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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의 시대는 수명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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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현 에프씨엘코리아 대표 (fclkorea01@gmail.com) | 작성일 2020년 11월 30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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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도 국내 패션기업과 브랜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2019년 국내 패션시장은 41조6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마이너스 3.6%를 기록하며 역신장했다. 2020년 1월 발생한 코로나는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패션시장을 더욱 악화시켰고, 올해 규모는 39조4천억 원으로 2019년 대비 마이너스 5.3%로 2년 연속 역신장할 것으로 추정된다(산업통상자원부/한국섬유산업연합회, 2020. 10. 한국패션마켓트렌드2020).

 

코로나 모르는 명품시장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탓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패션’에서 ‘리빙’으로 옮겨간 것을 되돌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대면 생활이 줄어들었기에 옷은 더 이상 최우선 아이템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의 시대에 모든 패션분야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 잘 되고 있는 분야는 더욱 명확해졌다. 바로 명품이다.

명품은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백화점 3사 기준(롯데, 현대, 신세계) 명품의 매출 신장률은 1월 22.9%, 2월 4.2%, 3월 -19.4%, 4월 8.2%, 5월 19.1%, 6월 22.1%, 7월 32.5%, 8월 27.6%, 9월 15.3%로 코로나가 최고조였던 3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장이었다. 심지어 5월부터 9월까지는 20~30%를 넘나드는 고신장을 기록하고 있다(’20년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20. 10. 26,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지난 5월 10일 신세계강남점에서는 백화점 오픈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고객들이 셔터가 열리기도 전에 샤넬 매장을 향해 뛰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그 유명한 ‘샤넬 오픈런’이다. 이유는 14일부터 샤넬의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에 그 전에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그 기사와 사진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혀를 찼지만 그들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 샤넬 가방을 되팔아도 돈이 되는 ‘샤테크(샤넬 재테크)가 실제로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샤넬뿐만 아니라 에르메스, 롤렉스 등 많은 명품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명품들은 불황을 모르고 잘 나가고 있으며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더 높아져서 몸값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는 국내 브랜드는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코로나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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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명품의 가치

소비자들이 명품을 선호하고 국내 브랜드를 외면하는 현실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됐다. 2019년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은 20% 내외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의 표현대로 명품은 ‘미친 듯이’ 팔리고 있었다. 반면 국내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국내 패션 브랜드가 몰락한 이유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구축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눈높이는 이미 높아졌다. 그들은 자신만의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즐기기 위해 소비한다. 패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만큼 미학적으로 뛰어난 상품을 알아보는 안목 역시 갖춰진 것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센스도 생겼다. 그들은 다양한 소비의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제품을 소비한다.

 

유명 브랜드를 카피한 제품으로 뒤범벅된 국내 브랜드는 이런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제품이 선택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국내 브랜드는 에르메스 가방의 외형은 흉내 내지만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의 내공과 본질은 복제하지 못한다. 

 

명품은 시대를 읽어내며 새로운 스타일을 끊임없이 제안하여 우리의 복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명품의 본질적 가치가 지금의 소비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다.

 

소비자의 삶을 위한 가치 제공

명품과 함께 스포츠 복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명품이 복식의 역사를 써간다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자신들의 본질과 존재를 증명할 줄 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로 대표되는 스포츠 브랜드는 단순히 운동복이 아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사람들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룰루레몬 역시 단순한 요가복이 아니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건강하며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는 이들을 위한 가치를 제안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브랜드들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 역시 자신들의 가치를 명확히 전달한다. 최신의 트렌드를 빠르게 접목해서 국내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한다. 국내 브랜드는 기동력, 가격, 트렌디함 중에서 그 어떤 것도 SPA보다 우위를 갖지 못한다.

 

이상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는 명확하다. 시대를 읽어내고 변화하는 소비자와 세상에 맞춰 언제나 새로운 패션과 룩을 창조해내는 명품의 가치이거나, 자신의 몸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스포티한 가치이거나, 또는 최신의 트렌드를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SPA 브랜드의 가치만이 살아남고 있다. 이 가치들 중 어느 하나도 가지지 못한 국내 브랜드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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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본점‘구찌맨’매장​>

 

카피의 시대는 끝났다

카피는 더 이상 브랜드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정보가 독점되었던 시대에는 디자이너들만이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카피해서 만든 옷을 대중들은 소비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심지어 오리지널 브랜드 패션쇼를 디자이너와 소비자가 동시에 라이브로 접하는 시대가 되었다. 카피 제품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시대는 수명을 다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의미를 표현한다. 브랜드는 차별화된 가치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브랜드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수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흔히들 ‘국내 브랜드는 라벨을 가리면 어느 브랜드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는 카피 제품으로 채워진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졌을 때 국내 패션산업은 다시금 일어날 수 있다.

 

경력사항

  • 現) ㈜FCL KOREA 대표
  • 現) 호서대/동서울대 패션디자인학과 강의
  • 現) 유통/패션기업/정부기관 교육기획 및 강의
  • 前) 글로컬 대구침장 특화산업 육성사업 자문위원
  • 前) ㈜보그인터내셔날 보그너 CDO
  • 前)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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