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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육아휴직 그리고 맘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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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10월 12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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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혀 다른 세상을 맞은 지도 벌써 열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한 시간입니다. 두 번의 코로나19 충격을 겪고 나니 벌써 한 해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선명합니다. 가을 하늘은 더욱 청명하고 찬바람도 예년보다 빨리 불었다지요. 

 

그러는 사이 우리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워킹 맘은 말 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랜선 등교’가 다시 시작되었을 때 ‘워킹맘 패닉’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코로나19로 여성의 고용불안정은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고용주는 직원의 일시휴직이 아닌 해고를 선택하고 있답니다. 운 좋게 휴직을 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돌봄과 육아휴직은 쉽게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얼마 전 씁쓸한 메시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냉정히 보면 아이 둘에 육휴(육아휴직)를 2년 쓴 42세 여자 마케터는 수명이 다한 것 같아요’ 

 

친하게 지낸 마케터가 속마음을 메시지로 토해내더군요. 육아휴직이 끝나면 퇴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무급휴직과 임금 삭감이 따르기도 했지요. 자연스레 눈치가 보였다고 합니다. 이미 복귀가 코앞인데 사내 팀원들의 눈치를 살피니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는 군요. 

 

육아휴직 기간 중 대체 근로자를 채용하고, 일부는 다른 동료들이 대신 일을 떠맡았다지요. 죄인 아닌 죄인으로 눈치가 보인다는 겁니다.  

 

신조어 ‘맘고리즘’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맘(mom)과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임신 → 출산 → 육아 → 직장 → 부모에게 돌봄 위탁 → 퇴사 → 경력 단절 → 자녀 결혼 → 손자 출산 → 황혼 육아로 이어지면서 여성의 생애 주기별로 육아를 반복하게 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시대가 만든 신조어의 탄생이지요. 

 

얼마 전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스여일삶’의 대표 운영자 89년생 김지영씨를 만났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든 계기는 결혼 후 스타트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 고민에서 시작 됐다고 하더군요.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과 공감과 연대를 통한 감정적 해소만으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긴 시간 질문 대신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나와 같은 처지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정적 해소가 될 수 있다니 말이죠. 사무실로 돌아와 김지영씨 인터뷰 원고 정리를 시작하면서 편집팀 김유진 차장에게 물었습니다.  

 

연대감과 감정적 해소 등과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돌아온 답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세상에 내 편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위로가 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저 역시 워킹맘인 아내와 장모님의 희생에 기대어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주말이 되면 평일의 피로를 안고 아이와 꽤 많은 놀이를 하거나 밀린 집안 청소를 하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의 맞벌이 가정의 일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내의 편이 되어 이야기를 못한 날이 많습니다. 지금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독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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