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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CEO는 온라인사업에서 무엇을 챙겨야 하나?[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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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형욱 前 SM면세점 온라인기획 부서… (fpost@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6월 14일 URL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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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필자는 백화점 CEO 및 경영진을 위한 이커머스 조언을 했다. 자신의 온라인 구매 경험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업무를 지시하기보다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라는 이야기와, 회의 시 상반된 개념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를 동시에 주문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백화점 CEO가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챙겨야 할 파트별 핵심 관리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유통에서 KPI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결국 핵심지표의 근본은 좋은 상품을 많은 사람에게 적정한 이윤을 남기면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좋은 상품은 브랜드가 아니다

먼저 좋은 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웬만한 상품은 이미 다양한 채널과 유명 온라인몰에 다 입점해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취급하는 좋은 상품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자사 제품을 자사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기업과, 타사 제품의 유통만을 수행하는 기업의 좋은 상품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 온라인 유통기업이 자체 생산하거나 개발한 브랜드의 상품을 갖고 있지 않다면 좋은 상품을 독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 차원에서 좋은 상품이란 그 개념을 달리 보아야 한다. 

 

즉 좋은 상품의 의미를 한 단계 더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온라인에서 바잉(Buying) 역할을 맡은 MD가 상품을 해당몰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특정 브랜드를 입점시키거나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관리하고 취급하는 중간관리업체인 벤더사를 입점시키는 것으로 업무의 첫 단계다. 그럼에도 이것만 수행하고 업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MD라면 그는 온라인 MD로서 자격이 없다.

 

더욱이 MD의 파트장이나 팀장이라면 적어도 부서 내 MD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중 현재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물론 자사와 타사 쇼핑몰을 모두 포함해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템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 

 

2000년 초 ECR(Efficient Consumer Response, 효율적으로 소비자에 대응하는 관련 업체들의 공동전략)의 개념이 한참 적용되고 있을 때 필자가 경험했던 자동 발주 관련 사례가 있다. 

 

유통사가 특정 브랜드의 상품별 재고 관리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특정상품이 판매되어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브랜드에 발주가 되어 해당 상품이 입고됐다. 

 

당시 신영와코루 여성 언더웨어를 모델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테스트하면서 필자는 백화점의 현실을 깨닫게 됐다. 무려 21년 전이니 프로세스나 시스템이 지금은 많이 개선됐겠지만 내용에서는 지금의 온라인 유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영와코루의 언더웨어는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백화점 바이어는 신영와코루를 청량리점에 입점시키고 판매를 독려하기만 하면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곤 했으나 문제는 그 이후였다. 

 

신영와코루를 청량리에 입점시키고 자동발주 시스템을 갖추었으니 이제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만, 당최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주변 상권 사람들은 신영와코루를 입을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청량리점은 롯데 백화점 지점 중에 판매 순위도가 낮은 편에 속했던 것이다. 점포순위가 낮으면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 판매를 진행하는 숍 매니저의 서열도 낮다. 숍 매니저의 서열이 무슨 상관인가? 숍 매니저는 판매 수수료로 급여를 받는다. 그들의 급여 구성은 기본급에 판매 수수료가 합쳐진 것이다. 

 

당시 핫 아이템이 A품목의 B컵 사이즈, 바이올렛 색상이었다고 한다면 청량리점에는 해당 아이템, 해당 색상, 해당 사이즈의 '바로 그 제품'이 없었다. 고객이 구매하고 싶은 상품이 없다고 다른 상품을 대체 구매하는 사례는 예나 지금이나 거의 없다. 

 

해당 색상이 마음에 드는데 그 색상이 없다고 다른 색상으로 가져가는 경우는 열에 하나도 못되고, 그나마 판매사원이 아주 설득을 잘하는 판매 수완이 좋은 경우라도 특별히 귀가 얇은 고객 일부만 대체품을 가져간다. 대부분은 구매를 포기한다. 

 

현장에서 혹해 가져갔다가도 다음날 취소하러 다시 오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더군다나 해당 사이즈가 없다고 본인의 컵 사이즈와 다른 사이즈를 구매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바로 그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숍 매니저는 본사에 상품 주문 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당시에는 판매실적이 우수한, 즉 등급이 높은 숍 매니저가 본사 영업사원을 꽉 잡고 있었으며 그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잘 팔리는 아이템이 한정된 상황에서 어느 점포에 우선적으로 입고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패션 기업은 한 브랜드가 생산하는 제품 중 대략 상위 10%가 전체 회사의 손익을 좌우한다. 가산디지털단지의 ‘ㅇㅇㅇ아울렛’에 가면 바로 얼마 전에 백화점에서 팔리던 브랜드 제품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기 브랜드의 모든 상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도 특정 제품만이 잘 팔리기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해당 시즌 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상품은, 마트로 아웃렛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브랜드 택을 가위질당하여 시장이나 해외로 저울에 달아 무게로 판매되는 프로세스를 거친다. 고객이 구매한 것은 브랜드의 특정 A제품이지 브랜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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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아닌 핫 아이템을 관리하라

유통업체에 근무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있었다. 대학 시절 친한 친구 하나는 늘 유명 브랜드 옷을 입고 다녔지만, 어떤 옷을 입어도 멋있단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마 그 녀석 어머니께서는 시즌이 지난, 고객에게 마지막까지도 선택받지 못한 상품을 최종 단계에서 구매하셨나 보다. 브랜드 택이 떨어져 나가기 직전에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우리는 여기서 유통 담당자나 관리자의 두 가지 오류를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해당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니 매출이 올라갈 것이라는 착각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브랜드의 판매마진을 다른 경쟁자보다 더 받았다고 MD의 노력과 능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MD가 인기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은 잘한 일이고, 해당 브랜드의 판매 수수료를 동종 업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면 그것 또한 잘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칭찬하기에는 이르다. 입점시킨 그 브랜드가 얼마의 매출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고 최종 판단을 해야 한다. 

 

MD의 KPI를 입점 마진으로 관리하다

마진율에 혈안이 되어 있는 시장 환경상 MD는 마진율을 KPI로 정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으로 MD는 해당 브랜드와 협상을 통해 업계보다 높은 마진을 요구한다. 

 

브랜드나 벤더사들은 “그렇게 팔아서는 남는 게 없다”라며 마진을 인하해달라고 사정을 해도 MD는 쇼핑몰의 네임 밸류를 내세우며 강하게 압력을 행사해 결국 목표마진을 얻어낸다.

 

이후 그 실적을 팀장과 임원에게 보고하면 상사들은 칭찬을 하고 결과적으로 인사고과를 잘 받아 능력 있는 MD라고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라면 MD는 책임을 다한 것이다. 

 

나머지는 매장에서 제대로 영업하지 못한 숍 매니저나 지점 영업팀의 잘못으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르다. 온라인 MD는 입점 이후 판매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야 한다. 판매 역시 MD의 중요 관리영역이기 때문이다. 

 

일부 백화점몰 MD의 경우, 백화점 오프라인 세일즈 매니저에게 온라인 상품에 대한 판매관리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오프라인 세일즈 매니저는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인원이다.

 

 개인에 따라 일부 온라인 부문에 감각이 뛰어난 매니저가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온라인 MD가 오프라인 세일즈 매니저의 개인 능력에 모든 것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일부 백화점 온라인몰의 MD가 흔히 일으키는 오류는 브랜드를 온라인에 입점 시켜 놓고 정작 판매는 지점 영업팀이나 지점 해당 브랜드 숍 매니저의 업무인 양 방치하는 것이다. 

 

채널별 수수료와 고객 이탈

브랜드는 특정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온라인 사이트에 입점해 영업한다. 때문에 인기 상품에 대한 주문이 들어오면 A채널, B채널, C채널에서 구매한 고객의 주문을 동시에 대응한다. 

 

여러분이 온라인 몰에 입점한 브랜드사라고 가정하고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을 때, 주문이 몰려든다면 어떤 채널에서 들어온 주문에 상품을 먼저 배치하여 출고할 것인가? 

 

예를 들어 A채널은 롯데ON, B채널은 SSG, C채널은 G마켓, D채널은 브랜드 자체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했을 때, 각 채널에서 들어온 주문은 주문 순서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 담당자는 각 채널별 수수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20%, SSG는 15%, G마켓은 8%의 수수료로 계약됐다면 브랜드 영업 담당자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선착순으로 주문에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브랜드 담당자들은 유통 수수료가 가장 낮은 G마켓 주문을 우선 처리하고, 남은 물량을 그다음으로 낮은 SSG 주문에 대응하고, 이후 재고가 부족할 경우 롯데 주문은 품절로 처리할 것이다. 

 

롯데 고객에게 친절하게 ‘고객님, 해당 제품은 재고가 없어 처리가 불가능하니 해당 사이트에서 취소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까지 발송하는 것이다. 

 

롯데에서 주문한 고객은 구매만 못한 것이 아니라 주문 취소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고스란히 겪게 되고, 환불이 잘 되는지 신경 써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고객은 롯데On 앱을 모바일 바탕화면에서 삭제한다. 

 

물론 브랜드가 롯데 주문을 전량 품절 처리하거나 취소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발송을 해야 롯데 MD로부터 비난을 듣지 않고, 롯데에서 지속적인 브랜드 홍보를 해주기에 최소로, 즉 불만이 나오지 않을 정도는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도 한다.

 

만약 상황이 바뀌어 특정 인기 상품이 인기가 폭주해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면 브랜드의 재고 배분은 G마켓도 SSG도 롯데On도 아닌 브랜드에서 직접 운영하는 자사몰에 집중될 것이다. 

 

브랜드를 계약해 입점시켰다고 끝이 아니다. 그 시점부터가 영업의 시작이다. 

 

보통의 온라인몰 관리자들은 “우리 온라인 몰에도 그 브랜드가 있는데, 우리 몰에서는 잘 팔리지가 않네”라면서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키워드를 늘리거나 엉뚱한 데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앞서 예를 든 오프라인 점포의 상황과 비교하자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도 신영와코루 브랜드는 있지만 매출이 부진한 것과 같은 모습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이는 20년 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필자가 근무했던 G인터넷면세점 쇼핑몰에서 있었던 일이다. 설화수와 바이레도의 상품 중 고객들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이던 특정 아이템이 업계에서는 매출이 펑펑 터지는데, G면세점 온라인에서는 해당 제품이 없어서 전혀 매출이 없었던 적도 있다.

 

2015년경 여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G백화점 온라인몰에서 한 브랜드 레이저 제모기가 아주 핫하게 팔리던 중 오프라인 대전점에 입점해 있던 해당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오프라인 마진을 그대로 적용했다. 

 

입점 초기, 각종 외부채널을 통해 해당 제품을 알리고 홍보한 결과 매출이 잘 나왔지만, 해당 상품이 고객의 관심을 집중해서 받고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자 해당 제품이 품절 처리되어, 매출을 만들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쇼핑몰에서는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 몰에서만 품절로 표기되어 있는 상황. 많이 팔려서 품절이면 기분이라도 좋지만,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품절이면 서글프다.

 

유통 대기업인 L사, S사, H사보다 마진을 낮추어서라도 상품을 확보했어야 하는데, G사는 그러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제반 비용이 덜 소요되기에 온라인 마진을 달리하여 운영할 수도 있었지만, 그 마진(수수료)이 MD의 KPI이고 매출은 온라인 쇼핑몰 모두의 KPI였던 것이다. 

 

좋은 고과를 받기 위해서 MD담당자들이 마진을 우선으로 챙겨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온라인적 사고를 갖지 못한 영업은, ‘열심히’는 하나 성과가 없다. 특히 대기업 조직일수록 MD가 동업계보다 마진율을 낮게 체결하면 상품을 더 확보하려는 긍정적 시각보다는 브랜드로부터 무엇인가 부정적 사례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본다. 결국 상황에 따른 MD의 마진 결정권 또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경력사항

  •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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