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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섬유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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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일왕 에스비텍스 대표 (fpost@fpost.co.kr) | 작성일 2019년 04월 0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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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에 속한 나라다. 여름의 25℃는 우리에게 시원한 에어컨의 설정 온도이지만, 겨울 25℃는 우리에게 온기를 불어 넣는 온풍기의 설정 온도다. 또 공기 중 25℃는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이지만 물속에서의 25℃는 체온이 급격히 내려가 차갑게 느껴지는 온도이기도 하다. 


왜 동일한 25℃의 조건하에 우리는 상대적인 결과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폴리에스테르의 흡한속건 소재는 시원할까, 아니면 따뜻할까. 


또 공정 수분율이 ‘제로’이기에 물을 머금지 않는 폴리프로필렌은 여름에 적합한 소재일까 혹은 겨울에 적합한 소재인 것인가, 열전도율이 좋은 소재는 접촉냉감의 기능이 있을까, 광발열, 원적외선에 의한 보온기능이 있는 것인가. 혹시나 스포츠나 아웃도어, 골프 브랜드의 MD를 하고 있다면 주의 깊게 읽었으면 한다. 


어쩌면 우리는 소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기본적인 성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재 기업들이 제공하는 Tag(기능성)만 맹목적으로 믿고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흡한속건이라는 기능을 가진 폴리에스테르는 절대적으로 시원할 것으로 믿고 있고 당연히 여름에는 흡한속건 기능이 있는 티셔츠를 입어야 된다고 믿는다.


흡한속건 기능이 있는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소재에 부여해야 한다. 

첫째, 원단이 친수성(Hydro-Philic)을 띄어야 한다. 즉 소재가 물을 좋아해서 체내에서 흘러나온 땀을 빠르게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원단(원사)의 표면적이 극대화 되어야 한다. 표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취하는 방법이 원사단면의 이형화(異形化)와 극세화(極細化)이다. 원단의 설계를 하게 되면 체내에서 흘러나온 땀은 빠르게 표면적을 따라 확산되어 증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재는 흡한속건의 기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원단의 구조를 이중직으로 설계하여 피부에 닿는 층과 표면층의 밀도를 다르게 하여 모세관현상을 구조적으로 만들게 되면 흡한속건의 기능은 향상된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시원한 기능이 있다고 하면 오산이다. 소재가 가진 특징은 ‘시원함’이 아닌 ‘흡한속건’이기 때문이다.


폴리에스테르에 아무리 친수성가공을 한다고 해도 폴리에스테르는 공정수분율이 0.4%이다. 천연섬유인 Cotton 8%, Rayon 12%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분 함량을 가지고 있고 기본적으로 소수성(Hydro-Phobic)의 성질을 지닌다. 


이는 물이 되기 전의 수증기 상태일 경우 의복 내부가 수증기의 과포화 상태가 되며 의복 내부 온도를 높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폴리에스테르는 공정수분율이 낮기에 열전도율도 상당히 낮다. 열전도율이 낮다는 의미는 인체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외부로 빠르게 이전 확산하지 못하기에 의복내부가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형단면사와 마이크로파이버는 원사와 원사간의 공극이 많이 생기게 된다. 이는 다른 말로 함기율이 높아진다는 말을 뜻한다. 즉 열전도성은 낮아지고 보온성이 높다는 말이다. 


여름철 운동 후 땀을 많이 흘리고 세탁을 위해 내놓은 기능성 티셔츠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은 기능성 소재 원사사이 공극의 곰팡이가 원인이기도 하다.

이제 이러한 이형단면사의 흡한속건의 티셔츠를 여름에 착용하면 면 티셔츠보다 덥게 느껴지고 티셔츠를 입고 벗을 때 몸에 달라붙어 정전기가 튀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젠 불과 몇 년 전부터 스포츠/아웃도어에서 여름철 필수 소재로 꼽히는 접촉냉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사람은 온도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 몸에서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양’을 느끼는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온도를 느낄 수가 없다. 사람은 온도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 나갈 때는 시원하게, 몸에서 에너지가 적게 빠져나가면 따뜻함을 느낀다. 이 말이 의심스럽다면 사무실에 플라스틱으로 된 물체와 쇳덩이를 만져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쇳덩이와 플라스틱의 온도는 애초부터 동일하지만 인간은 쇳덩이가 훨씬 차갑다고 느낀다. 이는 쇳덩이가 차가운 것이 아니라 열전도성이 높아 사람의 에너지가 쇳덩이로 빠르게 전이되는 현상 때문이다.


접촉냉감 소재는 바로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착안된 기능을 소재에 부여한 것이다. 보통의 화학섬유에 열전도성이 높은 광물질(세라믹)을 첨가 하거나 열전도성이 높은 물질을 소재에 피복하여 후가공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접촉냉감 소재의 제품을 착용하고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다면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뜨거운 태양빛이 빠르게 인체 내부로 전이되어 보통의 화학섬유보다 뜨겁게 느끼게 된다. 즉 접촉냉감 소재는 외부 기온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일반 소재보다 빠르게 뜨거워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소재 마케팅은 소재가 가지고 있는 성질들 중에 ‘필요한 부분’을 발췌, 표현하는 것이다. 기능성 소재가 가진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패션에서 적용할 때 필요한 Scean(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능을 발췌하여 마케팅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이다. 


섬유 패션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마이크로세계에서 소재에 기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흡한속건, 발수, 대전방지에서 다이어트, 건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대학시절 한 학기의 교양과목으로 공부했던 소재의 지식이나 전공 지식만으로 현재의 기능성섬유를 이해하기에는 초등교육을 받은 학생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관련된 논문을 쓰는 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패션을 하는 우리들에게 소재는 일회성 소모품이 아닌 제품의 기본적 성질을 결정하는 ‘모든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모든 것을 공부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가 패션으로 승화시킨 제품 소재의 장단점과 기능성을 가지게 된 과학적 원리라도 이해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소재를 빼고 패션을 ‘논(論)’하지 말라”


경력사항

  • 現) 에스비텍스 대표
  • 前) 한국 스미킨붓산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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