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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부의 提言 / 서인각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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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인각 前 삼성물산패션부문 남성복사업부장 (morgen22@naver.com) | 작성일 2021년 06월 28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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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들은 실생활이 아닌 디지털 공간 안에서 사용하기 위해 명품백을 구매한다. 이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2000년대 초반, 막 IMF의 터널을 벗어나서 IT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이 새롭게 경제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던 무렵,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산업이 발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인터넷 안의 사이버공간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당시만 해도 많이 낯설었던 탓에 연일 매스컴은 물론 수많은 논문과 심지어는 각종 저서에서도 인터넷의 올바른 이용법을 비롯해 폐해 같은 것들이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넷’을 이용한 ‘월드’라는 개념이 널리 퍼져있지 않았던 때라서 각종 산업에서도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한참 불붙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상기업이란 것들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었고 사이버공간에서의 각종 문제점을 협의하기 위한 국제회의까지 열리면서 사이버공간이라는 것이 실제 우리가 사는 공간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사이버공간에서의 모습들이 실제 현실 이상으로 중요해질 것 같이 보였었는데 세계적으로 IT업계의 거품이 꺼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이슈들도 사라져갔습니다. 

 

IT버블 이후 인터넷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도구가 됐고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마트폰의 세계와 결합되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위력이 생겨났습니다. 

 

불과 15년 전의 일인데 우리의 생활방식이 스마트폰을 빼놓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많이 변해버렸다는 것을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얘기한다면 절대 믿지 못할 겁니다. 

 

주춤하는 사이 저 멀리

올해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가 버렸고 코로나로 인해 삶이 바뀐 지도 2년여가 되어갑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산업계에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아직 완전하진 않더라도 예전의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새로운 것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대면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현 상황 때문에 비대면으로 하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동량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 때문일 것이라고 합니다. 

 

오프라인 활동이 너무나 줄어든 대신 온라인을 통한 경제활동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겠지요. 대부분의 산업계에서 알고는 있으나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지금 먼저 들어간 기업들은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6월 어느 날 ‘465만 원에 팔린 만질 수 없는 구찌 가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디지털 전용 가방을 한화 약 465만 원에 판매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가방은 오직 디지털 공간 안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으로 실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상해보셨나요? 그리 싼 물건도 아닌 소위 말하는 명품백을 실생활에서 사용하지도 못하는 디지털 공간 안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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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대세를 따르라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진 지금 사이버 스페이스가 또 하나의 세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IT업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6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축제인 ‘비바테크21’에 참석해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모든 예술이나 미디어를 빨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의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얘기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이미 국내에도 서비스되고 있는 것은 아시나요? 네이버에서 분사한 네이버 Z 코퍼레이션이 서비스하고 있는 ‘제페토’는 이미 ‘구찌 빌라’라는 매장을 통해 ‘구찌’를 판매하고 있고 나이키, MLB, 디즈니 등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패션쇼를 열지 못하게 된 ‘크리스찬 루부탱’은 제페토 안에서 패션쇼를 열었고 반응이 좋은 제품을 오프라인에 출시했습니다. 나이키는 협업한 운동화를 판매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도 ‘메타버스’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중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브랜드는 없어 보이지만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세대들이 가진 영향력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BTS에 대해 잠깐 언급해보려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름은 모두가 알고 있는 BTS는 소위 말하는 대한민국 3대 기획사(SM, YG, JYP) 소속이 아닙니다. 3대 기획사에서 내놓는 가수들은 기획사의 힘인지, 아니면 기대감 때문인지 데뷔하자마자 각종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 얼굴이 등장합니다. 

 

K-POP이 대세가 된 지금, 하루에도 수많은 가수가 데뷔를 하는데 TV에 한 번이라도 얼굴이 나오는 가수들은 얼마 되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가 세계적인 그룹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데뷔 초 우리나라에서도 아는 사람이 얼마 없던 그들이 오히려 POP의 본고장이라는 미국에서 더 먼저 인기를 얻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그들의 성공이 ‘명확한 타겟팅’ ’자신들만의 확실한 음악’ 그리고 ‘새로운 유통의 적극적 전개’라고 얘기들 하더군요. 여기서 새로운 유통은 마침 그들이 데뷔한 시점과 비슷하게 영역을 넓히고 있던 ‘유튜브’를 이야기하는 거라고 합니다. 

 

중소기획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새로운 유통채널 ‘유튜브’의 힘으로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세계인의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빌보드의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상을 5년 동안 수상한 것도 그들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고의 가수 저스틴 비버를 위해 2011년에 만들어졌다는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최근 5년간 독식한 데에는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들의 어마어마한 세계적 영향력을 한눈에 보여준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그들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지금의 커다란, 예전 같으면 한국에서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하라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아직은 조금 낯설기는 합니다만 그곳 이용자의 80%가 20대 이하의 세대들입니다. 패션업계에서 가장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세대들에 대한 반응을 가장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곳이란 얘기입니다. 

 

꼰대들이나 좋아할 줄 알았던  구찌가 그들의 가장 친숙한 브랜드가 될 날도 그리 오래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효용성을 다한 매스컴의 광고나 이제는 지겨워진 각종 유명 프로그램의 PPL로 고민하기보다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바뀌어버린 새로운 세상에 빨리 뛰어드는 것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변화의 시작점이라 만약 실패한다 해도 큰 피해 없이 오류를 고쳐 바로잡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패션전문가가 아닌 ‘주커버그’도 디지털 의류를 언급하는데 전문가인 우리들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유통채널의 도전을 BTS가 겁을 냈었다면 그들이 성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지금의 모습도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들이 너무도 많이 변해버려서 미래예측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누구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다시는 오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경력사항

  • 前)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 사업부장
  • (前)삼성물산 갤럭시/란스미어 BM
  • (前)삼성물산 엠비오/빨질레리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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