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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고품, 37조엔 시장을 둘러싼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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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 (hsjung3000@gmail.com) | 작성일 2020년 09월 1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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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앱 리테일 분석서비스인 와이즈앱 와이즈리테일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지난 5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앱 2위에 당근마켓이 올랐다. 

 

사용자 수는 2019년 5월 241만 명에서 2020년 5월 679만 명으로 1년 만에 2.8배 증가했다. 하루 이용자 수(Daily Active User)는 약 156만 명으로 대한민국 국민 100명 중 3명은 당근마켓을 매일 이용하고 있다. 최근 파라바라, 땡큐마켓 등 스타트업들도 중고거래 시장에 진입하며 한국의 중고거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고거래시장의 성장은 경기 불황,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는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 이에 더하여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미래의 불안감 또한 중고 거래를 활성화시켰다. 

 

불황과 경험 소비 그리고 ‘메루카리’의 성장

사실 중고품 거래 시장은 해외에서는 이미 성장한 시장이다. 특히 오랜 기간 경기불황 및 저성장을 겪은 일본은 중고거래 시장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일본의 중고품 거래 시장은 2009년 1.1조엔의 규모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17년에는 약 2조엔 규모에 달하였다. 일본에서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매 유통시장은 정체 혹은 감소 추세이다. 8년 만에 약 2배 가깝게 성장한 소매 유통은 중고거래 시장이 유일무이하다. 

 

일본 중고시장의 확대 또한 장기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절약 정신이 투철해졌고 경험 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이 늘어난 이유를 배경으로 한다. 

 

이러한 경제 상황과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에 더하여 중고시장을 확대시킨 중요한 요인은 기술의 발달이다. 특히 개인과 개인간(C2C)의 중고품 매매를 중개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탄생하면서 누구나 손쉽게 중고품을 사고파는 것이 쉬워지게 된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중고거래 앱인 ‘메루카리’는 누구나 쉽게 중고거래 시장에 참여하도록 만든 공신이다. 메루카리의 간단한 이용 방법과 적극적인 마케팅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집에서 잠자고 있는 물건을 중고시장에 내놓도록 하였고 자연스럽게 중고품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낮아졌다. 

 

메루카리는 2018년 6월 도쿄 증시에 상장하였으며 2019년 약 517억엔(약 5,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메루카리가 최근 집계한 MAU(Monthly Active Use rs)는 1299만 명에 달한다. 1억2685만 명의 일본 국민 중 약 10%가 한 달에 최소한 한 번은 메루카리 플랫폼을 방문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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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루카리 사용법을 배우고 출품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메루카리 스테이션’.

 

 

중고 시장을 둘러싼 온오프라인의 경쟁

중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의 중고품 거래 업체들은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궁리 중이다.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소비자들의 행동을 관찰해보자. 중고품 거래에 관한 소비자 행동은 크게 두 가지 패턴으로 나뉜다. 저가 제품은 온라인 앱을 통해서 매매하지만 명품과 같은 비싼 고가의 제품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매하고 있다. 

 

게임, 잡화, 유아용품 등 수천 엔의 저가격대 물품은 메루카리와 같은 앱을 통해 매매하지만 고급 브랜드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가에게 감정 서비스를 받고 팔거나 사고 싶어 한다. 즉, 저가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만 고가의 제품은 아직도 오프라인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온라인에 소비자들을 빼앗긴 오프라인 업체들은 저가 제품이 아닌 고급 브랜드 제품의 거래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편리함을 자랑하는 앱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고가의 제품을 매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정기적으로 중고품의 가치를 감정해주는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커피숍과 제휴하여 주차장에 특별하게 개조한 캠핑카를 세워 놓고 손님이 커피를 마시는 사이에 캠핑카 안에서 중고품의 가격을 감정 해주기도 한다. 물론 커피도 중고거래업체가 제공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중고품 매매 업체들도 가만히 앉아있지만은 않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에 회수 박스를 설치하거나 혹은 세탁소와 협업하여 간편하게 중고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메루카리의 오프라인 공략법과 이유

메루카리는 앱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메루카리 교실’을 열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온라인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앱의 사용법을 상세히 설명한 전단지를 제작하여 배부하기도 하였다. 사용법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물건이 잘 팔리게 할 수 있는지 팁을 담은 잡지를 발행하는 등 고객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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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류카리 앱의 사용법과 물건이 잘 팔릴 수 있는 팁을 담은 잡지. 

 

최근 메루카리는 고객을 위한 체험형 오프라인 공간까지 만들었다. 신주쿠의 마루이 내에 만든 ‘메루카리 스테이션’은 메루카리의 사용법을 배우고 메루카리에 출품하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메루카리를 한 번도 이용해본 적 없는 사람이 메루카리의 이용법을 배울 수 있다. ‘메루카리 교실’이 정기적으로 열려 상품을 검색하는 법, 구입하는 방법, 자신의 물건을 출품하는 법을 강사와 함께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R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여 사용법을 배울 수도 있다. 

 

또한 고객들의 “출품할 물건을 촬영할 공간이 집에 없다” “방에 햇볕이 들지 않아 사진이 어둡다” 등과 같은 사진 촬영에 관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카메라, 조명, 각종 소품이 준비된 촬영 부스를 마련하였다. 촬영 부스에 더하여 포장 부스에는 파나소닉의 기술을 활용한 ‘메루카리 포스트 플러스’를 설치하였다. 

 

이 곳에서는 발송하고 싶은 물건에 필요한 적정한 사이즈의 포장재를 기계가 판단해주며 발송에 필요한 전표를 발행한다. 물건을 발송하기 위해 필요한 포장 재료도 구비되어 있으며, 포장이 끝나면 메루카리 스테이션 내의 포스트 박스에 물건을 넣으면 된다

 

즉, 메루카리 스테이션에서는 고성능의 카메라, 조명과 소품을 활용하여 멋진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부터 포장 및 발송까지 모든 과정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공간이다. 

 

메루카리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쉽고 간단하게 메루카리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미 메루카리를 빈번히 이용하는 고객도 사진촬영과 포장 및 발송 과정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곳이다. 

 

메루카리가 이렇게 오프라인 공간까지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고시장은 아직도 개척할 여지가 많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일본의 중고거래 시장은 3조 3천억엔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고자하는 메루카리의 의도도 있다. 메루카리의 주된 사용자는 20~30대이지만 최근 40~60대로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이유는 일본인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물건 즉, 필요 없는 물건’의 가치를 약 37조엔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40~60대의 가정에 있다고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각 가정 내의 잠자는 37조엔의 시장을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 


경력사항

  • 현) 일본 유자베이스 (UZABASE) 경영 애널리스트
  • 퍼블리 <일본은 지금 라이프스타일 판매 중> 저자
  • 일본전문매체 재팬올 (JapanOll) 객원기자
  • 전) LEK 컨설팅 도쿄, 경영 컨설턴트
  •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MBA (마케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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