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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부의 提言 / 서인각

지금, 창의적으로 풀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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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인각 前 삼성물산패션부문 … (morgen22@naver.com) | 작성일 2020년 07월 13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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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라는 용어는 ‘OVER THE TOP’의 약어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를 말합니다. 바로 ‘유튜브’와 ‘넷플릭스’입니다.

 

물론 지금은 수많은 OTT 서비스가 생겼지만 위의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OTT의 사례들입니다. 이 둘은 처음에는 단순히 남들이 만든 결과물을 재송출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자체 제작해서 내어놓는 결과물도 꽤나 많아졌고 이제는 과거의 공중파가 가지고 있던 지위를 대부분 가져갔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정보가 있다고 하는 ‘유튜브’야 새삼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라면 먹고 갈래?’가 아닌 ‘넷플릭스 같이 볼래?’가 트렌드의 대표적인 변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보여주는 방향성

넷플릭스의 시작이 단순 VOD처럼 여겨졌던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우리생활에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 보지 않는 분들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넷플리스 오리지널 제작 제품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봉준호 감독의 ‘옥자’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칸영화제 출품이 에정돼 있었으나 영화제 측에서 넷플릭스 스트리밍에 대한 극렬한 반감을 표현했다는 관련 일화가 국내 매스컴이나 포털에도 꽤나 자세하게 소개가 됐지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국내 대형 극장 체인들도 영화상영을 거부해서 소규모 극장에서만 상영됐습니다. 심지어는 칸 영화제에서 ‘옥자’가 상영될 때 심한 야유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옥자’라는 영화는 처음부터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그곳을 통해 상영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도살장면 때문에 다른 제작사들이 모두 난색을 표했고 때마침 넷플릭스가 투자를 결정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하더군요. 그 후로 넷플릭스는 다른 제작사가 제작한 작품을 재방송하는 것보다는 자체 제작한 작품들이 더 유명해졌습니다. 

 

국내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기묘한 이야기(STANGER THINGS)’를 비롯해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상영하는 자체제작 로맨스영화들은 현재 넷플릭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주소

그럼 우리나라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을까요? 우리나라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꽤나 역사가 오래되었고 지금도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없어지지 않고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IT산업의 역사를 공부할 때면 항상 생기는 의문이 있습니다. 인프라의 속도나 촘촘함,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나 그 모습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발전 상황이 너무 뒤떨어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단 이런 전자산업이나 IT가 아닌 국내의 하드웨어 산업(자동차, 조선, 철강업 등)이 세계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지는 너무나도 오래 됐습니다. 

 

어렸을 때 지겹도록 들었던 것처럼 기능올림픽 같은 대회를 몇 번이나 재패한 단순 손기술 때문에 이런 중후 장대한 산업들의 선도자가 됐을 거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하드웨어와 다양한 소프트의 결합인 스마트폰은 또 어떻습니까? 이 모든 것들의 발전이 훌륭한 손기술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애플의 아이튠 생태계나 구글의 소프트파워를 생각하면 아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IT를 위한 생태계가 너무나 잘, 그리고 먼저 발달한 국내환경을 돌아보면 현재 하드웨어를 제외한 소프트파워를 발전시켜가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의 SNS생태계를 만든 장본인인 페이스북 창시자 저커버그가 “과거에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미국에서 만들었다면 현재는 10개 중 6개는 중국에서 만든다”라고 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가지고 있는 IT인프라에 비해 실제 세계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물론 카카오 톡이나 라인 같은 훌륭한 통신용 어플리케이션이 있긴 하지만요.  

 

AI가 세상을 바꿀 거라고 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어디선가 국내에도 AI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겠지요. 그러나 국내 AI가 세계에서 으뜸가는 실적을 거둘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국내 과학기술의 개발방향이 모두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뽕에 가까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각종 매체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가 유대인 다음으로 뛰어나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을 보면 머리가 나빠서라거나 아이큐가 낮아서 같은 단순 원초적인 이유만은 아니겠지요. 

 

국내 소프트웨어들이 사실 다른 것들에 비해 시작이 늦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국내판 SNS의 개척자인 싸이월드는 설립이 1999년입니다. 페이스북은 2011년이구요. 시작이 중요한 IT월드에서 10년은 어마무시한 간극인데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세상의 적응에 실패하여-물론 다른 이유도 너무 많지만-2020년 현재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들이 기존에 존재하던 작품들을 저장했다가 재방송하는 것에 그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소프트웨어들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적응하지 못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목표를 위해

SF영화나 SF만화를 보면 우리가 오래전부터 상상하고 예측한 미래가 담겨져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소식을 빨리 전하는 방법을 상상한 미래화를 보면 우편배달부가 편지를 들고 하늘을 날아가서 수신자에게 직접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스마트폰 메시지나 이메일을 사용하면 굳이 날아가지 않아도 소식 전달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고 정확합니다. 

 

흔히 현재 응용 가능한 상황만을 가지고 미래를 상상하고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그의 강연에서 능력보다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익숙한 상황이라면 유사한 결과만 도출되겠지만 낯선 환경과 상황에 던져두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그가 했던 실험의 예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창의적 인재’라는 말은 쓰지 않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상황에 들어갈 줄 아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라고 합니다. 바로 상황이라는 중요성을 지적하는 것이지요. 

 

익숙한 도구들이 주변에 있으면 도구들을 먼저 보니 큰 목표를 못 만든다고 얘기합니다. 긍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상황은 익숙하게 늘 봐온 결과만 도출하게 된다는 것은 맞지 않나요?

 

현재 우리에게 닥친 상황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상항입니다. 그리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합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꼭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우리주변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그런 아이디어들이 버려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은 익숙한 것으로는 이룰 수 없을 것 같긴 합니다. 현 상황이 너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구요. 

 

다시 한 번 시도해 봅시다. 허황되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써왔던 방법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법들을 생각해 봅시다. 지난 IMF기간이 단순 추억정도로 기억되듯이 지금의 코로나 사태 역시 얼마 후엔 곧 그리 될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경력사항

  • 前)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 사업부장
  • (前)삼성물산 갤럭시/란스미어 BM
  • (前)삼성물산 엠비오/빨질레리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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