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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의 스터디카페/이동현

시장확장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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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현 에프씨엘코리아 대표 (fclkorea01@gmail.com) | 작성일 2021년 01월 11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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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처음 출시됐을 때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얼마나 될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스마트폰은 전화, 이메일, 인터넷 등이 가능하니 이것이 필요한 사람들은 직장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했을 때 생산가능 인구는 대략 70% 수준이니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은 많이 잡아야 3천5백만 명쯤. 그 중 80%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면 대략 2천8백만 명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최대 인원이라고 생각했다.

예측과 실제 사이의 차이
실제로는 어떻게 됐을까? 2020년 6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회선은 5,182만 개이다. 동일 날짜 기준 주민등록 총 인구 수가 5,183만9천 명이니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갓 태어난 아기를 비롯해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진 셈이다(참고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11년 말 2,258만 명, 2012년 말 3,273만 명을 넘어서서 5천만 명을 넘어선 시점은 2018년 7월말이었다).

이렇듯 스마트폰 실제 사용자는 예상을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었다. 예측과 실제 사이의 차이가 컸던 이유는 스마트폰의 잠재사용자를 생산가능 인구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용도는 업무용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중고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은 진화를 거듭해서 초등학생들에게도 필수품이 됐다. 

부모들이 초등학생들에게 그렇게 많은 기능이 들어간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미취학 아동들도 스마트폰을 소유하며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현실을 보고 있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업무용과 개인용을 구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렇게 스마트폰은 무한한 활용도를 보여주며 인구라는 물리적인 숫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진화하고 성장하고 분화하는 시장
반면에 스마트폰의 등장 때문에 급속도로 위축된 산업이 있었는데 바로 광학카메라렌즈 분야다. 한동안 고가의 DSLR 카메라가 유행했지만 스마트폰이 카메라의 자리를 대체했다. 사람들은 무겁고 불편한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일반인들은 굳이 스마트폰 외에 사진기를 살 이유가 없었다. 광학카메라는 일부 전문가나 애호가들에게만 소구됐다. 카메라 렌즈 시장은 그렇게 축소되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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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려움을 겪던 카메라렌즈 시장이 다시 커지지 시작했다.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광학카메라를 밀어낸 스마트폰 덕분이었다.초창기 스마트폰에는 카메라 렌즈가 한 개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진화하면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카메라렌즈의 숫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처음과 달리 앞면과 뒷면에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렌즈는 앞뒤로 두 개가 들어가더니 최근에는 한 개의 스마트폰에 4~5개 이상의 렌즈가 필요해졌다. 카메라렌즈 산업은 스마트폰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가 스마트폰 덕분에 시장이 확장됐다.

어떤 제품이 시장에 포화상태라서 더 이상 팔릴 수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일까? 위의 사례를 본다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성장하고 분화한다.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시장은 세분화되어 새롭게 시장이 만들어지며 포화된 것처럼 보이는 제품도 추가로 필요해지고 또 새로운 제품이 탄생한다. 그렇게 시장은 확장된다. 

제도와 내부 시스템의 역할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상품의 진화와 시장 세분화 못지않게 제도와 유통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국영화산업은 제도와 유통의 변화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사례다. 2019년 기준 국내의 영화 총 관객 수는 2억2천7백만 명이다. 전 국민이 1년에 4번 이상 영화를 본다는 의미다. 통합전산망이 구축돼 정확한 총관객수 집계가 처음으로 가능해진 2004년도는 6천9백만 명이었다(영화진흥위원회 테마통계 연도별 총 관객 수 자료 참조). 현재는 그 때보다 3배 이상 영화시장이 커졌다.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서울관객 1백만 명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지금이야 전국 기준 관객 천만 명 정도는 넘겨야 주목을 받지만 90년대에는 서울관객 1백만 명을 넘기는 것이 화제가 되는 때였다.

왜 그 때는 지금과 달리 관객 수가 적었을까? 1993년 서울에서 ‘서편제’를 상영하는 극장은 ‘단성사’ 한 곳뿐이었다. 당시에는 영화 프린트 벌수에 제한이 있어서 다른 극장은 ‘서편제’를 상영할 수 없었다. 

그리고 ‘멀티플렉스’ 극장이 생기기 전이라 한 극장에는 오로지 한 개의 상영관만 있었고 따라서 상영하는 영화도 한 편뿐이었다. 아무리 흥행하는 영화라도 서울을 비롯한 각 대도시에 있는 한 개 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극장이 하루에 상영 가능한 횟수는 기껏해야 7~8회, 러닝타임이 긴 영화는 5회 이하였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볼 수도, 한 사람이 한 영화를 여러 번 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흥행하는 영화라도 관객 수는 크게 늘기 힘든 구조였다.

1998년 서울 강변역 테크노 마트에 CJ CGV 1호점이 개관하면서 멀티플렉스 시대가 시작됐다. 프린수 벌수 제한 폐지와 함께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영화관객 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영화산업의 확대와 함께 중흥을 이끌게 된다.시스템의 개선을 통한 시장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편의점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편의점은 최근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유통 중 하나다.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의 영향이 성장 요인이라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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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외부적인 환경뿐 아니라 편의점 본사가 수요의 증가에 맞춰 유통을 확장할 수 있는 내부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9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의 출점거리를 제한함으로써 동일 상권 내에 편의점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은 금지됐지만 그 이전에는 제약 없이 편의점을 개점할 수 있었다. 

이 때 편의점을 운영하고 싶지만 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개점 희망자들을 위해 편의점 본사는 매장 조건을 세분화하고 다양화했다. 편의점을 열고자 하는 점주는 자신의 투자여력과 형편에 맞는 조건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편의점 오픈 희망자에게 문턱을 낮춰줌으로써 편의점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게 만들었다. 편의점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변화에 맞춰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며 유연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계속 확장될 수 있었다.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이 확장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았다. 침체일로인 국내 패션산업은 다른 산업의 사례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것들이 주는 시사점을 스터디하고 벤치마킹해 접목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12월 17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2020년 한국패션시장 추정 규모를 2019년 41조6천억 원 대비 2.0% 감소한 40조8천억 원으로 발표했다. 2019년 전년대비 3.6% 감소한데 이어서 2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의 중심은 식품과 리빙, 가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촉발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개인화가 더해지면서 소비의 형태가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다. 패션산업 환경도 크게 바뀌어 온라인 시장의 성장,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 건강과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 증대, 가치 있는 브랜드로 소비 집중 등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패션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키고 다시금 시장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패션산업은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 세상에 일어나는 변화는 예측할 수 없지만, 변화 가운데서 살아남는 방법은 있다. 사람을 브랜드 가치의 중심에 두고, 패션의 본질을 기억하며,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때 브랜드는 지속될 수 있다.

2021년 새해가 시작됐다. 정체된 패션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하며 모든 패션인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경력사항

  • 現) ㈜FCL KOREA 대표
  • 現) 호서대/동서울대 패션디자인학과 강의
  • 現) 유통/패션기업/정부기관 교육기획 및 강의
  • 前) 글로컬 대구침장 특화산업 육성사업 자문위원
  • 前) ㈜보그인터내셔날 보그너 CDO
  • 前)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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