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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팬’을 가진 ‘찐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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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량 기자 (lkr@fpost.co.kr) | 작성일 2020년 08월 1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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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낱말 앞에 ‘찐’이라는 글자를 붙이는 게 유행인 것 같습니다. ‘찐 맛집’ ‘찐 팬’ ‘찐 브랜드’ ‘찐 케미’ 그리고 ‘찐 기자’까지. 

 

왠지 ‘찐’이 붙으니 더 믿음이 갑니다. 찾아보니 ‘찐’은 한자 ‘참 진(眞)’에서 의미를 강조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진짜(오리지널)의 줄임말로 ‘진’을 세게 발음한 것인데 ‘최고’, ‘아주 좋음’의 뜻으로 쓰인다는 군요. 

 

긍정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누가 먼저 어디서부터 만들어 냈는지 시작점을 찾을 수 없지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조금은 천박해 보일 수 있지만 동의어로 찾아보면 ‘개’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개멋있다’ ‘개존맛’ ‘개존잘’ ‘개이득’까지 말입니다. ‘개’를 빼고 ‘찐’을 넣으면 똑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접두사 ‘개-’가 신조어에서 최상급 표현이 됩니다. 

 

접두사 ‘개’는 대부분 부정적 의미를 담는데 언젠가부터 젊은 세대들이 긍정의 표현으로 바꿔 쓰고 있습니다.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오래되지 않은 시절부터 젊은 세대들의 언어유희나 ‘의미 뒤집기’ 같은 놀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신조어는 바람직하지 못하겠지만 요즘 세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어느 정도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찐’은 ‘개’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를 찾았을 때 붙여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꽤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가짜와 가품이 만연하고 진짜와 허구의 경계가 사라진 디지털 생태계도 한몫 했겠지요.

 

어찌 보면 경계가 사라지고 모방의 연속인 현대 시장경제에서 ‘진짜’의 진정성에 대한 가치 추구가 아닐까 합니다. 

지난 달 27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만난 김병규 교수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해줬습니다. 

 

아마존이 점차 다양한 형태의 유통과 제조업으로 진화하면서 PB 상품에 대한 공급처를 장악해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제조 기업들과 브랜드 역시 이들 플랫폼에 잠식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조사와 연구를 수행했던 내용이라고 합니다. 

 

김 교수는 14년간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뒤 지난해 다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돌아올 때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국내 브랜드 매니저와 제조 기업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가져오겠다고 말입니다. 저에게도 이 날 김 교수는 두 가지를 일러주더군요.

첫 번째는 온라인 플랫폼이 제조와 유통을 겸하면서 시장을 정복할 때도 살아남은 브랜드가 있는데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고요. 열성적인 팬(소비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 교수가 말해준 살아남은 브랜드의 팬들은 ‘모든 사람’은 아니라고 합니다. 문화적 가치의 동질성과 철학, 그리고 취향이 브랜드의 방향과 일치하는 집단이라고 했습니다. 김 교수의 말을 듣고 국내 패션 산업계로 눈을 돌려 보니 사실 적합한 브랜드를 단박에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적해준 인구통계학에 기반을 둔 브랜딩 전략도 시절에 맞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두 번째는 이번호 커버 기사에 자세히 다루기도 했던 ‘미국의 아마존 모델은 이미 한국 시장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아주 빠른 속도로 따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살아남은 ‘찐 팬을 가진 찐 브랜드’가 가까운 미래 국내서도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합니다. 독자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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