 도구인 셈이다. 또 무리한 매장 확장 없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오프라인 직매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매장에서 자사 제품이 어떻게 다른지 소개하고 어떤 채널에서 구매하던 상관없이 나이키 로고의 제품이 갖는 브랜드 가치를 체험하도록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온라인 경험의 연장선이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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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된 오프라인 구매 경험 

이 같은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매장은 나이키 앱에서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뉴욕, 파리, 상하이, 서울 등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광저우에 문을 연 나이키 라이브 매장이 대표적이다. 이에 앞서 나이키 앱 사용자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지역 내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나이키 라이브, 스포츠와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로컬 지향적인 나이키 유나이티드까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지난 9월 기준 가입자 수 2억 5천만 명에 달하는 나이키 디지털 멤버십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한다는 방침과 함께 여성들과 같은 특정 커뮤니티를 공략하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150개에 달하는 여성 용품과 의류 매장을 200개로 늘릴 계획에 따라 뉴욕 매장 2곳을 여성과 의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나이키 라이브 매장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나이키가 홀세일을 줄이고 최근 5년간 D2C 채널과 브랜드 경험에 투자하면서 D2C 비중은 지난 2015년 23%에서 올해 회계연도 매출의 35%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 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나이키는 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졌음을 증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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