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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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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승재 트루헤이븐 대표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2월 2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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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 보다 따뜻한 겨울이 지나고 있다. 보통 겨울에는 추위와 안전상의 이유로 자전거를 잘 안 타게 되지만 영상을 유지하는 날씨 덕분에 여느 해 보다 길거리에서 라이더들을 많이 마주친다. 

 

이제 곧 3월이고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쏟아져 나올 채비를 갖출 것이다. 물론 따뜻한 날씨와 함께 몰려오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또 한 번 발목을 잡겠지만, 확실히 몇 년 전과는 다른 양상의 생활 패턴이 벌어지고 있다.

 

 

자전거에 필요한 스타일링은 ‘환경’

 

자전거 라이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이미 오래 전부터 대중에게 친숙한 활동이며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그런데 왜 자전거 스타일링을 생각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것일까? 굳이 떠올려 본다면 역시나 빕숏(=쫄바지)에 주름도 안 보이는 저지를 입고 헬멧과 고글로 무장한 사이클리스트가 있을지 모른다.

 

투르 드 프랑스의 특정 선수도 아니고, 그냥 한강에만 나가도 흔하게 볼 수 있으니 자전거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연상 가능하다.

 

주로 이런 레저(leisure)로 떠오르는 자전거 라이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 스포츠 쪽으로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며 선수들이 쓸 법한 장비로 많은 관심이 쏠린다. 

 

아니, 이런 것 말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접하는 자전거에 필요한 스타일링은 과연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기능성, 편안함, 안전성, 지속 가능성(매우 필요하지만 왠지 정이 덜 가는 단어)·하지만 역시 대전제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고민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자전거를 주제로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 중에는 ‘환경’ 또는 ‘건강’이라는 이슈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환경 친화적 교통수단의 활성화가 녹색성장을 이루는 기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저공해 자동차와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 얘기도 식상할 정도로 보편화 됐다.

 

문제는 이렇게 대기의 질이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느냐다. 자전거를 타면서 환경 개선에 동참하고는 싶지만 막상 그렇지 못한 현실을 마주한다.

 

영국의 가디언지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혼잡한 도심으로 매일 통근하는 사람들 중 대기오염에 가장 적게 노출이 되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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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도 정당성을 갖춰야

영국의 리즈(Leeds)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이었다. 4km의 통근길에 버스, 승용차, 자전거,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정밀한 측정장비를 사용해 검증한 결과, 놀랍게도 자전거를 탄 사람이 대기오염에 노출된 빈도수가 자동차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고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오염에 노출됐다.

 

격렬한 자전거 활동이 아닌 경우라도 통상 자전거를 탈 때에는 걷는 것에 비해 호흡이 세 배 정도 많아진다.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자전거 이용자들의 결과가 차 안에 갇혀서 또는 걸으며 오염된 공기를 마주한 경우보다 훨씬 적게 노출된 것은 놀라울 뿐이다.

 

버스, 지하철, 승용차, 도보의 경우만 실험한 과거 연구에서는 승용차 운전자가 대기오염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고 나타난 바 있다. 최근 실험은 이마저도 완전히 뒤집는 결과였다.

 

자전거를 제외한 연구 결과에 따라 개인의 대기오염에 대한 노출을 약간 줄이기 위해 승용차 운전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차의 창문을 닫고 에어컨과 공기 청정기를 틀어 놓으면 출퇴근길에서는 대기오염에 덜 노출될 수 있지만 지역사회의 오염 부담은 더욱 커질 뿐이다.

 

차에서 내려서는 결국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게 될 테니 혼자만 좋아할 일은 아니다.

 

과연 개인의 위험이나 불편보다 사회나 집단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 가져다주는 이득이 더 크다면, 범세계적이자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염 위기 속에서 무엇이 정당한지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자전거 타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간단하다. 길 위에서 차 한 대를 치우고 자전거를 타는 것. 건강상의 혜택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보상과는 상관없이 도시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데 여러분의 기여를 ‘정당화’ 할 수 있다.

 

한국 패션계에서도 환경과 관련해 업사이클링이나 지속 가능(여전히 정이 안 가는 단어)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특정 브랜드가 아닌 이상 기본 철학도 부족하고 메시지도 너무 약해 보인다. 늘 이런 점이 아쉽기만 하다. 간단하게나마 실제로 행동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생각은 이러면서도 인터넷으로 라이딩용 재킷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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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탄다고 착장이 평상복과 완전히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에 적합한 스타일링은 꼭 있어야 한다는 믿음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T.P.O.의 주술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런 작은 믿음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자, 이제 자전거를 타고 선거일에 투표를 하고 헬멧을 쓰세요. 이 말, 언젠가부터 꼭 글 말미에 쓰고 싶었다.

 

경력사항

  • 現) 트루헤이븐 대표 / 프리랜스 디자이너
  • 前) LF 버튼 스노우보드 디자인실장
  • 前) 프로스펙스 디자인실장
  • 前) MCM 디자이너
  • 前) 인터메조 디자이너
(주)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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